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밀회'를 통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배우 경수진. (사진=JTBC)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지난 3월부터 전파를 타기 시작한 JTBC 드라마 ‘밀회’가 지난 13일 막을 내렸다. "너 이거 아주 무섭게 혼내주는거야", "이건 특급 칭찬이야"와 같은 유행어를 남기기도 했고,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수 차례 패러디가 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다.
초점은 주연을 맡은 두 배우인 김희애와 유아인에게 맞춰졌다. 두 사람은 스무 살 차이가 나는 연상연하 커플의 사랑을 농익은 연기를 통해 보여줘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밀회’의 인기를 이끈 건 두 사람 뿐만이 아니었다. 탄탄한 연기력으로 이들을 뒷받침해준 주변 인물들이 제 역할을 해냈다.
특히 밝고 적극적인 성격의 박다미 역을 맡은 배우 경수진은 톡톡 튀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극 중 이선재(유아인)를 짝사랑하는 경수진의 활약이 없었다면 김희애와 유아인의 사이의 애절한 로맨스가 제대로 그려지기 힘들었다.
지난 2012년 연예계에 데뷔한 경수진은 ‘적도의 남자’,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상어’ 등의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꾸준히 얼굴을 비췄다. 청초한 외모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경수진은 스타성과 배우로서의 잠재력을 겸비한 최고의 라이징스타로 꼽힌다.
‘밀회’ 종영 후 차기작에 대해 고민 중인 경수진을 만났다. 경수진은 “예전보다는 길거리에서 ‘밀회’의 다미라고 많이 알아봐주시는 것 같다. 아침드라마를 했을 땐 연령대가 조금 높은 분들이 많이 알아봐주셨는데 이제 20~30대도 많이 알아봐주시는 것 같다”며 웃었다.
배우로서의 삶과 가치관에 대한 경수진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프로필
생년월일 : 1987년 12월 5일
이름 : 경수진
키 : 164cm
필모그래피 : KBS ‘적도의 남자’,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KBS ‘상어’, KBS TV소설 ‘은희’, JTBC ‘밀회’
◇가수가 되고 싶었던 소녀
경수진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가수가 되고 싶었던 소녀”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땐 TV에 나오는 사람이 굉장히 멋져 보였어요. 그리고 H.O.T나 젝스키스와 같은 팀을 보면서 춤이 멋있더라고요. 힙합도 좋아해서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누구 앞에 나서서 춤을 추는 것도 좋아했고요.”
가수를 꿈꾸던 경수진이 연기자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중학생 시절부터였다. SBS 드라마 ‘여인천하’를 봤던 것이 계기가 됐다.
“‘여인천하’를 보는데 강수연 선배님이 너무 멋있었어요. 기존에 제가 봤던 드라마는 남자 배우 중심이었거든요. 그런데 강수연 선배님은 카리스마도 있고, 굉장히 멋있게 연기를 하셔서 저도 ‘연기를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경수진은 학창 시절 연극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배우에 대한 꿈을 키워나갔다.
경수진은 “중학생 때는 튀는 애는 아니었지만 재미있게 노는 즐거운 애였던 것 같아요. 고등학생 땐 대학교에 가기 전 단계이니까 철이 좀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공부를 잘하진 않았지만, 학교 생활은 열심히 했어요”라며 웃었다.
◇경수진이 데뷔 후 처음 찍은 프로필 사진. 경수진은 대학까지 과감하게 그만두면서 배우에 대한 꿈을 키웠다. (사진=인넥스트트렌드)
◇1학년 때 과감히 그만둔 대학..“배우의 꿈 놓지 않아”
경수진은 대학 진학 당시 연기 관련 학과 대신 스포츠산업학과를 선택했다. 그는 “원래는 예술 대학을 가고 싶었는데 등록금이 좀 비쌌던 것 같다”며 “그래서 처음엔 연기는 취미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배우에 대한 꿈을 쉽게 포기할 순 없었다. “막상 스포츠산업과 관련된 학과를 가보니 잘 안 맞더라”는 경수진은 1학년 1학기에 과감하게 학교를 그만뒀다.
