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아르헨티나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무디스는 전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세계경제위기로 인해 정부의 세수입이 크게 감소하고 국제유가 하락으로 베네수엘라의 오일달러 지원이 축소되면서 아르헨티나가 내년 중 디폴트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무디스는 "현재의 세계경제위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아르헨티나는 올해와 내년 중 갚아야 할 채무를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면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부가 정부지출 및 외채 증가로 엄청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르헨티나는 올해 만기 180억달러, 내년 만기 200억달러의 외채를 상환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세수는 15% 줄어들었으며, 올해 들어서도 지난 1월 세수가 지난해 1월에 비해 26.7%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제 곡물가격이 지난해 6월 이후 40% 이상 떨어지는 등 세계경제위기가 불러온 농축산물 국제가격 하락과 수출 감소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증시의 메르발(Merval) 지수가 전날 7.41%나 폭락하는 등 외화 유출도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여기에 50년만에 최악의 가뭄 사태까지 겹치면서 2007~2008년 곡물 수확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1년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1440억달러의 외채에 대해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을 선언한 전력 때문에 국제금융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그나마 지난 수년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오일달러를 풀어 재정지원을 해준 것이 아르헨티나에게는 거의 유일한 외화 조달원이자 2003~2007년 사이 연간 8~9%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베네수엘라 자체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차베스 자금'에 계속 기대를 걸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해 200억달러의 외채에 대해 상환 협상을 재개하고, 국제 채권국 그룹인 파리클럽에 대해 지고 있는 67억달러의 외채를 상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자본 조달의 물꼬를 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지난 주에는 2001년에 발행한 국채 66억달러의 상환기한을 2014년으로 연장하는데 성공했다.
아르헨티나 경제 전문가인 알레한드로 비니스키는 "외채 상환 재조정 협상이 원만하게 이루어지고 에너지 분야에 대한 정부보조금 삭감 등 정부지출 축소 조치를 취할 경우 아르헨티나 정부가 내년 만기 외채를 상환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도 외환보유액이 현재 470억달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디폴트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경제위기가 내년까지 파장을 미칠 경우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말한 "100년만의 최대 위기"가 디폴트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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