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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리포트)19. 황희승 브레인커머스 대표 "전국민이 천직을 찾을 때까지!"
2014-05-21 15:25:07 2014-05-21 18:16:22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현재 직업에 만족하세요? 그리고 다니는 직장에 만족하세요?”
 
이 질문을 받았을 때 당당하게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마 많진 않으리라 본다.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하다. 첫 직장선택을 잘못했던가, 이직선택을 잘못했던가.
 
당연한 이야기지만 직업선택은 짜장면을 먹느냐, 짬뽕을 먹느냐의 선택보다 훨씬 중요하다. 잘못 선택했다면 기회비용 손실은 둘째 치고 최소 하루 3분의 1을 직장에서 보내야 하는데 얼마나 괴로울까.
 
이에 전국민 대상으로 ‘천직’을 찾아주겠다는 회사가 나왔으니 바로 브레인커머스다. 브레인머스가 생각하는 ‘미스매칭’의 이유는 간단하다. 구직자가 제대로 된 기업정보를 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모든 사람이 참여해 기업정보를 공유한다면 어떨까? 천직은 찾지 못하더라도, 입사해서 후회하는 경우는 줄지 않을까? 브레인커머스가 운영하는 기업정보사이트 '잡플래닛'은 이같은 발상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이용자는 자신이 접해본 기업에 관한 리뷰를 남기면 국내 수많은 회사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사실 채용 분야는 검증된 인터넷 비즈니스 중 하나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글래스도어’라는 비슷한 모델이 이미 존재하고 있다. 글래스도어는 성장성을 인정받아 여러 차례 걸쳐 수백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차세대 링크드인’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
 
국내에서는 인크루트, 사람인, 잡코리아와 같은 취업정보사이트가 있으며 그중 일부는 채용광고와 컨설팅으로 수백억원 규모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팀블라인드, 컴퍼니와 같은 모바일 익명게시판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좋은 정보에 관한 이용자 갈망은 크다는 게 브레인커머스의 생각이다. 
 
창업자 커리어는 웬만한 벤처키드 이상이다. 바로 로켓인터넷코리아의 공동대표를 맡았던 황희승씨와 윤신근씨. 로켓인터넷은 국내에서는 생소한 존재지만 독일계 벤처 인큐베이팅 회사로서 유망 사업모델을 발굴해 유럽이나 개발도상국에 소개하는 전략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둘은 젊은 나이에 뛰어난 사업수완을 보이며 올리버 샘버 로켓인터넷 본사 회장으로부터 아시아 지역 담당자로 낙점됐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직원 수백명에 이르는 그루폰코리아를 비롯해 윔두, 글로시박스, 이지택시 등 여러 회사를 설립, 운영했다. 그러던 둘이 로켓인터넷을 나와 다시 의기투합했다. 
 
잘 나갔던 두 사람은 왜 독립을 택했을까. 그리고 어떤 비전과 모델로 잡플래닛을 운영하고자 할까? <뉴스토마토>는 역삼동 브레인커머스 사무실을 방문해 황희승, 윤신근 공동대표, 김지예 이사와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28살 청년, 잘 나가는 외국계 회사 대표가 된 사연은?
 
-안녕하세요. 뉴스토마토입니다. 간단하게 회사 및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황희승 대표(이하 황 대표) : 안녕하세요. 잡플래닛을 운영하고 있는 브레인커머스의 황희승입니다. 잡플래닛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하자면 가고 싶은 기업정보를 클라우드 소싱해서 전달하는 커리어 컨설턴팅 플랫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왼쪽부터 황희승 대표, 김지예 이사, 윤신근 대표 (사진=뉴스토마토)
 
-출시한지 얼마 되지 않았죠? 반응이 어때요?
 
▲황 대표 : 정말 뜨거워요. 트래픽이 아주 좋게 나오고 있고, 무엇보다 가장 우려했던 게 기업리뷰 품질이었는데 건설적인 분위기가 나타나 참 고무적입니다.
 
-잘 되고 있다니 축하드립니다. 요새 집중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황 대표 : 사이트 분위기를 만드는 일, 업무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일, 피드백을 받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일, 마케팅, 모바일페이지 개발 등입니다.
 
-우선 대표님에 대해 알고 싶은데요. 그루폰코리아 창업자로 알려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한 것은 어떻게 젊은 나이에 외국계 회사 지사장 자리에 올랐는지에 관한 과정인데요. 여기에 대해 간략히 말씀 부탁합니다.
 