“학교를 그만두는 것에 고민을 많이 했는데 뭔가 시간이 아깝더라고요. 그때부터 연기 학원도 다니게 됐죠.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아르바이트를 한 뒤 돈을 벌어서 그 돈으로 연기를 하는 식이었어요.”
이후 경수진은 지금의 소속사를 만나게 됐고, 배우로서 차근차근 성장해가고 있다.
“연기를 하면 할수록 연기를 잘한 것 같아요. 예전을 돌아보면 다른 일을 하면서도 배우의 꿈은 절대로 놓지를 않았거든요.”
◇데뷔 후 쉼 없이 달려온 경수진..“아직은 이미지 더 소모할 시기”
자신의 꿈을 이루고, 그 꿈을 더 크게 키워가고 있는 경수진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그는 “연기라는 게 참 힘든 것 같다”며 배우로서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캐릭터를 만나면 그것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고, 그 캐릭터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야 연기할 때 그런 것들이 묻어나잖아요. 그런 것들이 아직까지도 어려운 것 같아요. 그리고 자기 관리도 정말 잘해야 되고요.”
경수진은 데뷔 이후 쉼 없이 달려왔다. 공백기 없이 꾸준히 드라마와 영화 작업을 했고, ‘밀회’를 끝낸 지금도 또 다른 작품을 찾고 있다.
“당연히 쉬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나중을 생각하면 저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요. 힘들지만 좀 더 연기적인 내공도 쌓이고, 안정된 다음에 쉬고 싶어요. 아직은 제 이미지를 더 소모할 시기라 생각해요. 아직 보여드릴 것들이 많아요.”
배우로서 장기적인 활동 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확실한 주관을 갖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오랫동안 연예계에서 활동한 베테랑 배우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경수진은 다양한 작품에서 청순한 매력을 뽐내며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사랑을 받았다. 사진은 KBS 드라마 '상어'에 출연한 모습. (사진=에넥스텔레콤)
◇‘첫사랑의 아이콘’의 첫사랑은?
‘밀회’에 출연하기 전까지만 해도 경수진은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통했다. 그간 출연했던 드라마에서 경수진은 청순한 이미지가 돋보이는 누군가의 첫사랑 역할을 유독 많이 맡았다.
경수진은 “감독님들이 좀 그렇게 봐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제 눈이 좀 쳐지고, 첫인상이 그런 부분이 있어서 그런 역할이 많았던 것 같아요. 여배우로서 그런 여성적인 매력은 분명 갖춰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첫사랑의 아이콘’의 첫사랑은 언제일까.
“전 첫사랑이 스무 살 때 온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첫사랑은 풋풋한 감정은 아니에요. 너무 어릴 땐 사랑이란 감정을 모르잖아요. 성인 되고 나서 느끼는 심장이 두근거리는 설렘이 첫사랑이라고 생각해요.”
◇'밀회'의 안판석 PD(왼쪽)와 촬영 내용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경수진. (사진=JTBC)
◇“털털한 캐릭터, 나와 잘 맞았다”
‘밀회’는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통하던 경수진의 새로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드라마였다. 경수진은 한 남자를 향한 자신의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캐릭터를 통해 자신의 털털한 매력을 마음껏 보여줬다.
“아무래도 좀 편했던 것 같아요. 전엔 청순가련한 모습만 보여드렸는데 ‘밀회’에선 캐릭터의 털털한 부분이 저랑 잘 맞았어요.”
경수진은 “‘밀회’의 캐릭터만큼 거칠진 않지만 저 역시 저의 의사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된 ‘밀회’는 경수진의 연기 인생에 있어 특별한 경험이 될 듯하다.
“‘밀회’를 통해 제가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 같아요. ‘밀회’를 하고 나니 더 다양한 캐릭터에 대한 출연 제안이 들어오더라고요. 제 안에 있던 밝은 모습과 통통 튀는 모습을 봐주신 ‘밀회’의 안판석 감독님에게 감사해요.”
◇김희애·유아인과의 호흡은?
