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양상문 LG 감독, 결국 '할만한 사람'이 됐다
2014-05-12 11:07:11 2014-05-12 11:11:41
◇LG트윈스 신임 감독으로 선임된 양상문 전 MBC스포츠플러스 야구 해설위원. ⓒNews1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지난달 23일 이후로 18일 동안 비었던 LG의 감독석 새 주인은 양상문(53)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됐다. 계약금 포함 총액은 2017시즌까지 모두 3년6개월간 13억 5000만원이다. 양 신임감독은 오는 13일 잠실 롯데전부터 지휘봉을 붙잡을 예정이다.
 
18일이란 기간이 긴 기간은 아니지만,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LG의 새로운 감독후보로 오르내렸다. 뜬소문도 매우 많았고 감독 선임 및 선임 이후 전망에 대해 여러가지 시나리오 그리기가 횡횡했다.
 
이번 선임은 양 위원이 지난 4년 동안(2002~2003시즌, 2007~2008시즌) LG의 투수코치를 맡아 LG를 잘 알고, 성품이 온화해 선수들에게 지지를 받으며, 장기간 방송국 해설위원의 활동을 거치며 많은 팀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꼼꼼하게 지켜봐온 점을 높이 평가한 결정으로 보인다.
 
◇프로 코칭스탭 14년, 국가대표 투수코치, 야구 해설위원
 
김기태 감독이 지난달 23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스스로 사의를 밝혔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하는 엔트리 상의 LG트윈스 항목에는 그간 김기태 감독 이름이 계속 남았다. 이는 LG가 김 전 감독 복귀를 최우선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LG트윈스가 속한 LG스포츠도 엄연한 기업이다. 모든 기업이 그렇듯 '최악의 상황'은 대비를 해야만 했다. 조계현 수석코치가 임시로 팀을 이끌긴 했지만 여러 야구인을 차기 감독 후보군에 올려뒀다. 김 전 감독이 지난 3일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떠나며 연락이 두절되자 이같은 움직임은 빨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 위원이 감독으로 낙점된 이유에는 풍부한 경험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 위원은 프로 코칭스탭 경력이 14년에 달하며, 국가대표 투수코치 및 방송사 야구 해설위원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경력 측면에서 부족함이 없다.
 
신임 양 감독은 선수를 은퇴한 후 바로 1994년 친정팀 롯데에서 투수코치 생활을 시작해 14년동안 지도자 생활을 역임했다. 2002~2003년과 2007~2008년엔 LG에서 투수코치 생활을 했고, 2004~2005년에는 롯데의 감독을 2년간 맡았다.
 
특히 롯데 감독 기간 중에는 '8888577'로 일컫는 암흑기에 탈꼴찌를 이끌었다. 감독 첫 해는 8위로 마쳤지만 한해 경험을 쌓자 5위로 끌어올린 것이다. 이는 리그 최하위로 처진 LG로서는 절실히 필요한 능력이다.
 
국가 대표팀 지도 경력도 있다. 2006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대표팀 코치, 2009·2013 WBC 투수코치 등을 맡은 적이 있다.
 
최근 야구계를 떠나있었지만 방송사 야구 해설위원을 맡아 꾸준히 야구장을 출입했다. 객관적 시선으로서 모든 팀을 아우르면서 살폈을 기회다. 양 감독은 미국 메이저리그 중계 해설도 맡은 바 있다.
 
◇LG를 잘아는 감독..두 번의 LG 코치 경력
 
풍부한 경력도 좋지만 LG와의 접점이 있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어 금상첨화다.
 
시즌 도중에 감독 자리에 오를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전임 감독의 갑작스런 사퇴에는 구단의 내부 갈등이 적잖을 확률이 높고 적어도 사퇴 이후의 조직력 붕괴가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당장 올시즌을 치러야만 한다. 조직력 확보와 갈등 봉합은 커녕 선수 파악도 되지 못한채 경기를 치러야 한다면 시즌을 꾸리기 어렵다.
 
그런 사항에서 본다면 양 감독은 LG로서는 적합한 인물이다. 양 감독은 LG 선수 출신은 아니나 LG에서 2002~2003년, 2007~2008년, 모두 4년에 걸쳐 코치를 맡았다.
 
프로야구단 특성상 인적 구성은 빈번히 변화하지만 그래도 주전급의 변화는 드물다. 특히 LG는 수년동안 팀의 주축 선수들이 거의 바뀌지 않았다. 수년간 하위권에 머무르며 유망주는 꾸준히 수집했지만 이들의 성장속도는 더뎠다.
 
적어도 LG의 단점이 양 감독의 감독 적응엔 도움될 것으로 보인다. 그가 4년간 맡아 직접 지도한 투수는 물론 프런트나 코치, 야수와도 친숙해 시행착오의 기간이 적을 수밖에 없다.
 
프로스포츠 특성상 1군의 성적 정상화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게다가 아무리 퓨처스(2군) 등의 유망주들을 육성하려고 해도 1군의 성적이 도출되지 않는다면 기회가 사라질 수도 있다.
 
LG와의 오랜 인연이 있고 선수단 신망이 두터운 신임 양 감독 취임은 그래서 LG가 택할 수 있는 최상의 카드다. 2군감독과 방송국 해설위원 경험도 있기에 유망주를 살피는 눈도 나쁘지 않다. 현재로서는 빠르게 1군의 성적을 안정화하고 이후로 팀의 장기적 마스터플랜 구축을 꾀할 최상의 선택인 이유다.
 
◇무너진 투수진..투수 출신 감독에 기대
 
LG는 지난해 11년만에 4강에 오르면서 시즌을 마무리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급격히 흔들렸다. 이는 마운드의 모습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에는 팀 평균자책점 1위(3.71)로 최고의 기량을 펼쳤지만 올해는 이상하리만치 빠르게 투수들이 무너졌다. 12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은 5.11로 9개팀 중 7위다.
 
이ㅇ; 대한 분석은 많지만 가장 설득력이 있는 것은 차명석 투수코치(현 MBC SPORTS+ 해설위원)의 부재다. 지난해 마운드를 재건한 인물로서 능력과 성품이 모두 돋보였던 인물이나 지난 시즌을 끝으로 LG를 떠나면서 팀의 투수진은 매우 빠르게 무너졌다.
 
양 감독은 LG가 12년(2002년·김성근 현 고양원더스 감독)만에 부른 투수 출신 감독이다. 현역 선수 시절에도 그는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선수를 떠난 이후 불러주는 곳이 더욱 많다. 국제대회마다 매번 감독은 바뀌어도 국가대표팀 투수코치로 꾸준하게 부름을 받았을 정도다.
 
게다가 양 감독은 차 위원과 친분이 두텁다. 차 위원이 LG의 코치를 맡았을 시절 "양상문 감독님을 롤모델로 삼아왔다. 힘들 때마다 감독님과 이야기하곤 했다"고 밝혔을 정도다. 이번시즌 무너진 LG 투수진 재건에 양 감독과 차 위원의 친분도 큰 도움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