▲황 대표 : 정말 간단하게 설명을 드릴게요. 대학동기였던 윤신근 대표와 국내에서 벤처사업을 하다가 지인소개로 로켓인터넷이라는 독일계 벤처 인큐베이팅 회사에 들어가게 됐고요. 회사매각 등 좋은 성과로 눈에 띄어 그루폰코리아 공동대표가 됐습니다.
 
◇ 로켓인터넷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 (사진=로켓인터넷)
 
이는 로켓인터넷이 그루폰 본사 주주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죠. 동시에 로켓인터넷코리아 공동대표를 하면서 글로시박스, 윔두, 이지택시 등 여러 서비스를 내놓았습니다. 그러다 충분히 사업 노하우가 쌓였다고 판단해 독립하게 됐습니다.
 
-당시 가장 아쉬웠던 일과 가장 보람됐던 일을 꼽는다면 무엇이 있나요?
 
▲황 대표 : 아쉬웠던 것은 미국본사로부터 제약이 많으니까 현지화 작업을 하는 데 제한이 많았어요. 보람됐던 것은 소비자에게 기존에 없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였다는 점과 개인적으로 인맥, 노하우 등 얻은 게 너무 많았다는 점이죠.
 
윤신근 대표(이하 윤 대표) : 저도 비슷한데요. 로켓인터넷은 특정 국가에서 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 아시아 전역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기 때문에 국내에 초점을 두지 못하는 게 한국인으로서 아쉬웠죠.
 
대신 정말 많은 것을 해볼 수 있었어요. 명품, 콘텐츠, 이커머스, 화장품, 숙박 등등. 시장 전반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요. 여러 동남아 국가로 가서 회사설립에 관여를 했으니 국제경험도 많이 얻었죠.
 
-독립을 모색한 게 충분히 이해가 되네요. 요즘 ‘요기요’라는 배달서비스가 잘 되는데요. 로켓인터넷과 유사한 독일계 벤처 인큐베이팅 회사인 ‘팀유럽’이 만든 것으로 알아요. 이것은 어떻게 보세요?
 
▲윤 대표 : 정말 잘하죠. 요기요는 초반 유럽식으로 갔지만 나중에 앱개발, 마케팅 등 100% 현지화한 경우에요. 그리고 수백억원의 투자비용을 집행했고요. 이게 팀유럽의 스타일이기도 한데 특정 국가나 사업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요. 반면 로켓인터넷은 많은 국가, 다양한 사업에 투자하죠.
 
-지금 두 분은 많은 사업경험을 쌓았는데요. 만약 지금 그때로 돌아간다면 더 좋은 성과를 냈을 것이라고 보나요?
 
▲윤 대표 : 우리는 바뀌어도 본사가 바뀌지 않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라고 봐요. 올리버 샘버 회장님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데 어떤 상황에서도 불변하거든요.
 
-지금도 연락하시나요?
 
▲황 대표 : 이메일로 하죠.
 
-쿨하네요. 보통 한국사람이라면 “다시는 연락하지마”라고 했을 텐데.
 
▲황 대표 : 독일은 이혼을 해도 서로 잘 지내요. 하하.
 
윤 대표 : 헤어질 때도 좋게 끝났고, 바로 얼마 전에도 인사를 드렸는데 “사업 다시하자”는 제의를 주셨어요.
 
-요즘 로켓인터넷에 대한 소식이 많지 않습니다. 분위기가 어때요?
 
▲황 대표 : 신사업을 크게 추진하진 않고 있는데 지금 갖고 있는 포트폴리오 회사들이 너무 잘 되고 있기 때문이에요. 오픈마켓 '잘란도'만 하더라도 기업가치가 4조~5조원, 거래액 2조원을 넘었거든요.
 
◇ 그루폰코리아 재직시절 황희승 대표 (사진=뉴스토마토)
 
윤 대표 : 지금은 인터넷이 막 뜨고 있는 국가들에 들어가 과거 유행했던 비즈니스를 보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해요. 이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동 등 대부분 국가에 들어갔고요. 특히 동남아시아의 경우 제가 많이 참여를 했죠.
 
◇벤처중독자, 한국판 글래스도어를 만들다
 
-두 분은 얼핏 보면 '벤처중독자' 같아요. 언제부터 사업을 하고 싶었나요?
 
