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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간 고용 혜택..고용부 "총수 감옥행과는 별개"
2014-04-18 17:15:29 2014-04-18 17:19:33
[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고용노동부가 올해로 네 번째 선정한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중 한해만에 500명 이상을 고용,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쏘테크 등이 주목을 받고 있으나 함께 선정된 일부 대기업들의 경우 의혹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까다로운 과정을 거쳤다고 하는데도 선발된 대기업들중 일부는 경영상의 각종 비리에 연루돼 조사를 받거나 총수가 구속된 기업이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지난해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한 고용창출 100대기업을 18일 선정·발표하고 이들 기업에 대해 세무조사와 근로감독을 면제한다는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규모와 업종, 소속 지역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중앙부처와 자치단체 등이 제공하는 총 114개의 혜택을 주는 것이어서 '엄격한' 선발 과정이 선행됐다.
 
먼저 고용이 증가한 1만7675개 기업중 상위 510개를 후보군으로 좁히고, 이들 기업에 대한 실무위원회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기업들의 공정거래법, 노동관계법 등 고용노동관계 법률 위반 내역과 신용불량 등이 검토됐다.
 
고용부는 실무위원회를 거쳐 우선 상정된 379개 기업들중 209개를 후보기업으로 추려 현장실사를 벌였다. 이 가정에서 임금 등 고용의 질이 낮은 기업을 뺐고, 마지막으로 노동계와 경영계, 학계와 정부 등에서 온 6인이 참석한 선정심사위원회를 열어 100개 기업을 최종 선정했다.
 
그럼에도 부적절한 경영상의 행위로 조사를 받거나 구속된 총수가 있는 일부 기업들이 빠지지 않은 것.
 
우선 지난해 7월 구속 수감된 뒤 현재는 집행정지를 받고 병상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이재현 회장이 총수로 있는 CJ그룹에서 CJ제일제당(097950), CJ올리브영, CJ(001040)푸드빌, CGV 등 4곳이 선정됐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News1
 
한화그룹에서도 계열사중 한화케미칼(009830), 한화손해보험(000370) 등 2곳이 선정됐다. 부실 계열사를 부당 지원하는 등 혐의로 4년간 법정 공방을 벌이다 지난 2월 풀려난 김승연 회장이 총수로 있는 곳이다.
 
수백억원대 회사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 받고 옥살이중인 최태원 회장이 총수로 있는 SK그룹에서도 SK케미칼(006120), 서비스(990026)탑, 서비스(990026)에이스 등 3개 계열사가 선정됐다.
 
이들 계열사들 가운데 일부는 해당 재벌 총수들의 실제 경영 여부 등과 관계없이 거액의 연봉을 챙겨준 것으로 드러나 최근 사회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와 관련 고용부는 "고용창출 선정과 오너 처벌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고용부 노동시장정책과 관계자는 "총수 개인이 아닌 법인의 위법 내역이 선정시 제외 대상"이라며 "법인 자체들은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고용부 다른 관계자는 "고용창출 우수기업 선정에 따라 제공되는 각종 지원들중 다수가 중소기업을 향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무조사(1년)나 근로감독(3년) 면제 등 혜택은 대기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세무조사 유예기간이 지방소재 중소기업에서 1년 더 길기는 하지만 예외는 아닌 것.
 
이밖에도 고용창출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기업들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국세청 등 11개 중앙부처에서 제공하는 고용창출 투자세액공제, 신용평가 및 보증, 금리 등에서도우대를 받고, 수출역량강화사업 지원업체 선정 시에도 가점, 산재예방시설·장비 구입자금 지원 등의 파격적인 혜택을 누리게 된다.
 
소속 지역에 따라서는 고용우수기업 보조금을 지급 받거나 지방세 세무조사 3년 유예, 신용보증 수수료 감면 등 각종 추가적인 우대 대상이다.
 
이와 함께, 고용창출 우수기업 선정 과정에서 규모에 따른 '기계적인 중립' 방식을 바꿔 중소·중견기업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기업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용창출 우수기업에 제공되는 각종 혜택들의 본래 취지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 규모의 기업들을 지원하는 데 있다"며 "선정 결과를 일회성 홍보용으로 쓰는데 그칠 수 있는 대기업보다 혜택에 따른 실질적 체감효과가 높은 중소, 중견기업을 더 많이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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