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업계 자통법 대가 '톡톡'
"늘어난 비용부담 투자자 전가 우려"
2009-03-03 07:20:16 2009-03-03 07:20:16
자본시장법의 도입에 따른 제도 변화로 자산운용사들이 지급해야 할 신규 비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주변에선 펀드 발행분담금, 예금보험공사 출연금, 자산운용보고서 발송비 등 운용사가 새로 지게 될 비용 부담이 결국 운용보수 인상 압력을 높여 투자자들에게 전가될 수 있기 때문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운용사들은 내년부터 펀드를 발행할 때 금융감독원에 설정액의 0.005%에 해당하는 유가증권 발행분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종전까지 '수익증권'으로 분류됐던 펀드가 자본시장법에선 주식이나 채권처럼 발행신고 시 분담금을 내는 '유가증권'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신규 펀드뿐만 아니라 적립식펀드의 추가 납입액도 분담금 납입 대상인데, 만약 한 운용사의 펀드 설정액이 1년간 1조원 늘었다면 5000만원의 분담금을 내야 한다.
 
또 자산운용사들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은행, 보험사, 증권사처럼 투자자들의 예수금을 의무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부보금융기관(예금보험가입 금융기관)'으로 편입돼, 관련 보험료와 자본금의 1%에 해당하는 출연금을 예금보험공사에 납부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펀드는 투자자가 손실 위험을 지는 실적배당 상품이어서 예금보호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운용사가 개인투자자에게 펀드를 직접 판매한 경우 투자금을 받아 펀드에 넣기 전까지 하루 이틀 정도 보관하는데, 자본시장법에선 이를 일반 예수금과 동일하게 인식해 보호토록 규정하고 있다.
 
규정대로라면 펀드 직판을 위해 '투자매매중개업' 허가를 받은 대부분 운용사가 부담하게 될 총 출연금은 1조~1조5000억원 수준인 운용업계 전체 자본금의 1%인 100억~15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앞으로는 펀드 운용보고서 발송에 드는 비용도 운용사가 부담하게 됐는데, 업계에선 총 비용이 지난해 기준 350억~4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래는 펀드 관리비용으로 순자산에 차감하던 것을 운용사에 부담을 지우게 돼 당장은 펀드 수익률 개선에 보탬이 될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론 운용보수를 높여 같은 결과가 될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게다가 보고서 발송은 판매사가 하면서 비용은 운용사가 내는 비정상적인 구조로 인해 관리가 방만해지면 투자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밖에 자본시장법에 따라 금융당국이 펀드 명칭을 분류 기준에 맞춰 전면적으로 바뀌기로 한 것도, 자산운용사들에게는 적지 않은 비용 부담을 지울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펀드의 약관과 설명서를 전면 개편해야 하는 것은 물론 주력 펀드들의 광고 등 마케팅까지 전반적으로 손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투자자보호를 기치로 내건 자본시장법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자산운용산업의 업무 특성을 제대로 파악해 불필요한 비용 증가로 투자자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펀드 수익률 악화에다 펀드보수 인하 압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운용보고서 발송 등 갖가지 신규 비용 부담이 겹쳐 운용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늘어난 비용은 결국 운용보수에 반영돼 투자자들에게 전가되기 때문에 합리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에선 펀드 발행분담금 적용 시기를 내년으로 늦추는 등 탄력적인 대응을 시사하고 있으나,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주문이다.
 
예금보험공사는 금융당국과 협의로 운용사들의 출연금 책정 기준을 전체 자본금으로 하지 않고 예수금 보호와 직접 관련이 있는 '투자매매중개업'의 사업 비중에 맞게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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