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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가만난라이징스타)⑥임지연, 상상조차 못했던 '한국의 탕웨이'
2014-05-21 08:00:00 2014-05-21 10:48:40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영화를 보면서 처음 느낀 감정이었다. 누군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쭈욱 빠져드는 듯한 기분. 영화 '인간중독'에서 종가흔을 통해 신비한 비주얼과 오묘한 매력을 뿜어낸 임지연에게 '스르륵' 몰입하게 됐다.
 
여배우에게 마음이 흔들린 경우는 흔치 않다. 하지만 신예 임지연에게는 묘한 감정의 변화를 느꼈다. 비단 기자만 느낀 감정은 아니었던 듯 했다.
 
영화가 끝나고 임지연에 대한 호평이 터져나왔다. 다음 작품을 봐야 더 정확히 알겠지만, 무서운 신예가 등장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반응이었다. 그만큼 강렬한 등장이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출신으로 연기력이 밑바탕되면서 독특한 보이스에 고운 피부, 뚜렷한 이목구비를 갖춘 임지연. 비록 필모그래피는 굵지 않지만 앞으로 5년 내에 엄청난 톱스타가 될 재목이라고 판단되고 있다.
 
◇임지연은 자신의 몸무게를 '날씬한 편'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보면 좀 더 마른 편에 가깝다. (사진제공=호호호비치)
 
◇프로필
 
생년월일 : 1990년 6월 23일
이름 : 임지연(본명)
키 : 166cm
몸무게 : 날씬한 편이에요
필모그래피 : 단편영화 '9월이 지나면', '재난영화', 연극 '반바지-새 하녀', 영화 '인간중독'
 
◇출생
 
1990년 6월 23일 서울 성동구 금호동 인근 산부인과에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아이가 태어났다. 그런데 조금은 아쉽다. 딸 보다는 아들을 원했던 부모님이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육남매 중 장남이시라서 부모님이 아들을 기대했었었어요. 6살 위 언니가 있었거든요. 다들 아들이라고 생각했고, 사주를 봤었는데도 아들이었대요. 남자 아이한테 할 선물을 사놓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덜컥 제가 태어난거죠."
 
숲속에 사슴 한 마리가 또렷이 임지연의 어머니를 쳐다봤다. 태몽이다. 사슴같은 임지연의 눈망울. 실제 임지연의 얼굴을 천천히 보고 있으면 사슴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나중에 아들을 원했었는데, 제가 태어나서 실망하셨다는 얘기를 듣고 저도 실망하기도 했죠."
 
결국 임지연의 부모님은 5년 뒤 막내 아들을 얻는다. 임지연은 언니보다는 남동생과 더 함께 유년시절을 보냈다.
 
"장난감도 남자애들 장난감이었고, 같이 공놀이를 하고, 만화도 동생이 좋아하는 것 위주로 봤어요. 싸우기도 많이 싸웠지만 언니보다는 더 많은 추억이 있어요."
 
◇어린시절
 
임지연이 생각하는 언니는 약간 새침데기였다. 부모님 말을 잘 듣지 않는 언니. 어머니는 임지연에게 언니처럼 속 썩이지 말라고 당부를 자주 했다.
 
"그래서인지 엄마 말은 곧잘 잘 들었던 것 같아요."
 
남동생이랑 뛰어놀았던 기억이 많은 임지연의 어린시절은 '인간중독'에서의 종가흔과는 다소 다르다. 수줍고 조용한 종가흔에 비해 임지연은 왈가닥이고 천방지축이었다.
 
수련회나 장기자랑 같은 학교 행사가 있으면 제일 먼저 손을 들고 앞에 나갔다. 행사 사회는 무조건 임지연의 역할이었다. 지금까지 다니고 있는 교회도 무대체질이 큰 영향을 끼쳤다.
 
"남들 앞에서는 것을 좋아해요. 교회에 우연히 가게 됐는데 피아노 반주자에게 빠졌었어요. 그래서 반주를 하기 위해 교회에 갔어요."
 