경수진은 ‘밀회’를 통해 김희애, 유아인 등 두 명의 쟁쟁한 배우들과 삼각관계를 이뤘다. 두 사람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경수진은 “처음엔 두 분 다 뭔가 굉장히 힘들었다”고 말했다. “두 분 다 연기 경력이 많으시고 뭔가 배우로서의 아우라가 있으시더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경수진은 두 사람과 완벽한 호흡을 맞춰가기 시작했다.
“김희애 선배님과 감정신을 같이 찍었는데 털털하시고 따뜻한 부분이 있었어요. 칭찬을 해주시고 상대방을 배려해주시거든요. 유아인 오빠도 그렇고요. 김희애 선배님은 애교도 많으세요.”
경수진은 이어 “김희애 선배님에게 많이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워낙에 자기 관리를 잘하세요. 저보다 마르시고 피부도 더 좋으시고요. 연기를 잘하시는 건 당연한 거고요. 대사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하시는 것과 같은 부분에서 폭넓게 배웠어요.”
◇경수진이 '밀회'의 대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JTBC)
◇최고의 라이징스타 경수진, 더 높은 위치에 올라선다면?
지금까지의 성장세와 경수진에게 쏟아지고 있는 업계의 관심을 감안한다면 경수진은 머지 않은 미래에 더 높은 위치에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경수진은 “높은 곳에 올라간다는 생각보다는 저는 작품을 꾸준히 해서 시청자들에게 작품의 의미를 잘 전달했을 때 희열을 많이 느낀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당연히 주연을 맡고, 좋은 배역을 맡으면 좋죠. 하지만 전 주연을 무조건 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저하고 잘 맞는 캐릭터를 맡아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경수진은 또 “외국 배우들도 많이 그런 것 같다”며 “무조건 주연을 하는 게 아니라 자기에게 맞는 역할을 하는 배우들이 멋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맡고 싶은 역할로는 지난 2010년 방송됐던 MBC 드라마 ‘개인의 취향’에서 배우 손예진이 연기했던 박개인 역과 같은 캐릭터를 꼽았다.
“제가 드라마를 보면서 그 캐릭터를 너무 좋게 봤어요. 밝고 명랑하면서 4차원적인 부분도 있고, 그러면서 아픔도 가지고 있는 그런 캐릭터가 저와 맞는 것 같아요.”
◇경수진은 배우 연준석(왼쪽)과 '상어'에서 호흡을 맞췄다. (사진=에넥스텔레콤)
◇박세영·임시완·김영광·연준석..경수진의 연예계 인맥
경수진에게 평소 친하게 지내는 동료들이 누군지 물어봤다. 박세영, 임시완, 김영광, 연준석 등 데뷔 이후 다양한 작품을 통해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의 이름이 나왔다.
박세영과 임시완은 지난 2012년 방송됐던 KBS 드라마 ‘적도의 남자’에 경수진과 함께 출연했고, 김영광은 지난해말 공개됐던 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노래 ‘너를’의 뮤직비디오에서 경수진의 파트너였다. 연준석과 경수진은 지난해 방송된 KBS 드라마 ‘상어’에서 호흡을 맞췄다.
“세영이도 워낙 털털해서 서로 힘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촬영 현장에서 바쁘게 지내고 있으면 밥 잘 챙겨먹으라고 얘기를 하기도 하죠. 그 외에 같이 작품을 했던 여러 선배님들과도 두루두루 연락을 하고 근황을 묻기도 해요.”
◇평소 음악을 즐겨듣는 경수진은 헤드폰을 선물로 받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비츠바이닥터드레 홈페이지)
◇'음악 마니아' 경수진이 받고 싶은 선물은 헤드폰
빡빡한 드라마 촬영 일정을 마치고 차기작을 살펴보며 잠깐 숨을 돌리고 있는 경수진이 요즘 받고 싶은 선물을 뭘까. 경수진은 헤드폰을 받고 싶다고 했다.
“헤드폰은 항상 끼고 다니는 편이에요. 노래 듣는 걸 좋아하거든요. 평소 듣는 장르는 다양해요. 일렉트로닉 음악이나 피아노 연주곡을 듣기도 하고 김광석, 들국화와 같은 가수들의 노래도 좋아해요.”
경수진은 “좀 더 열심히 해서 경수진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실망시키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많이 사랑해주세요”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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