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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국야구 팬들)②다나카 요시에 "NC의 4강을 기원"
2014-04-30 11:30:00 2014-04-30 11:30:00
◇NC다이노스의 일본인 팬 다나카 요시에(田中良枝) 씨가 마산야구장의 '다이노스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기자가 지인들에게 "NC다이노스도 외국인 열성팬이 있더라"라고 말하니 상당수는 믿지 못했다. 이제 1군 진입 2년밖에 안된 팀에 외국인 팬이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 것이다.
 
지인들은 "창원이 공업도시이다보니 한국에 일하러 온 외국인이 많을텐데 그런 외국인 팬이냐", 혹은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이냐" 는 등의 질문을 하곤 했다.
 
하지만 기자가 만난 다나카 요시에(田中良枝)는 일본 후쿠오카에 거주하는 회사원이자 순수한 일본인이다. 
 
<뉴스토마토>는 지난 4~5일 NC의 2014시즌 개막 3연전의 초반 이틀동안 마산야구장에서 다나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한국어로 이루어졌고 이후 이메일과 전화를 통해서 보충 질의를 거쳤다.
 
◇김태군 선수 팬으로 시작해 NC의 팬으로
 
일본인 다나카가 NC 팬이 된 것은 김태군(24·포수) 때문이다.
 
한국어를 수년간 배웠고 야구를 좋아하던 그는 2006시즌 후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LG트윈스 팬이 됐다. 후쿠오카를 연고지로 하는 소프트뱅크 호크스 팬이던 그는 후쿠오카가 속한 큐슈의 미야자키서 진행된 교육리그를 수시로 방문했고, 이곳에서 열린 LG의 연습경기를 보다가 LG의 팬이 됐다.
 
그중에서도 포수 김태군에 대한 열렬한 팬이 됐다.
 
다나카는 "많은 여성 팬들이 그런 것처럼 김태군에게 관심을 가진 시작은 외모였다. 듬직하게 잘 생겼고 체격도 꽤 좋다. 그리고 원래 포수란 위치가 좋았던 점도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눈에 띄었다"면서 김태군에 호감을 느꼈던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LG에 속해 뛰던 당시) 김태군이 붙박이 1군 선수는 아니었다. 다만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 일본으로 돌아와 인터넷의 기사를 보며 성실한 선수라고 믿었다"며 "포수로 나올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렇기에 언젠가 빛을 볼 수 있는 선수란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부산고 출신으로 2008년 LG의 2차3순위 지명을 받아 입단한 김태군은 이후 2012년 11월15일 LG에서 NC로 소속을 바꾸게 됐다. LG는 포수로 성장세가 더딘데다 병역 문제가 있는 김태군을 기다리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LG는 NC의 1군 진입 직전 실시됐던 특별 지명에서 보호선수로 김태군을 붙잡지 않았고 NC는 그를 LG에서 데려왔다.
 
김태군의 이적은 다나카에게도 응원팀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는 "LG도 좋은 팀이고 김태군이 아니라도 성실한 좋은 선수들이 적잖았다"면서도 "고민 끝에 김태군을 따라 NC로 응원팀을 바꾸기로 했다"고 회상했다.
 
다나카에게 응원팀을 바꾼 이후의 변화를 질문했다. 그는 "이유는 모르겠는데 이제는 김태군은 물론 다른 선수에게도 정이 가고 관심이 꽤 생긴다"고 말했다.
 
◇김태군. (사진제공=NC다이노스)
 
◇SNS로 한국의 NC 팬들과 빈번하게 소통
 
다나카는 외국인 한국야구 팬들의 일반적인 모습과 일치했다. 한국어로 기사 독해가 거의 가능할 정도의 언어 실력이 있고, 본래 야구를 무척 좋아하며,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
 
다나카는 여기에 더해 특별한 점이 있다. SNS를 통해 한국인 NC 팬들과 직접 소통한 것이다. 한국어를 구사할줄 안다는 점을 토대로 커뮤니티에 스스로 먼저 가입해 활동했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물론 한국의 미투데이도 이용했다. 친해진 팬과의 일상 교류를 위해서는 라인과 카카오톡을 활용했다.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야구팬과 다른 점이 없다.
 
다나카는 "하카타역에서 판매직으로 근무하다보니 야구를 할 때 업무를 해야할 경우도 적지 않다. 인터넷으로 경기를 보고 기사와 정보를 늘상 접하다 보니 한국인 팬들과도 친해졌다. 연습경기나 팬미팅 중 들리는 뒷이야기, 선수에 대한 재밌는 얘기 등을 팬들을 통해 듣는다"며 "NC로 인해 만난 한국인 팬들이 정말 많다. 직업 특성상 NC가 4강에 가도 시간을 빼기 어려워 한국 오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시즌 끝난 후라도 마산을 찾아갈까 싶다"고 웃어보였다.
 
김해공항에서 마산야구장을 스스로 찾아가는 것은 외국인에게 쉽지 않았지만 즐거운 추억이었다. 모르는 것은 한국 지인에게 물어 해결했고, 결국 헤매지 않고 길을 찾을 수 있었다. 
  
◇다나카 요시에(田中良枝) 씨는 한국 야구팀과 선수를 좋아하는 외국인 팬으로서 매우 활발하게 SNS로 교류하고 있었다. 다음은 그동안 다나카씨가 자신의 SNS에 게재한 편집 이미지 일부. (정리=이준혁 기자)
 
◇소프트뱅크 팬으로서 보는 이대호 그리고 한국의 다른 팀
 
큐슈 최대 도시인 후쿠오카는 한국인들이 손쉽게 갈 수 있는 일본 남부의 도시다. 
 
후쿠오카를 연고로 하는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올해 이대호를 영입하면서 많은 한국인에게 친숙해졌다. 
 
이대호는 소속팀의 확실한 4번타자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소프트뱅크 팬들도 이대호에게 기대가 크다.
  
이대호에 대한 현지 반응에 대해 물어봤다. 그는 "소프트뱅크에 올시즌에 왔지만 이미 인기가 좋은 선수다. 일본 적응은 이미 됐고 당연히 야구 실력도 좋고 열심히 하는 강타자"라면서 "소프트뱅크로 와서 좋다. 올해 잘 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국 야구와 일본 야구에 대해 느끼는 차이가 있을까. 그는 "야구경기가 없는 월요일이 심심하단 점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같다"고 웃었다.
 
이어 "사실 나로서는 크게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한국 선수의 체격이 일본 선수들의 체격보다 듬직하고, 포수가 마운드의 투수와 이야기할 때 한국에선 포수만 나오지만 일본은 내야수도 와서 한마디씩 격려하는 정도, 그 정도 외에는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다나카는 올시즌 다시 NC의 홈경기를 오려 한다. 여름 휴가철 성수기 이후 NC의 4강 진출 윤곽이 드러날 때 쯤으로 시기를 잡고 있다.
 
NC가 잘하면 좋겠지만 설령 못해도 오고 싶다고 한다. 여기에다 하나 더 바라는 게 있다.
 
그는 "당연히 야구 잘하는 선수가 좋다. 하지만 건강하게 꾸준히 나오는 선수들이 됐으면 한다"며 "한 시즌 내내 안 아프고 경기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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