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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에 돈 준 건설업자, "돈 두고 나오는 것 원장님이 보고 있었다"
황보건설 대표 법정 출석해 진술..객실 침실에 놓고 나와
정광수 前 산림청장,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는 일면식도 없다"
2014-04-22 10:09:53 2014-04-22 10:14:16
[뉴스토마토 박중윤기자]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과 별개로 '개인비리' 사건에 대해 재판중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63)의 항소심에서 황보연 황보건설 대표(62)가 자신이 직접 원 전 원장에 금품을 건넸다고 증언했다.
 
21일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재판장 강영수) 심리로 열린 원 전 원장의 알선수재 항소심 공판기일에서 황씨는 "약속시간 전에 미리 찾아 뵙고 와인박스에 넣어 약속된 객실의 침실 문 옆에 두고 왔다"며 "이 과정을 원장님은 소파에 앉아서 보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황씨는 금품을 건냈다고 한 장소가 일반객실이냐는 변호인 측의 질문에 "금품을 건넨 객실은 롯데호텔 내에 사용되는 국정원 '안가'라고 생각했다"며 "원장님이 항상 먼저 기다리고 계셨고 (계신 것을) 확인한 후에 방문했다"고 덧붙였다.
 
또 사건의 결정적 증거인 황씨의 수첩이 같은 기간 두 개가 사용된 것에 대해 변호인 측이 위조 가능성을 제기하자 황씨는 "하나는 제가 쓴 것이고 하나는 비서가 같은 내용을 그대로 정리한 것이다. 이 후에는 비서가 정리한 것만 사용했다"라며 부인했다.
 
이날 정광수 전 산림청장(61)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전 청장은 원 전 원장으로부터 홈플러스 연수원 신축공사에 필요한 산림청 인·허가를 내달라는 연락을 받고 인·허가를 내준 의혹을 받고 있다.
 
정 전 청장은 "원 전 원장과는 일면식도 없다"며 "원 전 원장 같은 분이 개인적 청탁을 했다면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는데 기억을 못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증언했다.
 
정 전 청장은 또 홈플러스 회장 이모씨와 산림청 인·허가에 대한 면담 자리에 대해서 "홈플러스 회장쯤 되는 사람이 저를 만나는데 국정원장이 주선해야 할 필요도 없다"며 원 전 원장과는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변호인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김중겸 전 현대건설 사장과 모 일간지 부회장 송모씨도 증인으로 신청됐지만 불출석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2일 공판기일을 한번 더 갖고, 이어 23일에는 변호인 측이 지난 공판준비기일에서 신청했던 롯데호텔 현장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원 전 원장은 재직 당시인 2009년 7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황씨로부터 홈플러스 연수원 신축공사 수주 인·허가 청탁 명목으로 현금 1억2000만원과 미화 4만 달러, 순금 20돈 십장생, 스와로브스키 호랑이 크리스탈 등 모두 1억69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 1월22일 현금 1억2000만원과 미화 4만 달러를 받은 부분에 대해 혐의를 인정하고 원 전 원장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6275만2000원을 선고했다.
 
원 전 원장은 지난 18대 대선을 앞두고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법원종합청사(사진=뉴스토마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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