▲황 대표 : 미국 에모리대학교에서 공부하던 시절 룸메이트였는데요. 전공에 따라 경제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사업에 관심을 기울였고 나중에는 주구장창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이야기를 했죠.
 
그리고 농담반으로 하는 이야기인데 같이 살던 집이 정말 낙후됐었어요. 에어컨, 히터 안 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엄청 큰 바퀴벌레와 쥐가 돌아다녔죠. 헌데 집 앞에는 으리으리한 고급빌라가 있고.. 맥주 마시면서 “우리는 언제 저런 곳에서 사나. 직장인으로는 한계가 있다. 리스크를 짊어지자”는 공감대가 형성됐죠. 하하.
 
윤 대표 : 사실은 4명이서 사업을 하려고 했는데 정작 행동에 옮긴 것은 저와 황 대표였죠.
 
-잡플래닛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황 대표 : 그루폰코리아 재직시절 채용을 많이 하면서 느꼈는데요. 대부분 회사가 중소기업인데 인력을 구하기가 참 어려워요. 공채도 별로 없어서 이직시장에서만 수급이 이뤄지죠. 그래서 여기에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고, 제니퍼소프트처럼 좋은 사례를 발굴해주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한국판 글래스도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국내벤처가 너무 실리콘밸리를 따라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 글래스도어 사이트 (사진=글래스도어)
 
▲황 대표 : 세상 모든 비즈니스는 다 남을 참조해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이베이만 하더라도 오프라인 중고시장이 모티브가 된 셈이죠. 다만 성장하고 진화하다 보면 분명 모습이 바뀌어요. 잡플래닛도 마찬가지에요. 글래스도어와 많은 부분에서 달라질 것입니다.
 
◇“연봉은 10분의 1, 행복감은 100배”
 
-자본금은 얼마나 되죠?
 
▲황 대표 : (보는 눈이 많아) 공개할 수 없습니다. 이해해주세요.
 
-그러면 5000만원보다 많나요?
 
▲황 대표 : 음.. 그렇습니다.
 
-그러면 통상 지분을 하나에 몰아주는데 둘 중 누가 총대를 맸나요?
 
▲황 대표 : 저에요.
 
윤 대표 : 왔을 때 이미 김지예 이사랑 법인을 세운 상태더라고요.
 
-혹시 대출은 받았나요?
 
▲황 대표 : 받지 않았어요.
 
김지예 이사 (이하 김 이사) : 하지만 둘 다 차는 팔았어요. 이 둘은 굉장히 잘 나가는 외국계 벤처 인큐베이팅 회사의 굉장히 잘 나가는 사업가였는데 순식간에 배고픈 스타트업 대표가 된 셈이죠. 하하.
 
-허탈감은 없나요?
 
▲윤 대표 : 로켓인터넷 시절과 비교하면 연봉 차이가 10배 이상 되요. 하지만 100배 이상 행복해요.
 
◇ 그루폰코리아 런칭 기념 기자간담회 (사진=뉴스토마토)
 
-와, 표정을 보니까 진심이 느껴져요. 그런데 왜 그래요?
 
▲윤 대표 : 우리 것이니까요. 그때는 로켓인터넷 것이었고. 정말 느낌이 달라요.
 
-세 분 외 다른 주주는 없나요?
 
▲윤 대표 : 현재 투자와 관련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여러 모로 분위기가 좋습니다.
 
-직원 채용은 어떻게 하셨어요?
 
▲황 대표 : 그루폰코리아 출신이 많고요. 개발자는 ‘삼고초려’해서 데려왔어요. 대표적으로 최고기술책임자(CTO) 서우석님이 검색엔진 ‘첫눈’ 출신인데요. 3개월 매달린 끝에 함께 할 수 있었죠. 그리고 미국에서 나사와의 협업 등 거대 프로젝트를 추진한 경험이 있는 중국계 개발자분도 있어요.
 
윤 대표 : 황 대표가 SNS로 채용을 굉장히 잘해요. 페이스북과 링크드인을 번갈아 쓰면서 좋은 인재를 물색하고 악착같이 매달려 결국에는 데려오더라고요.
 
-하하. 인맥반, 발품반이네요. 공동 대표체제인데 역할이 어떻게 되요?
 