◇뮤지컬 '캣츠'는 임지연에게 배우라는 꿈을 심어준다. 그 꿈은 2014년에도 지속된다 (사진제공=CJ E&M)
 
◇학창시절
 
중학생이 된 해 어머니가 몸이 아프셨다. 가족 중 누군가 한 명이 아프게 되면 철이 일찍 드는 경우가 있다. 임지연도 그런 케이스다. 그래서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됐다.
 
"그 때는 공부를 잘 하느냐보다 열심히 하는 만큼 성적이 나오잖아요. 1~2학년 때는 반에서 1등도 하고 전교 5등 안에 든 적도 있었어요."
 
공부를 잘하면 반장을 하는 경우가 중학교 때까지도 이어진다. 하지만 임지연은 반장이 되길 거부했다. "반장은 잡일을 많이 하잖아요." 어렸을 때부터 명석했던 것 같다.
 
그런 그가 중학교 3학년 때 진로를 스스로 결정한다. 가고 싶었던 예고에 진학하기로 한다. 애초 예술 관련 중학교에 입학하려고 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인문계 중학교에 진학한 임지연은 고등학교만큼은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택했다.
 
"어머니가 연극이나 뮤지컬을 보는 걸 좋아하셨어요. 자식들을 데리고 많이 다니셨죠. 근데 어릴 때 내한공연이었던 뮤지컬 '캣츠'를 봤는데 고양이들이 정말 멋있었어요."
 
'나도 저 고양이가 되고 싶다' 어린 임지연의 가슴을 후빈 문구였다.
 
"한 사람이 다른 살아있는 것을 표현한다는게 멋있게 다가왔어요. 초등학교 때 예술 중학교에 가고 싶었는데, 부모님 반대가 컸어요. 아버지가 경찰이라 조금 엄하시기도 했고, 가족 중에 예체능 계열에 계신 분이 아무도 없었거든요. 걱정이 되셨나봐요."
 
◇임지연에게 있어 한예종은 카메라 앞에 서는데 큰 도움을 줬다. 아직은 휴학 중 (사진=한예종 홈페이지 캡쳐)
 
◇"한예종 입학, 입시학원의 유명인사"
 
한예종은 연기자 지망 수험생들에게 있어 가장 높은 벽으로 꼽힌다. 연기자 지망생들의 서울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실기 점수가 굉장히 크게 반영되고, 타 대학에 비해 높은 수능 점수가 필요조건이다.
 
임지연의 경우 먼저 수능이 대박이 터졌다. "모의고사를 훨씬 웃도는 성적이 나왔어요. '이게 말로만 듣던 수능 대박인가'라고 생각한 임지연은 이 수능성적을 바탕으로 한예종을 넘보게 된다.
 
"좋은 학교, 좋은 교수님, 좋은 선배들과 함께 배우가 되고 싶었어요. 사실 한예종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았어요. 경쟁률도 높고 입시생에 있어서는 엄청 높은 벽이었고요. '중앙대는 비주얼을 본다'나 '서울예대는 개성이 있어야 한다' 같은 입에서 입으로 넘어오는 얘기들이 있는데, 한예종은 그런 기준이 뚜렷하지 않았어요."
 
본인은 우연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우연히 우연히 1차를 붙고, 2차에도 붙었고, 결국 한예종에 입학하게 됐다.
 
"학원에서 최초였어요. 한예종에 입학한 수험생은 제가 처음이었죠. 학원 안에서 유명인사였어요. 관심가져주고 시선도 많이 받고. 유쾌한 관심이었죠."
 
◇첫 사랑
 
자유시간이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학교생활에 투자를 많이 해야한다는 한예종은 임지연의 첫 사랑도 가로막았다. 너무도 바쁜 일정에 당시 사귀던 남자친구를 만나지 못했고, 둘은 그렇게 이별했다.
 
당초 두 사람은 연기 입시학원을 다니면서 서로를 알게 된다. 짝사랑에 먼저 빠진 임지연은 과감히 적극적으로 한 살 위 오빠에게 대시를 했다. "저 오빠 좋아해요."
 
