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엡손이 스마트 안경 '모베리오 BT-200'을 공개하며 한국 웨어러블 PC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이르면 5월말부터 70만원대 가격으로 출시될 예정으로 구글 글래스가 한국 시장에 상륙하기 이전에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엡손은 5일 모베리오 BT-200 국내 출시에 앞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제품 공개 행사를 열었다. 모베리오 BT-200은 이전 모델인 'BT-100'과 비교해 휴대성, 다른 디바이스들과의 연동성을 한층 더 강화했다.
올초 'CES 2014'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엡손의 BT-200은 소니의 '3D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Z-T3W)와 구글 글래스가 절충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소니 제품 대비 휴대성이 돋보이고, 구글 글래스와 비교하면 디스플레이의 편의성이 높다.
다른 스마트 안경 제품과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스마트 안경의 중앙 스크린에 디지털 콘텐츠를 씨스루(See-Through) 방식으로 투사해, 현실과 겹쳐 보이게 하는 증강현실 디스플레이를 채용했다는 점.
또 엡손의 전문분야인 초소형 LCD 프로젝터와 정밀 광학 장치를 내장해 비교적 슬림한 디자인을 갖춘 진정한 양안식(binocular) 디스플레이라는 점 역시 타사 제품 대비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무게, 크기 등 휴대성도 업그레이드됐다. 헤드셋 무게는 88그램으로, 1세대 제품 BT-100(240그램)보다 약 60% 가벼워졌다. 안경부에는 카메라와 블루투스가 새롭게 탑재돼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한 단계 높였다.
◇엡손의 모베리오 BT-200.(사진=뉴스토마토)
가상 입체 프로젝션 디스플레이는 16대 9 화면비와 23도의 시야각을 갖추고 있으며, 머리 동작 감지 기능을 활용하는 증강현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360도 가상공간에 온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또 광학 반사판을 사용해 안경 외부에서 현재 재생되는 콘텐츠를 볼 수 없어 사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
한국엡손 관계자는 "BT-100의 경우 제조업, 디자인 분야에서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이번에 출시할 BT-200의 경우 소비자향 제품을 우선으로 출시하고, 이후 기업용 제품으로 다른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엡손은 내부적으로 올해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시장이 6만대 수준, 한국은 5000대 수준의 제품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가운데 엡손은 올해 시장 점유율 50%를 목표로 내걸었다.
다만 카메라 화소수가 30만 화소로 구글 글래스 대비 떨어진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또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를 통한 영상 콘텐츠 감상용으로는 해상도(960 x 540)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윤정민 한국엡손 과장은 "해상도가 낮은 이유는 화질과 휴대성 사이의 절충점을 찾기 위해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며 "현재 기술로는 풀HD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경우 제품 크기가 휴대하기 불가능한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고 애로를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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