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이건희 회장 입원 이틀째..삼성 '비상'
2014-05-12 19:01:08 2014-05-14 10:55:28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지난 주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했습니다. 상황이 상당히 급박했다고 하는데요. 이 회장의 건강 악화설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 만큼 그의 건강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산업부 임애신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어제 새벽이죠. 이건희 회장이 한남동 자택 근처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구요.
 
기자: 이건희 회장이 지난 10일 심근경색으로 쓰러졌습니다. 심폐소생술이 필요할 정도로 위중한 상황을 겪은 점과 함께 이례적으로 삼성서울병원이 아닌 자택 인근의 순천향대병원으로 향했다는 점은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짐작케 합니다. 10일 밤 11시 이 회장은 호흡 곤란 증상으로 인해 순천향병원 응급실로 이동했습니다.
 
도착 직후 심장마비 증상이 나타나 심폐소생술 등의 응급조치를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 심장 상태가 호전돼 일원동에 있는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은 "관상동맥을 확대하는 스텐트 시술을 성공적으로 했다"면서 "현재 안정된 상태에서 회복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회장은 현재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있는데요.
 
극소수의 관계자들만 출입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창문도 두꺼운 커튼과 블라인드 등으로 차단돼 내부를 통제했습니다.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 등 가족들이 이 회장 병상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미국 출장 후 귀국해 바로 병원을 찾았으며, 업무를 위해 회사와 병원을 오가고 있습니다.
 
앵커: 이 회장이 스텐트 시술 이후 약물 치료와 저체온 치료를 받으며 회복 중이라구요. 오늘 아침에는 심폐기능을 돕기 위해 착용했던 보조장치 에크모도 제거 했다구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오전 8시30분쯤 심장 기능이 회복됐다는 판단에 따라 에크모를 제거했습니다. 에크모는 심폐소생술 후에 심장의 기능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어 이를 유지하기 위한 심장보조장칩니다. 에크모는 제거했지만 저체온 치료는 계속하고 있습니다. 저체온 치료는 수면상태에서 체온을 떨어뜨려 대사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신체 안정을 되찾게 합니다.
 
저체온 치료를 시작한 첫 24시간 동안은 정상 체온보다 낮게 유지한 후 그 다음 24시간은 정상 체온으로 서서히 끌어올리는 겁니다. 체온이 내려가기 되면 통증이 수반되는데요. 진정제 등을 투약해서 깊은 수면 상태를 유도합니다. 따라서 이 회장의 의식 회복 여부는 저체온 치료가 끝나는 내일 오전쯤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 회장 건강 악화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기자: 이 회장은 올해 만으로 72셉니다. 지난 1999년 폐질환 수술을 받은 이후 호흡기 질환을 앓아 왔습니다. 지난해에도 폐렴 증세로 건강 악화설이 돌기도 했는데요. 이번에 심근경색까지 발병하며 건강이 더 심각해졌다는 게 의료계의 중론입니다. 이 회장 심장마비 원인으로 지목된 심근경색은 한국인의 돌연사 원인 가운데 비중이 가장 높은 질환인데요.
 
주변의 관상동맥 혈관이 막히면서 심장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심장 근육의 조직이나 세포가 괴사하게 됩니다. 특히, 스텐트 시술만으로 좁아진 관상동맥 혈관이 다시 확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임시 조치인데요. 따라서 의료진들은 시술한 스텐트가 자리를 잘 잡았는지 여부와 혈전을 막는 항응고제의 부작용, 합병증 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관건은 뇌기능입니다. 심장마비 후 즉각적인 심폐소생술이 이뤄졌지만 뇌기능 손상도 배재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이 회장의 갑작스러운 입원으로 삼성 그룹도 비상이었을 것 같은데요. 어제 오늘 어떤가요?
 
기자: 삼성그룹은 이 회장의 갑작스런 입원으로 어제 긴박한 모습이었지만 오늘은 다소 안정을 찾은 모습입니다. 삼성은 이 회장의 갑작스런 건강 악화 속에서도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입니다. 어제부터 경영권 승계가 임박했다, 그렇지 않다 갖은 설이 나돌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삼성은 이 회장 건강과 경영과의 무관함을 강조하며 시장의 불안을 잠재웠습니다.
 
이 회장이 그동안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고, 개인 건강 문제로 입원한 것이기 때문에 경영과는 무관하다는 겁니다. 실제 삼성 임직원들은 평소대로 회의를 진행했으며, 비상 회의는 따로 갖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매주 수요일 열리는 삼성 계열사 사장단 회의도 정상적으로 개최될 예정입니다.
 
앵커: 실제 재계 안팎에서는 경영 승계와 삼성그룹 지배 구조에 대한 큰 그림이 이미 확정됐고, 세부적인 프로세스만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이 회장의 건강 이상이 감지되기 전부터 삼성그룹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이에 대한 대응책을 가지고 있다는 게 재계의 이야깁니다. 삼성SDS 상장과 합병 등 그동안 진행해왔던 사업 조정을 비롯해 향후 지분 정리까지 이미 이 회장이 중장기적인 계획에 대한 결재를 마쳤다는 겁니다. 외신들도 이 회장의 소식을 신속히 전하고 있는 가운데, 이 회장의 부재가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오너와 전문 경영인 간의 관계 정립이 확고하기 때문에 애플처럼 흔들리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 같은 징후는 주식시장에서도 감지됩니다. 이 회장의 건강 악화에도 불구하고 삼성 관련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삼성전자(005930)삼성생명(032830)이 4% 전후로 상승한 가운데 호텔신라와 삼성물산이 2%대 상승했습니다.
 
이 회장의 건강악화가 처음이 아닌 데다 최근 경영 승계가 차근히 진행되는 등 큰 리스크는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경영 승계가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관련 계열사주들이 강세를 띠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앵커: 이 회장이 건강을 회복할 수 있을지 오늘 내일이 관건일것 같네요. 오늘 소식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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