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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유출 불안 넘어 분노 ..당국, 해명 급급
2014-03-18 14:40:15 2014-03-18 16:23:32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2차 유출이 없다는 금융당국의 주장과 달리 8000만건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시중에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부와 금융기관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1차 유출 때와 달리 재발급·해지 건수가 급증하지 않은 모습이지만 분노한 금융소비자들의 집단소송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억건이 넘는 고객정보 유출사고로 KB국민·롯데·NH농협 등 카드 3사가 3개월간 영업정지에 들어갔다.ⓒNews1
 
18일 업계에 따르면 1억건이 넘는 개인정보 유출사고 이후 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8000만여건의 고객정보가 시중에 유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14일 2차 유출 확인 이후 재발급이나 해지 건수는 소폭 증가해, 지난 1차 유출 때와 달리 크게 동요되지 않는 모습이다.
 
전날 KB국민카드의 재발급 접수 건수는 2만5000건, 해지건수는 6000건으로 집계됐다. 롯데카드는 각각 1만건, 6000건이며, NH농협카드의 재발급 건수는 5000건으로 나타났다.
 
해당 카드사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재발급과 해지 건수가 2차유출 확인 직전 보다 소폭으로 증가했다"며 "콜센터 문의가 빗발치거나 영업점에서 대기했던 지난 1차 유출 때와는 달리 문의나 접수건수가 급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차유출 가능성이 없다는 금융당국의 공언과 달리 8000만건에 달하는 고객정보가 시중으로 유출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당국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은 롯데카드와 농협카드의 2차 유출 정보를 검사한 결과 8000만여건의 고객정보는 기존 1억400만여건과 일치한다고 결론을 내리며 "새로운 고객정보가 유출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수사에 따라 2차유출 가능성을 배제해왔던 금융당국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시중 유출로 고객정보가 노출된 범위가 확대되면서 소비자피해 가능성이 더 커졌다"며 "유출가능성을 열어놓고 피해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말을 무시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 역시 "시중에 유출된 고객정보가 기존 정보와 일치하다는 점이 중요한 게 아니다"며 "두 번에 걸쳐 빠져나갔기 때문에 오히려 2차 피해에 대한 개연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정보와 동일하다고 치부하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1차유출 당시에는 정보유출로 인한 고객불안이 커지면서 재발급·해지 건수가 급증했다면, 2차유출은 불안을 넘어 분노를 느낀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집단소송에 대거 참여할 가능성이 클 것이란 의견이다.
 
현재 진행 중인 금융소비자연맹의 공동소송에 참여한 소비자는 6500명, 건수로는 1만3000건이 넘는다. 인터넷 포털에 개설된 카드정보유출 관련 사이트도 10여개로, 카페당 1000명에서 최대 6만명까지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강형구 금융국장은 "정보 유출 이후 공동소송이나 인터넷 카페를 통한 집단소송에 참여한 사람들이 많았다"며 "2차유출 확인으로 피해가능성이 더 커진 상황에서 집단소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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