"종가흔은 밀당을 하는데 저는 당기기만 해요. 좋은 추억을 남겼고, 행복했어요. 안 좋게 헤어지게 된 편이었는데, 학교생활에 열중하다가 결국 헤어졌어요."
 
오빠와의 잊을 수 없는 추억은 헤어지고 나서 발생한다. 자신에게 추억을 준 사람에 대해 고백하는 학교 수업을 위해 임지연은 오빠와의 추억을 다시 한 번 꺼냈다. 그 때 우연히 발견했던 그 오빠의 편지 문구가 눈물샘을 자극했다. 
 
"큰 뜻 없이 예전에 만난 남자에 대해 얘기를 하려고 여러 사진을 뒤졌어요. 당시 그 오빠가 편지를 많이 써줬거든요. 그 때 같이 찍은 액자 사진이 있었는데, 우연히 뺐어요. 그 뒤에 편지가 있더라고요. 그 편지에 '이 편지를 보고 있을 때 너와 나는 여전히 사귀고 있을까. 사랑해'라고 쓰여있었어요. 엄청 울었죠. 수업시간에도 울고. 그 추억이 '인간중독'에서 종가흔의 심정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줬어요."
 
◇현장 적응에 도움이 된 한예종의 일상
 
'인간중독'의 김대우 감독이 밝힌 꽤나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 '인간중독'에서 임지연의 첫 촬영날. 감독과 배우 뿐 아니라 스태프들 조차도 임지연이 불안요소라고 생각했다.
 
신예일 뿐 아니라 연기력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연기를 펼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모두들 임지연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과자를 주섬주섬 먹던 임지연은 급기야 졸기 시작했다. "아니 어떻게 그 상황에 졸수가 있죠"라고 말하면서 놀라는 김 감독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첫 영화의 첫 촬영, 모든게 생소할 수 밖에 없어 긴장되는 상황에 임지연은 졸았다. "정말 담대한 친구"라는 건 그 때부터 시작했다.
 
그 얘기를 꺼네니, 엄청 웃는다. "내가 졸았어요? 정말? 기억이 잘 안나요."
 
"사실 긴장을 잘 안해요. 그리고 학교 다니면서 다양한 경험을 많이 했는데, 특히 단편 영화를 많이 찍었어요. 연출 준비하는 영상원 친구들과 친했어요. 그들도 작품을 찍으려면 배우과랑 친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같이 작업을 많이 했죠. 카메라 앞에 서보고 싶어서 단편 영화에 많이 출연했죠. 그게 현장에 적응하게 되는데 크게 도움이 됐어요. 연극 연기랑 카메라 연기는 다르잖아요. 그게 아니었다면 아마 더 힘들었겠죠."
 
◇김윤석과 엄정화, 유해진 등을 좋아한 임지연은 다소 용감한 방법으로 심엔터테인먼트를 선택한다 (사진=심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캠쳐)
 
◇배포 있는 임지연, 심엔터테인먼트를 택하다
 
긴장을 하지 않는 임지연은 현 소속사 심엔터테인먼트와의 만남도 독특하다. 현재 한 학기를 남기고 있는 임지연은 지난 여름 휴학 중인 상태에서 심엔터를 찾아간다.
 
"소속사 위치가 집에서도 가까웠고, 엄정화, 김윤석, 유해진 등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많았어요. 정보도 없고 아무것도 없이 프로필 사진만 들고 찾아갔어요.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하잖아요."
 
그렇게 우연히 심정운 대표를 만났다. 그렇게 면접을 봤다.
 
"'되면 되는 거고 안 되면 말고'가 제 성격이에요. 지나치게 긍정적이죠."
 
그래서 입사하게 됐다.
 
심엔터 관계자는 "회사에서 인성을 중시여기는데, 어떤 성실함과 열정이 엿보인거죠. 외모도 좋고, 한예종 출신인 것도 그렇고 여러 면에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인간중독'을 통해 임지연은 사랑의 소중함을 느낀다 (사진제공=NEW)
 
◇인간중독
 
김대우 감독의 작품은 마니아층이 많다. '조선남녀상열지사-스캔들'부터 '음란서생', '방자전' 등은 에로틱한 분위기에서 남녀의 본성을 끄집어내기 때문이다. 영상이 유독 예쁜 것은 기본이다.
 
