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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반올림 첫 교섭..'노조' 핵심쟁점 부상
황상기 "삼성, 사과하면서 한쪽에서는 노동자 탄압"
2014-05-28 15:13:08 2014-05-28 15:17:28
◇삼성 반도체 공장 피해자인 고 황유미씨의 부친 황상기씨와 다른 피해자 가족들.(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와 반올림, 반도체 피해자 가족들이 첫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삼성전자의 전향적 태도로 마련된 이번 협상에서는 반도체 공장 난치병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보상, 재발 방지 대책과 노조 설립 등 다양한 안건이 논의될 예정이다.
 
28일 오후 2시40분경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 등장한 반올림과 황상기씨를 비롯한 삼성 반도체공장 피해자 가족 등 10여명은 삼성과의 교섭에 앞서 "삼성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반올림과 삼성의 협상이 투명하게 진행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내놨다.
 
고 황유미씨의 부친 황상기씨는 "나흘 뒤인 6월1일은 (백혈병) 산재 신청을 한 지 꼭 7년이 되는 날"이라며 "처음에 삼성은 산재 신청도 못하게 하고 피해자도 없다고 했다. 7년 동안 싸우면서 피해자 숫자도 많이 늘어났고, 법원에서도 산재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삼성이 더 이상 문제를 외면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황씨는 삼성전자가 성실한 자세로 교섭에 임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특히 노조 문제를 언급하며 "사과를 하면서 다른 한 쪽에서는 삼성에버랜드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를 탄압하는 것은 결코 진정성 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들도) 병들어 죽거나 평생 투병해야 하는 피해자들의 고통과 똑같다는 점을 삼성이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교섭에서 노조 문제가 중요한 안건 중 하나로 논의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황씨는 "(유미가) 백혈병 걸렸을 때 노동조합이 없으니까 어느 하나 이유를 말해주는 이도 없었고, 아무도 걱정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며 "삼성에 노동조합이 없어서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노동조합이 작업장을 안전하게 만들었다면 우리 유미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며 "삼성에서 진정한 교섭을 한다면 이 교섭을 시작으로 진정성 있게 노동조합 문제부터 백혈병 문제까지 성실하게 임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2시54분경 협상 장소에 모습을 드러낸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 팀장(사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열심히 하겠다"고 짧게 답한 뒤 교섭장으로 입장했다.
 
이날 협상은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한 시간 동안 이뤄질 예정이며, 이후 일정은 추후 공지될 예정이다. 반올림 측은 이날 교섭 내용과 결과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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