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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글래스, 美 공공기관 속으로..한국은 '무용지물'
2014-06-11 15:41:56 2014-06-11 15:46:16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구글글래스가 백악관, 언론, 군수산업, 교육기관 등에서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소비자 시장에서의 검증에 앞서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구글글래스의 효용성이 인정되고 있는 셈이다. 연내 스마트 안경이 상용화에 접어들 것이라는 당초 전문가들 예측이 현실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백악관 IT팀은 대통령의 정치활동 홍보와 관련해 구글글래스의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내부적으로 "차기 대선에서 구글글래스가 열쇠를 쥐고 있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는 상황. 일례로 유권자의 집을 방문했을 때 선거운동본부로부터 구글글래스에 정보가 전송되고, 이를 통해 맞춤형 캠페인을 전개할 수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는 소셜미디어가 승패를 좌우했다. 2012년 대선의 경우 빅데이터 분석이 오바마 진영에 승리를 선사했다는 점을 미뤄볼 때, 2016년에는 민주당 캠페인팀 전원이 구글글래스를 착용하고 선거전에 임할 가능성이 있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군수산업에서도 구글글래스의 활용도가 주목받고 있다.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의 엄폐물에서 머리를 내밀어 조준 사격하는 대신 안전한 위치에서 사격할 수 있는 각종 무기가 개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지휘본부 입장에서는 구글글래스에 내장된 GPS와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현장 상황에 따른 전술을 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한 소방관은 응급 구조나 화재 진압 시 해당 건물의 설계도면이나 위험요소 등 유용한 정보를 표시해 주는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개발해 선보이기도 했다. 이 앱은 미국 내 다른 주 소방관서에서도 관심을 갖고 열영상 카메라 등 기존 장비와 연동해 더욱 향상시키려는 방안 등을 연구 중이다.
 
◇구글글래스를 착용한 미국의 한 소방관.(사진=유튜브)
 
'글래스 저널리즘'도 화두로 부각됐다. 지난해 8월 미국 NBC의 뉴스 프로듀서인 프랭크 소프가 정치권 인사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구글글래스를 사용했는데, 당시 미 의회 측에서는 다소 거부감을 표명하기도 했지만 언론사 내부적으로는 긍정적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입 확대가 논의되고 있다.
 
CNN의 경우 최근 시민기자들로부터 뉴스를 수집하기 위한 수단으로 웨어러블 기술을 도입했다. 지난 2006년 시민 저널리즘 플랫폼인 아이리포트(iReport)를 만들어 길거리의 일반인들이 사실상 기자처럼 스토리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CNN은 2011년 나이지리아 저항운동 등 주요사건 취재에 해당 플랫폼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글래스를 활용한 교육과정이 의대 정식 커리큘럼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미국 UC 어바인대에서는 일단 10개의 구글 글래스를 도입했다. 저학년을 대상으로 해부학과 임상시험에서 구글글래스를 착용토록 할 계획이며, 고학년에서는 수술실이나 응급실 등 실습 과정에 활용할 예정이다.
 
두바이에서는 교통법규 위반 단속에 구글글래스를 도입하기 위한 테스트가 한창이다.  교통 위반을 하는 차량의 사진을 찍어서 서버에 업로드 하거나 구글글래스로 차량 번호를 인식해 차량에 대한 정보를 식별하는 용도로 주로 사용될 전망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구글글래스 도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구글글래스는 카메라로 본 영상을 GPS(위성위치확인체계) 위치정보와 결합한 증강현실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비슷한 원리로, 사용자가 목적지까지 도착하기 위한 최적의 경로를 찾아주는 내비게이션 역시 핵심기능 중 하나다.
 
하지만 국내법에 따르면 국가 안보 등의 이유로 국내 지도 데이터를 정부 허가 없이 국외로 반출할 수 없다. 구글글래스가 국내에 들어오더라도 이용자들은 국내 지도 데이터를 이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처럼 구글글래스의 핵심 구동 원리가 제약되기 때문에 사실상 국내 판매가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구글글래스가 유독 국내에서만 무용지물로 전락하는 이유다.
 
◇구글글래스 착용 사진.(사진=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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