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개 품목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예식업 소비자만 불리
2014-03-20 12:00:00 2014-03-20 14:22:59
[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여행서비스와 통신결합상품 등 최근 소비자의 불만이 많았던 44개 상품·서비스에 대한 분쟁해결기준이 새롭게 마련돼 오는 21일부터 시행된다. 그러나 그간 '횡포'로 불릴만큼 소비자 피해를 많이 유발한 예식업의 '위약금' 규정은 오히려 사업자에게 유리한 쪽으로 바꼈다. 
 
한복 상담을 받고 있는 예비 신랑신부.ⓒNews1
 
공정거래위원회는 20일 그간 사회적으로 문제가 돼온 국외여행, 통신결합상품 등 44개 품목의 피해배상과 품질보증기준을 개선·보완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오는 2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우선 소비자가 계약을 취소하거나 해지하면 불합리하게 위약금을 부담시키던 7개 업종의 분쟁해결기준이 정비됐다.
 
소비자가 여행을 취소하면 무조건 여행요금의 10% 이상 위약금을 물도록 하던 국외여행업계의 불공정한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여행개시 30일 전까지는 위약금 없이 취소할 수 있도록 개선하도록 한 것 등이다.
 
인터넷과 집전화 등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통신결합상품에서도 문제가 발생하면, 이동통신계약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위약금 없이 전체계약을 해지 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동통신계약은 전체 해지대상에서 제외했다.
 
결혼중개업자가 회원에게 3개월 동안 한번도 소개팅 주선을 해주지 않거나, 회원의 우선 희망조건(종교, 직업 등)에 부합하지 않은 상대를 소개해준 경우도 계약해지 사유로 포함돼 소비자의 권익을 더 보호할 수 있는 쪽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예식장 이용계약 취소에 대한 위약금은 오히려 사업자에 맞춰 '현실화'했다. 그간 규정이 사업자의 예측불가능한 손해를 보전해주기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News1
 
지금까지 소비자는 예식일 60일전 이후 계약을 취소할 때만 위약금을 물어야 했다. 59일까지는 통상 총비용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만 물면됐다. 하지만 개정된 기준은 예식일로부터 90일 전까지만 위약금을 물지 않고, 각각 60~89일 전까지는 총비용의 10%, 30~59일 전은 20%, 29~예식일 당일은 35%의 위약금을 물도록 했다.
 
정진욱 공정위 소비자정책과장은 "위약금 자체가 지나치게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돼있다는 측면이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 소비자와 사업자 단체 양측의 얘기를 들었고, 양측 모두 90일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영진 소비자정책과 사무관은 "기준을 바꾸기 전 예식장 예약 실태를 확인했더니 예식일 2개전 예약하는 소비자가 거의 없어, 2개월을 남기고 취소할 경우 사업자가 대체계약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서 "소비자에 너무 유리한 분쟁해결기준 탓에 오히려 적용하지 않는 사업자가 많아 현실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외에는 오토캠핑장를 숙박업에 포함시켜 같은 분쟁조정기준을 적용받게 했고, 최근 이용이 늘고 있는 봉안시설(유골안치시설)과 고시원, 정기간행물 구독계약 등을 해지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약금 기준을 조정했다.
 
이와 함께 상품·서비스의 결함 등으로 소비자에게 신체·재산상 피해가 발생했을 때 이를 배상하기 위한 분쟁해결기준이 새롭게 정비됐다.
 
산후조리원의 과실로 산모나 신생아에게 감염 등과 같은 피해가 발생하면 사업자가 치료비와 경비 등을 배상하도록 개선했다.
 
모바일·인터넷 콘텐츠 소비자에게 동의 없이 유료로 전환하거나, 이용요금 결제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 않고 이용요금을 받아가는 경우, 사업자가 청구 금액을 환급하도록 해 억울한 금전적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동물사료의 이상, 컴퓨터소프트웨어와 가전제품 설치의 하자, 국제항공기와 철도화물의 지연·연착, 체험캠프 일정변경, 인터넷·이동통신 서비스 장애 등에 의한 피해배상 기준이 새롭게 마련됐다.
 
공정위는 자동차 외판(5년)과 여름용 청바지(3년→4년), 라켓(6개월)과 헬스기구·골프채(1년), 문구·완구(6개월) 등 상품에 대한 품질보증기준도 정비했다.
 
또, 사업자가 품질보증기간(1년) 내 리퍼부품을 사용해 TV·스마트폰을 유무상 수리하면 수리기간을 각각 2개월과 1년 더 연장하도록 해 AS 리퍼부품에 대한 소비자 불안 해소와 품질관리 강화를 꾀했다.
 
정 과장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법적 강제력이 없지만 대부분 사업자가 이 기준으로 소비자의 피해를 배상하고 있고 소비자단체, 한국소비자원 등에서도 분쟁조정 시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실질적인 분쟁해결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정된 소비자분쟁해결기준 전문은 공정위 홈페이지(www.ftc.go.kr) 고시·지침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정위는 소비자단체와 한국소비자원, 광역지자체의 소비자 상담기능이 통합·운영되는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누적된 상담사례 등을 모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번 개정안을 만들었다.
 
전국 소비자들은 국번없이 '1372' 전화번호를 눌러 239명의 상담원과 실시간 상담을 통해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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