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초당정치 펠로시가 `걸림돌'
2009-03-04 06:27:19 2009-03-04 06:27:19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경제 위기 해법에 몰두, 공화당을 상대로 유연한 초당적 정치를 내세우고 있지만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대야 강경 노선을 고수하고 있어 초당 정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전했다.

3일 뉴스위크에 따르면 미 펜실베이니아주 찰리 덴트 하원의원(공화)은 공화당내 `매버릭' 성향의 중도파로 분류되는 인물로 오바마의 대규모 경기부양 법안이 상정됐을 때 공화당 지도부 노선과 달리 지지표를 던지고 싶었다.

덴트 의원은 오바마가 초당적 협력 정치의 일환으로 `구애 작전'을 펼친 대표적인 공화당 의원 중 한명이지만 결국 경기부양 법안에 반대표를 던지게 됐는데 반대표를 던진 이유는 오바마가 아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공화당내 관심 사안이든, 특정 현안이든 상관없이 공화당의 입장이나 의견을 거의 들으려 하지 않고 무시해 버리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공화당 의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는 취임식 직후 백악관에서 `슈퍼볼' 경기를 관람하는 현장에 덴트 의원을 비롯한 공화당 의원 6명을 초대해 극진하게 대접했다. 당시 경기부양 법안 상정을 앞둔 시점에서 공화당측의 지지를 얻기 위해 부인 미셸 오바마와 두 딸까지 동원,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햄버거와 핫도그가 나온 저녁 식사 자리에서 오바마는 오트밀 쿠키를 직접 들고 다니며 덴트 의원 등에게 `접대'까지 했고 미셸은 덴트 의원의 부인과 직접 환담을 나눴다. 오바마의 두딸 사샤와 말리아는 덴트의 자녀와 닌텐도 위 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덴트는 미국 대통령의 극진한 대접을 받고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라고 말했지만 오바마는 결국 덴트의 지지표를 얻어내지 못했다.

미 정계에선 펠로시 하원의장이 없었다면 덴트가 법안을 적극 지지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덴트 의원은 최근 개인적인 현안을 놓고 펠로시와 얘기할 자리를 마련하고 싶어했지만 펠로시는 단호히 거부했고 덴트 뿐 아니라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같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경기부양 법안이 상정됐을 때 펠로시는 신속한 통과만을 촉구하며 공화당의 토론이나 대화 제의를 차단해 버렸고 오바마의 초당적 정치 노선을 공유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였다.

오바마와 펠로시는 서로 존중하는 사이로 알려졌고 오바마의 의회 연설때 펠로시는 시도때도없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오바마에 대한 기립 박수를 유도, `팝업(POP-UP) 펠로시'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펠로시가 공화당에 대한 냉소적 태도와 입장을 견지하면서 펠로시와 오바마의 보좌관들 간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고 미 정가 소식통들은 전했다.

오바마와 펠로시의 개인적 친분 관계와는 별도로 정치 현장에서는 서로 친구인지 적인지 구분이 안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계 일각에선 펠로시의 대야 강경 노선이 오바마가 유연한 통합 정치를 구사하는 데 오히려 일조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다. 펠로시가 공화당을 무시하는 입장을 취하게 됨으로써 초당적 정치가로서의 오바마의 입지와 이미지를 더욱 굳혀주는 반사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논리다.

정치 전문가들은 그러나 펠로시가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는 게 오바마를 위한 게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공고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펠로시는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 등 백악관 참모들이 의원들과 접촉할 때 사전에 자신에게 미리 통보하도록 강력하게 요구하는 등 백악관의 대의회 정치 활동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뉴스위크는 "오바마와 펠로시는 지금의 정치 현실에 비춰 서로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고 오바마로선 펠로시의 입장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에 백악관과 민주당간의 조율 관계가 더욱 주목된다"고 전망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