▲윤 대표 : 일단 황 대표가 마케팅과 영업을 맡고 있고, 김지예 이사와 제가 운영과 IT를 맡고 있습니다. 큰 틀에서 보면 역할분담을 했지만 커뮤니케이션을 자주 하니 다 같이 한다고 보면 되요.
 
◇왜 우리는 가고 싶은 회사에 대해 아는 게 없을까?
 
-이제 본격적으로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부탁합니다.
 
▲황 대표 : 평점 및 의견접수 등 크라우드 소싱을 통해 사실에 부합한, 그리고 양질의 기업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장점, 단점, 경영진 평가, 복지, 문화 등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말이죠.
 
-기존 채용서비스가 많았는데요. 이들과 비교하면 어떤 가치를 부여한다고 보세요?
 
▲황 대표 : 사람인, 잡코리아, 인크루트에 대한 설문조사를 보면 사이트 편리함이나 속도에 대해서는 다들 만족을 많이 해요. 하지만 취직에 대한 정보에 대한 평점은 높지 않았어요. 여기에 이용자 니즈가 있다고 본 것이죠. “정확한 기업정보를 주자. 그리고 합리적인 커리어를 설계하는 데 기여하자”라는.
 
◇ 인크루트 사이트 (사진=인크루트)
 
김 이사 : 또 다른 포인트는 외부에서 기업을 평가하는 경우는 많지만 내부에서 기업을 평가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어요. 주관적 의견이 모이면 객관성을 띈다고 할까. 이들의 의견을 잘 거른다면 양질의 정보가 나올 수 있다고 봤어요.
 
윤 대표 : 앞으로 재밌는 기획성 콘텐츠를 많이 내놓을 예정이에요. 예를 들면 술을 많이 먹는 회사, 휴가 눈치 주는 회사, 야근 많이 하는 회사 등등.
 
-컴퍼니나 팀블라인드와 중복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윤 대표 : 방향이 완전히 달라요. 그 곳은 익명 사내게시판이라고 할까. 하지만 잡플래닛은 회사의 정보를 공유하고 나중에 선택을 할 때 도움을 받는 곳이에요.
 
-성과는 어떻죠?
 
▲윤 대표: 오픈한지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말씀드릴 지표가 별로 없어요. 다만 주단위로 봤을 때 트래픽 성장곡선이 매우 가파르고 데이터베이스로 따지자면 30만개 문답, 6만개 평가가 쌓였어요.
 
-사실 요즘 잘 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저도 듣습니다. 비결이 무엇이라고 보나요?
 
▲황 대표 : 저의 마케팅 능력? 하하. 마케팅에 많이 관여하고 있는데요. 페이스북에 집중해서 좋은 결과를 얻고 있어요. 잡플래닛은 콘텐츠 공급업체이고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보는 곳이라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그리고 기업정보에 대한 니즈가 컸죠. 데스크탑 하나당 페이지뷰가 평균 25건이 나오는데요. 보통 이커머스 사이트는 4~5건이 나오니 고객 충성도가 매우 높다는 의미입니다. 재방문율도 높고요.
 
◇잡플래닛의 비즈니스 모델은?
 
-글래스도어의 비즈니스 모델은 기업에게 분석자료를 파는 것으로 알아요. 잡플래닛도 똑같이 할 예정인가요?
 
▲황 대표 : 우선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콘텐츠 품질과 트래픽이 최우선이지 비즈니스 모델을 깊게 고민하는 단계는 아니에요. 다만 방향은 글래스도어와 다르게 가져갈려고 해요. 이미 그런 것은 다음소프트와 같은 분석업체에서 잘 하고 있고요. 이보다는 홍보포스팅 모델을 생각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제니퍼소프트의 사례처럼 중소기업을 띄워주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죠.
 
-트래픽 비즈니스를 한다면 투자자 반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윤 대표 : 투자자들로부터 비전과 방향에 대해서는 못을 박았어요. 다행히 동의해주셨죠.
 
◇ 잡플래닛 사이트 (사진=잡플래닛)
 
황 대표 :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좀 더 이야기를 하자면 회사에게 돈을 받는 구조는 원하지 않아요. 핵심가치인 진솔함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분명 고객사가 돼 DB를 통제하려 한다면 문제가 생길 것 같아요. 헌데 홍보포스팅도 결국 회사로부터 돈을 받는 구조 아닌가요?
 