"여배우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이었죠. 꿈에 그리던 감독님이었고 작품이었어요. 캐스팅 됐다고 했을 때는 정말 믿겨지지 않았어요. 세상을 얻은 기분이랄까요."
 
시나리오만 보고 울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가슴이 아프고 애틋했던 적은 '인간중독'이 처음이었다. 가흔이란 인물에 감정 이입이 컸다. 하지만 결국 가흔은 '전 당신을 그렇게 사랑하지 않아요'라는 말을 남기고 진평(송승헌 분)을 돌아선다. 임지연은 반 년간 몰입했던 종가흔에게 얼마나 공감할까.
 
"저라면 사랑을 선택할 것 같긴 해요. 그런데 바로 따라가지는 못했을 것 같아요. 진평이 보여줬던 행동들이 두렵게 작용했을 것 같기도 하고요. 감독님이 그러졌어요. 극중 가흔이 새장과 새를 좋아하는데, 이미 가흔은 그 새들과 같은 인물이 됐다고요. 문이 열려져 있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미 새장에 익숙해져 새장을 벗어날 수 없는 여자요. 그 이미지를 그려내려고 노력했어요."
 
◇김대우 감독은 임지연을 두고 "아직도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종가흔처럼 임지연도 알 수 없는 여자인가 보다 (사진제공=호호호비치)
 
기자가 본 김대우 감독은 사람을 파악하는데 도가 튼 느낌이었다. '인간 고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지만 그런 김 감독에게 있어서도 임지연은 난제였다. "지금까지도 임지연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어요. 평생 두 번째에요."
 
임지연은 어떤 여자일까. 1시간 정도 대화를 해본 임지연은 솔직하면서 털털한 느낌이 강했다. 그런 중에도 신비하고 여우 같은 느낌이 났다. 애매모호했다. 종가흔이랑 비교하면 어떨까 싶어, 닮은 점과 차이점을 물어봤다.
 
"침착하고 담담한 건 닮은 것 같아요. 근데 가흔이는 좀 교태가 심해요, 저는 그정도는 아니에요. 사람이 눈이 마주치면 인사를 하거나 리액션이 있잖아요. 가흔이는 눈을 쳐다보고 쭉 걸어와요. 그런 오묘함은 달라요. 전 인간적이에요."
 
작품 하나로 하루 아침에 엄청난 유명인사가 됐다. 취재진은 앞다퉈 임지연과 인터뷰를 요청했고, 온라인에서도 그에 대한 관련 글이 쏟아지고 있다. 위상으로도 '인간중독'은 임지연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영화는 인간 임지연에게 또 무슨 영향을 끼쳤을까.
 
"사랑을 하고 싶어졌어요."
 
영화가 어떤 영향을 끼쳤냐고 하니 가장 먼저 한 말이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다는 것에 구체적인 생각이 없었는데, 이제는 애절한 사랑을 해보고 싶어요. 나도 모르는 나만의 모습을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앞으로 사랑에 있어서는 최선을 다할 거예요."
 
◇'인간중독'의 임지연은 '색, 계'의 탕웨이와 비교되고 있다.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라는데, 눈썹은 자신이 낫다고 부끄럽다는 듯 말했다. (사진제공=NEW, CJ엔터테인먼트)
 
◇한국의 탕웨이, "눈썹은 내가 좀 더 낫지 않을까"
 
'제2의 김고은이냐, 한국의 탕웨이냐' 나름의 설왕설래가 많았다. 영화가 '색, 계'와 닮았다고 지어진 수식어지만, 영화는 '색, 계'와 차이가 많은 영화다.
 
노출이 있다는 것, 임지연이 탕웨이만큼 섹시하고 오묘한 매력을 지녔다는 게 '한국의 탕웨이'가 된 배경이다.
 
"상상도 못했어요. '색, 계'나 '만추'를 좋아하긴 했는데 탕웨이는 정말 매력적이잖아요. 종가흔과 탕웨이의 그 역할도 차이가 있는데, 그런 얘기를 듣는 것 자체가 놀랍고 고마운 일이죠."
 
