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언론 출신 홍보 임원 잇단 영입..왜?
김승연 회장 복귀 앞두고 사전정지 작업 분석 유력
2014-05-27 16:11:39 2014-05-27 16:16:03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한화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언론사 출신 홍보 담당 임원을 잇달아 영입하고 나섰다. 홍보역량 강화 차원에서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풍부한 기자 출신 인재 영입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27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지난 26일 홍보 총괄 상무로 이성태 전 알리안츠생명 상무를 영입했다. 앞서 한화생명 역시 지난 2월 서지훈 KT파워텔 커뮤니케이션 실장을 커뮤니케이션팀 상무로 선임했다. 두 사람은 모두 언론 출신으로, 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뒤 홍보와 대관업무를 담당했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이들 영입이 주목받는 이유는 한화그룹 내부에서 언론 출신 홍보 인력을 채용한 사례가 극히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1998년 동아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한 이경재 전 한컴 대표이사(현 한화이글스 상근고문)를 한화구조조정위원회 상무이사로 영입한 뒤 언론인 출신 홍보 인력을 따로 뽑지 않았다.
 
국내 대기업들은 통상 그룹 총수가 검찰 수사를 받는 중요한 시기에 리스크 관리와 대언론 활동 강화 차원에서 언론사 출신 홍보 인력을 집중 배치했던 게 관행이 되다시피 했다. 이와 달리 한화그룹은 그간 내부 인력이 홍보를 전담하는 등 여타 대기업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김승연 회장이 지난 2월 파기환송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뒤 기자 출신의 대관·홍보 전문가 영입에 나선 것이다.
 
이를 두고 한화그룹과 재계 안팎에서는 주력 계열사의 홍보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김승연 회장의 경영복귀를 염두에 둔 사전정지 작업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언론과의 스킨십 강화를 통해 김 회장에 대한 비판 여론을 누그러뜨리는 데 매진하지 않겠느냐는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보통 대기업들은 총수 일가가 사건에 연루될 때마다 언론인 출신 홍보인력을 영입하는 것은 관행이 되다시피 했는데, 한화그룹의 경우 예외였다"면서 "계열사의 인수합병, 후계구도 문제와 김 회장의 향후 경영복귀 등 그룹 안팎의 여러 사정을 고려해 대언론 활동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그룹 대신 계열사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힘을 실어준 것은 그만큼 롤(역할)에 대한 책임감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 아니겠냐"면서 "한화에서 사실상 최초로 시도되는 일인 만큼 대내외 커뮤니케이션에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에서는 홍보역량 강화차원에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화그룹 고위 관계자는 "기자 출신 홍보 전문가들은 언론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인력 운영차원에서 영입한 것"이라면서 "외부 인재의 영입으로 내부 홍보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대감도 표명됐다. 또 다른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이 계속해서 바깥에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이들이 적절한 역할을 해 주면 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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