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지난해 여름부터 신흥국 시장에서 자산 매도세를 보였던 글로벌 투자자들이 다시 신흥국 투자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31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 조사를 인용해 미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출구전략(테이퍼링)이라는 악재에 부딪혔던 신흥국 통화들이 최근 랠리를 기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우크라이나 위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신흥국 경제가 다시 균형을 잡고(rebalancing) 선거로 개혁의지가 강한 정부가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 가치는 최근 급등하면서 올초대비 7% 상승했고, 인도의 루피화와 브라질의 헤알화도 각각 올초대비 3.2%와 3.9%씩 올랐다. 이들과 함께 '취약 5개국(fragile five)'로 묶이는 터키의 리라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 역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상승세를 기록했다.
◇달러/인도네시아 루피아 환율 변화(자료=야후파이낸스)
지난주 국제금융협회(IIF)는 신흥국의 자금흐름을 추적한 결과 지난달 30개국에서 390억달러가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월 250억달러 및 1월 50억달러였던 자금유입량과 비교했을 때 크게 늘어났다.
마노즈 프라드한 모건스탠리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기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러시아에 대한 제재 위협도 줄어들고 있다"며 "투자자들 역시 이제 연준의 테이퍼링 확대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라드한은 또 "가까운 시일 내에 (신흥국의) 펀더멘털이 경제를 지지해줄 것으로 기대하면서 투자자들의 기조가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FT는 그동안 신흥국에 인색했던 모건스탠리의 평가 변화가 특히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취약 5개국'이라는 용어를 만들며 지난해부터 신흥국에 대한 부정적(bearish) 전망을 이어온 바 있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이번에도 신흥국 시장의 단기 안정이 장기적 턴어라운드로 오판되지 않도록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월가 주요 기관들의 신흥국에 대한 전망은 계속해서 엇갈리고 있다.
코메르츠방크 소속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이제는 투자자들이 연준의 테이퍼링과 신흥국의 정치적 불안에 대한 리스크를 모두 소화시켜야 할 때가 됐다"며 신흥국 지역통화채권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반면 씨티그룹은 "신흥국 시장에는 아직 외적인 취약성이 남아있어 현재의 자금흐름 개선은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며 "향후 미국에서 기준금리를 상향할 경우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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