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글로벌 안경렌즈기업 `에실로` 대명광학 인수 불허
"건실한 국내 중견기업이 외국 글로벌기업의 하청기지로 전락되는 것 막아"
2014-03-17 12:00:00 2014-03-17 12:00:00
[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시력교정용 안경렌즈 세계 및 국내 1위 업체인 에실로아메라인베스트먼트의 대명광학 인수가 불허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에실로가 국내시장 안경렌즈 2위인 대명광학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어 불허를 결정한다고 17일 밝혔다.
 
에실로는 지난해 1월 대명광학의 주식 5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뒤 3월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는 에실로가 지난 2002년 의료, 정밀, 광학기기 등을 제조하는 케미그라스를 인수한 데 이어 두 번째 시도하는 국내기업 인수다. 케미그라스는 현재 업계 내 1위 업체로, 데코비젼, 에실로코리아 등과 마찬가지로 에실로의 계열회사다.
 
공정위는 신고서를 접수한 뒤 이번 결합이 국내안경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기 위해 두 회사의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는 등 가격인상 가능성에 대해서 심층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에실로가 대명광학을 인수하면 합산 시장점유율이 단초점렌즈시장(66.3%)과 누진다초점렌즈시장(46.2%) 모두에서 1위 사업자가 돼 공정거래법상 경쟁제한성 추정요건에 해당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단초점렌즈시장에서는 2위 사업자인 한미스위스의 시장점유율(11.1%)의 6배에 달해 집중도가 현격하게 높아지는 점이 우려됐다.
 
공정위는 에실로가 결합 후 이같은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렌즈가격을 인상하거나 끼워팔기 등 불공정거래를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판단했다.
 
대명광학은 최근 5년간 누진다초점렌즈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늘려(5.5%→12.8%)가면서 에실로와 칼자이스 등 해외고가브랜드에 가격인하 압력을 가해왔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단초점렌즈시장에서도 대명광학이 지난 10년 간 가격경쟁을 주도해 렌즈가격을 하향안정화해 온 사실을 인정하고, 이번 결합이 사실상 렌즈시장에서 가격경쟁이 소멸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판단했다.
 
안경사협회와 렌즈도매협회 등 이해관계자들도 에실로와 대명광학이 저가에서 고가까지 모든 상품군을 공급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업체인데다, 국내 렌즈·안경 유통채널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는 사유 등을 들어 이번 결합을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자료=공정위, 통계=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내에서 100만개 이상 렌즈 생산 업체는 꾸준히 감소해 에실로와 대명광학을 포함해 현재 6개 업체만 남아 있는 상태다. 더구나 4개중 소모, 고려광학, 씨월드광학은 수출전문업체이고, 한미스위스광학도 생산규모와 제품구성 등에서 대명광학과 케미그라스에 견줄 수준이 안 돼 유효한 경쟁사업자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결합을 허가해 독과점 구조가 한번 형성되면 사후적으로 해결이 곤란하다고 판단해 불허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한편, 본건은 공정위가 지난 2009년 호텔롯데의 파라다이스글로벌 면세점 인수건 이후 5년 만에 기업결합을 불허한 사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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