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피해' 김근태 前의원, 국보법위반 28년만에 무죄(종합)
집시법, 적용 법조항 사라져 면소판결
2014-05-29 12:57:48 2014-05-29 13:02:02
[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고(故) 김근태 전 국회의원이 민주화 운동을 한 이유로 혹독한 고문을 받고 옥고를 치른 지 28년이 지나 누명을 벗었다. 김 전 의원이 숨을 거둔 지 3년 만이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김용빈)는 29일 김 전 의원의 재심 선고공판에서 국가보안법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하고,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혐의는 적용 법조항이 법개정 과정에서 폐지됐음을 이유로 면소판결했다.
 
재판부는 증인들이 영장없이 연행돼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협박과 폭행, 고문을 당하고, 검찰에서도 임의성이 없는 진술을 한 탓에 이들의 증언을 유죄의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유죄를 입증한 증언을 한 증인들이 경찰에 연행돼 거짓진술을 강요받아 진술해 위법한 수사가 이뤄진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김 의원의 이적표현물 소지 혐의에 대해 "해당 책이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적극적으로 공격하려는 이적행위를 위해 취득한 것으로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김 의원의 집시법 위반 혐의에 적용된 법조항이 1989년 개정되며 사라진 탓에 무죄를 선고하지 않고 면소를 선고했다.
 
김 의원의 혐의에는 집시법 제3조1항의4조 '현저히 사회적 불안을 야기시킬 우려가 있는 집회 또는 시위'에 해당하는 집회와 시위를 금지하는 조항이 적용됐다. 이 조항은 1989년 4월 집시법이 개정되면서 사라졌다.
 
부인 인재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선고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국가보안법 무죄는 진실과 민주주의의 승리다. 무자비한 고문으로 세상을 떠난 후 무죄가 선고돼 아쉽다. (남편이) 그립다.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눈을 부릅뜨고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학련) 의장으로 활동하며 1984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추모집회를 열고 군사정권을 비난해 국민을 선동한 혐의(집시법위반)로 기소됐다.
 
김 전 의원은 북한을 이롭게 할 목적으로 민청학련을 조직한 혐의(국가보안법위반)도 함께 받았다.
 
1심 재판부는 1986년 3월 김 전 의원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7년에 자격정지 6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양형부당 이유를 받아들여 징역 4년에 자격정지 5년으로 감형했다. 이 판결을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이 1985년 9월4일 영장없이 체포돼 22일간 감금된 상태에서 고문과 구타를 당하며 조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부인 인재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당시 수사관이 독직폭행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점을 근거로 2012년 10월 재심을 신청했다.
 
김 전 의원은 고문 후유증으로 2011년 12월30일 63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김근태 前의원의 부인 인재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가운데)이 29일 남편의 재심 선고공판을 마친 뒤 서울고법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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