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월드컵은 되는데 WBC는 안돼"
2009-03-04 06:32:33 2009-03-04 06:32:33
'월드컵축구는 되는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은 안된다'

오는 5일 개막하는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대회의 지상파 생중계가 무산될 위기에 놓인 가운데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WBC가 보편적 시청권의 대상이 아니다"고 밝혀 중재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방통위는 "현행 방송법이 규정한 보편적 시청권 대상은 월드컵축구대회와 올림픽 등 두 개 국제스포츠행사"라며 "WBC는 대상이 아니어서 현재 마찰을 빚는 IB스포츠와 지상파 방송국간 중계료 협상에 개입할 수 없다"고 4일 밝혔다.

독점중계권을 가진 IB스포츠와 지상파 방송국 간의 협상은 철저한 계약논리에 따라 지상파 중계 여부가 결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방송법 76조는 '보편적 시청권 보장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체육경기대회와 그 밖의 주요 행사를 고시해야 하며 일반 국민이 이를 시청할 수 있도록 중계방송권을 다른 방송사업자에게도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차별 없이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보편적 시청권 대상은 방송법 시행령에 전체 가구 수의 90% 이상 가구가 시청하는 행사로 규정돼 있으며 이를 어기면 서면신고와 방송분쟁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과징금을 물게 된다.

월드컵의 경우라면 특정 방송매체가 독점중계권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다른 방송사업자가 방송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반면 WBC나 아시안게임 등은 독점업체가 과도한 중계료를 요구하더라도 어떠한 제재를 받지 않아 다른 방송사의 중계가 불허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보편적 시청권 대상에 WBC 등이 제외된 것에 대해 "월드컵과 올림픽은 자타가 공인하는 지구촌 스포츠인 반면 WBC는 몇 개 국가만 참여하고 세계적인 관심도 적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지나치게 자의적'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2005년 1회 대회 때 보여준 국민적 관심도가 월드컵에 못지않았고 국내 야구팬과 축구팬의 수가 엇비슷한 상황에서 월드컵과 WBC를 차별하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야구팬은 "올림픽에서 우승한 야구대표팀 경기가 월드컵 예선통과에도 허덕이는 축구대표팀 경기보다 국민적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면서 "세계적으로 얼마나 시청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자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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