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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흔들리는 中 제조업..경착륙 불안감 엄습
HSBC 3월 중국 제조업 PMI 48.1..3개월째 기준선 하회
中 내수 시장 위축..경기 부양 카드 '만지작'
2014-03-24 15:04:51 2014-03-24 17:00:07
[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중국의 경착륙 우려가 재점화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춘제(설) 여파에서 벗어나는 3월 중국 제조업 지표가 올해는 예상 밖에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에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며 경기 불안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부양책에 나서 경제 성장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HSBC 제조업 PMI 8개월來 최저..생산·신규주문지수 '우울'
 
24일 HSBC는 3월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48.1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달의 48.5와 예상치 48.7을 모두 하회하는 것으로,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특히, HSBC 제조업 PMI는 경기 위축·확장을 가르는 기준선인 50선도 3개월 연속 하회했고, 하락세 역시 5개월 연속 지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세부 항목들도 신규수출주문지수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크게 악화됐다. 특히, 생산지수는 47.3으로 지난 2012년 9월 이후 18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신규주문지수 역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46.9를 기록해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다만 고용지수는 50선을 하회하기는 했지만 전달에 비해 두드러진 상승세를 나타냈다.
 
◇HSBC 중국 제조업 PMI 추이(자료=Investing.com)
 
◇내수 '찬바람'..정부 구조 개혁 여파 가시화
 
전문가들은 생산과 신규주문지수가 크게 악화된 만큼 내수 부진이 이날 지표 결과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진단했다.
 
취홍빈 HSBC 이코노미스트는 "내수가 또 움츠러든 가운데, 경기 부진이 광범위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수 부진은 정부의 경제 구조 개혁 등 정책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가 자국 경제 구조를 투자와 수출보다는 소비 중심으로 전환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일시적으로 내수 시장 역시 침체기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2월까지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 대비 11.8%로 지난 2004년 4월 이후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내수와 더불어 고정자산투자 증가율 역시 12년 만에 처음으로 17%대 수준을 보여 경기 회의론에 힘을 더했다.
 
앨리스테어 챈 무디스애널리틱스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둔화는 그간의 정부 긴축 움직임에 따른 것"이라며 "지난해 대출 촉진 등을 포함한 소규모 부양 조치가 나오기는 했지만 아직 그 효과가 경제에 전달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최근 위안화 약세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도 가시화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일각에서는 3월에 대체로 1~2월 지표 왜곡 현상을 초래하는 춘절·기저효과가 사라지는 만큼 이날 결과가 중국 경제의 장기적인 침체 신호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야오 웨이 소시에테제네럴 이코노미스트는 "보통 3월 PMI는 춘절 이후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반등하지만 올해 결과는 매우 실망스러웠다"며 "경기 둔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 확산..부양 기대 '솔솔'
 
앞으로도 중국 경제의 경착륙에 대한 불안감은 잠잠해지지 않을 전망이다.
 
심지어 최근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중국 상하이 태양광기업 차오리솔라를 시작으로 중국 기업들의 파산이 줄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 역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리커창 총리는 지난 21일 열린 국무원 회의에서 "중국 경제는 성장 안정화를 위협할 수 있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경기 하강 우려를 언급하기도 했다.
 
게다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잇따라 중국 성장률 전망치 하향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주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7.6%에서 7.3%로 낮춰 잡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도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7.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예상치 7.6%에서 하향 조정된 것이다.
 
다만 리커창 총리가 올해 성장률 목표치로 내세운 7.5% 달성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정부의 경기 부양책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민간 조사업체 차이나베이지북(CBB) 인터내셔널은 "1분기 경제는 직전분기보다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리 총리가 경기 활성화 조치를 내놓지 않는다면 중국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취홍빈 HSBC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날 결과는 앞으로도 중국 성장 모멘텀이 부진한 양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며 "정부가 성장 안정을 위한 정책들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정부의 경기 부양 조치에는 민간 투자 진입 장벽 완화, 지하철·공공주택·대기 정화 등에 초점을 맞춘 지출, 대출금리 자유화 등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부양책에 나서는 시점으로 올 2분기를 꼽고 있다. 빌 애덤스 PNC파이낸셜서비스 이코노미스트도 이날 지표 결과로 중국 정부가 오는 2분기와 3분기에 완화적인 경제 정책에 나서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장쯔웨이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당국은 올해 2분기에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인민은행(PBOC)은 지급준비율을 2분기에 50bp(0.5%포인트) 내린 후 3분기에도 추가 인하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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