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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휴식 후 이틀 연이어 18득점' 휴식 후 다른 팀들은?
2014-05-29 17:37:01 2014-05-29 17:37:01
◇프로야구 각 구단별 휴식기 전·후의 성적. (정리=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올해 국내 프로야구 리그는 1군에 9개의 구단이 경쟁하는 홀수팀의 형태로 운영된다. 1군만 보면 차이는 없다. 내년 시즌에 10구단 KT 위즈의 합류로 다시 짝수팀 형태가 되지만, 모처럼 찾아온 홀수구단의 체제는 팀별로 가끔씩 '휴식기'를 맞이할 작은 여유를 줬다.
 
경기를 혼자 할 수는 없기에 필연적으로 생기는 휴식기는 당초 일각의 우려와 달리 구단별로 긍정적 효과를 낳았다. 초반의 '경기감각 저하' 걱정은 이젠 없다. 선수들은 체력을 보충하고 코치진은 로테이션 등 선수단을 정비하며 딱 사흘간의 휴식기를 유용하게 쓰려 노력한다.
 
지난 27~28일 NC가 대전구장서 이틀간 거둔 총합 36득점 2연승(27일 18-9, 28일 18-1)은 휴식기 후 팀이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을 잘 나타낸 상징적 사례다. 물론 하위권 팀인 한화와의 경기이긴 하나 선수단 거의 대다수가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사실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
 
그렇다면 휴식기를 거친 구단의 경기 결과는 과연 어떨까? <뉴스토마토>는 휴식기 전과 휴식기 후의 경기 결과를 모두 살피며, 휴식기로 좋은 결과를 낸 팀과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끝내 못 얻어낸 팀을 알아봤다. 휴식기가 '나쁘다' 혹은 '좋다'로 표현하긴 어렵지만, 귀납 형태의 사례 수집이다.
 
◇두산, 매번 위닝시리즈는 챙겨
 
휴식기를 전후한 경기에서 가장 선전한 팀은 두산이다. 휴식기 전·후 모두 네 번의 3연전에서 한 번도 루징시리즈(3연전 중 2패 이상)을 당한 적 없는 유일한 팀이다.
 
지난달 11~13일 휴식기 전후 상대한 SK와 삼성은 각각 2승1패와 2승을 기록하며 3연전을 앞서면서 기분좋게 마쳤고, 이번달 20~22일 휴식기 전후 상대한 두산과 한화는 모두 2승1패의 위닝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로 종결했다.
 
두산 다음으로 휴식기 전후 경기를 잘 종결한 팀은 넥센이다. 넥센은 휴식기 이후에 진행한 지난 16~18일 롯데 상대의 경기를 1승2패의 루징시리즈로 마쳤지만, 그 3연전 외 다른 경기는 모두 위닝시리즈였다. 비로 인해 취소돼 2승으로서 종결한 연전도 있었다.
 
LG는 부진의 정도가 심각한 시절인 지난달 시즌 극초반에 맞이한 SK전(휴식기 전 3연전·홈)과 롯데전(휴식기 후 3연전·원정)은 각각 1승2패와 1승1무1패로 부진했지만, 지난 16~18일 쉬는 때 전후로 한 3연전은 휴식기 전·후 모조리 2승1패로 웃으며 마쳤다.
 
'잘 쉬었기에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고 단정짓는 것은 비약이다. 휴식기 후 성적이 나쁜 팀도 적잖다. 하지만 휴식기가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추정은 가능하다. 특히 잘(상대적으로) 하는 팀은 나흘 휴식에 따른 효과가 더욱 컸다.
 
◇목동아파트 530동에서 바라본 텅빈 목동야구장 전경. (사진=이준혁 기자)
 
◇휴식기가 소용없던 SK
 
휴식기가 모든 팀에 긍정적인 효과를 냈던 것은 아니다.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한 팀도 있다. 심지어 루징시리즈는 커녕 스윕패(3연전 전패)를 나흘 동안의 휴식기 전후로 연달아 당했던 팀도 있다.
 
SK는 지난 9~11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를 모두 패했다. 3연전 중 8점을 얻는 동안 18점을 내줬고 11일 경기는 점수를 전혀 내지 못한 영패를 당한 경험도 있다. 아무리 SK가 중하위권 팀일 지라도, 홈 구장이고 3연전 후 4일의 휴식기가 쭉 이어졌기에, SK가 이렇게 무기력한 연패를 당할 것으로 여긴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SK는 휴식기 이후 진행된 13~15일 두산과의 홈 경기조차 스윕패했다. '자율야구'를 주장하는 이만수 감독답게 쉬면서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렸지만 휴식기 이후 경기도 패한 것이다.
 
SK는 16일 한화전 첫 경기를 패한 이후 17일 경기를 이기고서야 연패를 겨우 탈출했다. 희귀한 경우이지만 휴식이 만능은 아니라는 점을 반증하는 사례다.
 
◇그렇다면 휴식기의 효과는
 
그렇다면 이제까지 휴식기의 전·후 9개팀 성적을 모두 살펴서 승패의 유불리를 살펴보면 어떨까.
 
9개팀의 나흘 휴식기간 전(前) 경기전적 합은 23승25패다. (비록 감독이 쥐어짜는 형태로 흐를 지라도,) 쉬기 전 가용 자원을 잘 활용해 휴식 전 기분 좋은 승리를 이끌 수 있을 것이란 장밋빛의 추정도 나왔지만, 현실은 달랐다. 오히려 승률 5할을 넘지 못했다.
 
나흘 휴식기간 후(後) 경기전적 합은 28승1무20패다. 휴식을 취하니 승률 5할 선을 넘겼다.
 
특히 중하위권팀의 휴식 후 성적이 꽤 좋다. KIA는 9경기 중 6차례 이겼고, LG는 4승1무3패(1경기 취소)로 승률 5할을 넘겼다. 리그 선두권 팀에 못지않은 승률이다. 휴식기 효과를 적극 활용해 톡톡히 누린 것이다.
 
선동열 KIA 감독은 과거 취재진과의 대화 중 "휴식기를 통해 선수들이 다시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했다. 재충전의 긍정 효과를 알기 때문이다.
 
내년 한국 프로야구는 다시 과거 수년동안 해오던 짝수구단 체제로 돌아간다. 휴식기를 위한 구단 차원의 특별 훈련 프로그램을 짤 필요까지는 없다.
 
다만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한 상황에서 각 구단별로 휴식기에 긍정적 효과를 낼 방도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좋은 기회를 대다수 구단이 놓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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