▲윤 대표 : 그렇죠. 그러나 원칙을 지킬 것입니다. 잘못된 정보는 고쳐줄 수 있어요. 하지만 나머지 부분은 받아들일 수 없어요.
 
-확실히 트래픽이 압도적으로 많다면 기업은 광고를 하고 싶어 안달이겠죠. 부디 그런 사이트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아무튼 잡플래닛이 바라보는 시장은 온라인 PR 혹은 광고시장으로 보면 될까요?
 
▲황 대표 : 그렇습니다.
 
-배너광고도 아직은 생각하지 않고 있나요?
 
▲윤 대표 : 거부감이 있을 것 같아요. 다만 나중에 때가 무르익었다 싶으면 맞춤형 형태로 해야겠죠.
 
-B2C 사업모델은 생각하는 게 없나요?
 
▲황 대표 : 예. 이용자에게 돈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과연 잡플래닛의 정보는 믿을 만할까?
 
-초기 DB 확보는 어떻게 하셨나요?
 
▲황 대표 : 6개월간 많은 시도를 했죠. 서베이기관을 활용하기도 하고, 친구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직접 길거리 나가서 설문조사를 하기도 하고, 조그만한 시범서비스를 만들기도 했어요.
 
-크롤링(외부수집)은 없었나요?
 
▲윤 대표 : 예. 기존 서비스들과 우리는 성격이 다르다고 봤어요.
 
-아무래도 정보의 신뢰성이 핵심가치일 것 같은데요. 편집 가이드가 있나요?
 
▲윤 대표 : 주로 제가 김지예 이사랑 하고 있어요. 모든 리뷰를 일일이 다 검수하며 욕설, 특정인물 지목, 편향적 내용, 기밀, 경쟁사 비방목적, 콘텐츠 부실 등을 거르고 있죠. 또 끊임없이 “성실하게 써줘야 당신이 좋은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공지를 해요.
 
◇ 잡플래닛 리뷰작성 페이지 (사진=잡플래닛)
 
-일종의 UCC(이용자제작콘텐츠) 플랫폼이라 할 수 있는데요. 이용자에게 등급을 부여하는 식으로 참여를 독려할 생각은 있나요?
 
▲황 대표 : 그것은 생각하지 않아요. 괜한 과열 분위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죠. 대신 순위매기기는 생각하고 있어요.
 
-커뮤니티답게 게시판을 만들 계획은 있나요?
 
▲윤 대표 : 지금은 좋은 DB를 쌓는 데 집중하고자 해요.
 
-무조건 다닌 회사만 리뷰작성이 가능한가요?
 
▲윤 대표 : 아니에요.
 
-그렇다면 DB 늘어나는 속도는 빨라져도 오류 가능성이 커질 것 같아요.
 
▲윤 대표 : 앞서 말한 편집 가이드를 통해 거르죠. 초기 테스트를 해봤어요. 헌데 품질 낮은 리뷰가 6%가 조금 되지 않더라고요. 즉 삼성전자의 경우 200개 정도가 올라왔는데 10~12개가 이상한 셈이죠. 물론 기술적으로 제한을 둘까 생각하기도 하는데요. 아직은 괜찮다고 봐요.
 
-모니터링 하는 사람의 역할과 능력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윤 대표 : 맞습니다. 콘텐츠팀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생각이에요.
 
◇“전국민이 천직을 찾을 때까지!”
 
-이번에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우선 경쟁사업자와 협업사업자를 구분할 수 있을까요?
 
▲황 대표 : 음.. 깊게 생각보지 않았어요.
 
김 이사 : 사실 누구나 다 만들 수 있죠. 진입장벽을 치는 것은 중요한데요. 우리는 무작정 많은 트래픽보다는 적더라도 품질 높은 콘텐츠를 남기는 유저층이 중요하다고 봐요. 여기에 신경을 많이 쓰고자 해요.
 
-이용자 피드백은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생각인가요?
 
▲윤 대표 : 로켓인터넷을 할 때 느꼈는데 이용자 피드백이 정말 중요해요. 특히 뉴스레터나 공지로 의견을 묻는 것은 소속감을 주는 동시에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사이트 업그레이드 할 때마다 적극 활용하려고 해요.
 
◇ 잡플래닛 홍보포스팅 (사진=잡플래닛)
 
-현재 이용자층은 어떻나요?
 