한국의 탕웨이인데 아류로 남는 것은 자존심에 상하는 일이다. 한국의 탕웨이로서 탕웨이를 능가하는 지점을 자평해달라고 말했다.
 
"헉, 제가요?" 임지연은 당황했다. "한국의 탕웨이인데 탕웨이보다 나은 점이 그래도 뭐 한 가지는 있어야 되지 않겠냐"고 압박했다.
 
한참을 머뭇거린 임지연은 겨우 입을 뗐다.
 
"그나마 제가 눈썹이 일자고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해요. 탕웨이의 눈썹이 어떤지는 잘 기억이 안나는데, 눈썹이 낫다고 써주세요. 참 부끄럽네요."
 
◇스타일리쉬하기로 유명한 김 감독의 베드신에서 임지연은 누구보다도 강렬하게 베드신을 소화했다. (사진제공=NEW)
 
◇"엄마가 격려해준 베드신"
 
여배우가 옷을 벗고 카메라 앞에 선다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남자도 힘든데, 여자는 말도 못할 것이다. 그래서 현장에서 여배우를 위한 온갖 배려가 따른다.
 
신예인 임지연에게도 쉬운 숙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무난히 혹은 완벽하게 베드신을 마무리했다. 그의 자태는 아름다웠다. 외설적으로 보이지 않았던 베드신. 김 감독의 역량이기도 하지만, 배우가 수행을 잘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어요. 승헌오빠와 호흡을 맞춰서 같이 움직이는 게 조금 힘든 편이기는 했는데, 그리 어렵지는 않았어요. 테이크를 정말 조금만 가셨어요. '내가 연기를 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빨리 찍었어요. 주어진 시간이 많아서 어렵지 않았죠."
 
김 감독은 "송승헌의 아들이 봐도, 임지연의 딸이 봐도 예쁜 베드신이어야 한다"고 말했었다. 아들과 딸이 없는 두 배우. 다행히도 임지연의 어머니는 딸을 자랑스러워했다.
 
"어머니가 김 감독님 작품을 좋아하고 승헌 오빠도 좋아해요. 옆에서 믿음을 많이 주셨죠. 얼마 전에 영화를 보셨는데, '예쁘다'고 격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제가 자랑스럽대요.(웃음)"
 
◇임지연에게 롤모델은 없다. 자신의 색깔이 없어질까봐가 그 이유다 (사진제공=호호호비치)
 
◇존경하는 전도연..하지만 롤모델은 없다
 
아직은 신예의 허물을 벗지는 못했다. 앞으로의 행보에 따라 위상은 점점 더 변화할 예정이다. 임지연이 꿈꾸는 톱스타 혹은 롤모델이 있을까.
 
한참을 고민해도 입을 떼지 못했다. "롤모델을 정하면 꼭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게 돼요. 그러면 색깔을 잃어버릴까봐 걱정이에요. 전도연 선배를 존경하기는 해요. 하지만 롤모델, 닮고 싶은 사람은 없어요."
 
◇쉬고 싶은 임지연은 혼자서 동남아시아 여행을 가고 싶어했다. 풍경이 아름다운 베트남을 추천한다 (사진제공=한진관광)
 
◇받고 싶은 선물
 
영화가 개봉하고 임지연은 더욱 바빠졌다. 온갖 처음 해보는 행사에 불려다니고 있다. 인터뷰도 수십 매체와 진행한다. 이른 아침에 샵에 가서 얼굴을 치장하고 쉼 없이 행사를 다닌다. 심신이 조금은 지쳤다고 한다.
 
어떤 선물을 원하냐고 물어봤다. "이거는 말하면 안 돼"란다. 뭐길래. 궁금했다. 그러니 "저를 향한 좋은 평가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너무도 진부한 답변을 꺼냈다.
 
"이미 난리가 났으니, 다른 선물을 원해라"고 말했다. 그러니 부끄럽다는 듯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여행이요. 동남아시아 쪽으로 혼자 가고 싶어요. 쉬고 싶다는 느낌으로. 좋은 곳좀 추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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