▲윤 대표 : 아무래도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이 80% 가까이 되요. 그리고 이직을 생각하는 고연령, 고연봉층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잡플래닛은 기업정보사이트인가요? 기술회사인가요?
 
▲황 대표 : 기술회사에 가깝다고 봐요. 개발진이 굉장히 좋아요. 단순 웹사이트를 만들 분들이 아니고요. 알고리듬과 심리학을 이용한 각종 개인화 서비스를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축적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비즈니스 모델에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요. 앞서 말했듯이 홍보포스팅이나 광고도 효율을 높이는 데 다 기술이 들어갈 예정이에요.
 
-두 분 모두 국제경험이 많은데요. 해외진출 계획은 없나요? 만약 국내에만 있다면 그간 쌓아온 네트워크와 인프라가 너무 아까울 것 같아요.
 
▲윤 대표 : 동의해요. 우선 동남아쪽을 생각하고 있고요. 올해 안으로 사이트 런칭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회사비전과 올해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합니다.
 
▲황 대표 : 회사비전으로는 국내 모든 직장인을 스스로 만족하는 곳에 재배치하고 싶어요. 그리고 올해 목표로는 직장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사이트에 방문했으면 좋겠어요. 잡플래닛, 많이 사랑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전문가들은 브레인커머스를 어떻게 평가할까?
 
스타트업리포트 자문단은 브레인커머스가 추구하는 가치와 사업 아이템에 대해서 좋은 평가를 내렸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장은 “(잡플래닛이 다루는 것은) 많은 취업 준비자나 이직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이고 커뮤니티의 에티켓과 상호 호혜성만 유지된다면 좋은 콘텐츠 사이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는 “글래스도어 모델은 한국에서 '꿀위키' 등의 열풍에서 볼 수 있듯이 많은 이용자들이 원하는 정보임에는 틀림이 없다”며 “명확한 콘텐츠 가이드라인과 소위 '물관리'가 잘 진행된다면 많은 트래픽을 보유한 플랫폼으로 진화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카이스트 교수는 검증된 사업모델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입사지원과 채용이라는 2가지의 구직자, 구인기업의 니즈를 해결해주는 서비스는 2000년대부터 성장해왔고, 하나의 비즈니스로 탄탄하게 자리를 잡았다”며 “(주요 수익원인) 채용광고 역시 공채, 경력사원 채용을 넘어 아르바이트 영역까지 확장된 상태”라고 밝혔다.
 
자문단은 앞으로 성장전략에 대해서도 여러 조언을 줬다.
 
한 소장은 “캐치프레이즈로 나오는 '전국민의 천직 찾기'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소위 롱테일에 있는 기업 정보가 생성되어야 한다”며 “대부분의 콘텐츠가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모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소규모 기업의 리뷰를 의미 있는 수준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성장시에 이루어질 어뷰징에 대한 기술적 대책, 참여자의 콘텐츠 품질 및 참여 수준에 따른 인센티브 프로그램 역시 중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트래픽 비즈니스에 관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일정 기간 수익이 나오지 않아)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지속적으로 확보해나갈 수 있느냐가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며 “한국만을 타겟으로 하는 것은 시장 규모 측면에서 다소 부족할 수 있으니 인접 해외시장으로의 확장 또한 세밀한 계획이 함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입사할 기업에 대한 정보를 사용자 간 공유하는 수준이라면 기존 선점자의 비즈니스를 대체하지 못할 터라, 채용광고가 아닌 온라인 PR 및 광고로 비즈니스 방향을 잡은 것은 좋은 선택”이라며 “매일 들어가서 봐야할 만큼 트래픽을 유발하는 요소가 아직 부재하니 어떻게 이를 만들 수 있을지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 주요 약력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미디어서비스 사업팀 인터넷그룹장(1994-1999)
-오피니티 에이피 대표이사(2005년~2008년)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2009년~2011년)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2011년~)
 
◇김지현 카이스트 교수 주요 약력
 
-다음커뮤니케이션 입사(2005년)
-다음커뮤니케이션 전략이사 겸 모바일 그룹장(2011년)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겸직교수(2011년~)
-SK플래닛 커머스 사업개발실 실장(2013년~)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 주요 약력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공학과 졸업(2009년)
-스톤브릿지캐피탈 수석 심사역(2011년)
-KBS 황금의펜타곤 심사위원(2013년)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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