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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부호들)⑩최고 女갑부 양후이옌, 여풍당당 시대를 열다
비구이위안 후계자, 2007년 IPO로 억만장자 등극
양후이옌, '조용한 개혁' 드라이브 건다
2014-03-17 10:00:00 2014-03-17 10:43:59
◇양후이옌(우) 결혼 당시 모습(사진=바이두 백과)
 
[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이미경 CJ 부회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이들은 모두 단순히 '재벌집 아가씨'를 넘어서 한국 경제계를 이끌어나갈 주역으로 꼽히고 있죠.
 
사실 21세기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여풍당당'의 시대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이제 남아 선호 사상이 강했던 중국 재계에도 거센 여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이 중에서도 조용히 중국 '공주 경영'의 미래 주역으로 주목 받는 인물이 있는데요. 그는 바로 중국 부동산 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의 후계자로 낙점된 양후이옌(楊惠姸) 부회장입니다.
 
비구이위안은 양후이옌의 아버지인 양궈창(楊國强) 회장이 1992년에 설립한 회사로, 전국 곳곳에서 일고 있는 토지 개발 붐에 편승해 사업 기회를 포착해온 중국 10대 부동산 업체 중 하나입니다.
 
중국의 대다수 부동산 회사들이 1·2선 도시 부동산 개발 사업에 집중할 때 비구이위안은 3·4선 도시 사업에 눈을 돌려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는데요. 향후 이 비구이위안의 미래가 양후이옌의 손에 달려있는 만큼 그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매우 뜨겁습니다.
 
하지만 그는 오랜 시간 베일 속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에 신상에 대해 알려진 바가 많지 않습니다. 심지어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사생활을 지켜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괴담이 돌 정도인데요.
 
이 때문에 여전히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그의 사진 진위 여부를 놓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종종 설전이 벌어지기도 하며, 그의 결혼식 동영상 클릭수는 시간당 400만회를 훌쩍 넘어선 적도 있습니다.
 
사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마케팅과 물류학과를 졸업한 양후이옌은 지극히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학 당시 아르바이트를 통해 용돈을 벌고 장학금을 받는 등 대부분의 유학생들과 별반 차이가 없는 생활을 한 것입니다.
 
이랬던 그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것은 2007년 26세라는 어린 나이로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중국 최고 갑부 자리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부터입니다.
 
한 대학교 동창생은 "양후이옌이 워낙 조용한 성격이라 재벌가 딸이라는 것을 포함해 그의 신상에 대해 유학생들 사이에 알려진 바가 없었다"며 "중국 최고 부호라는 소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양후이옌이 하루 아침에 벼락 부자가 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바로 부친이 물려준 지분 70% 덕분에 비구이위안의 홍콩 증시 기업공개(IPO) 이후 개인자산이 7000억홍콩달러(약 8조4000억원)까지 불어났기 때문인데요. 당시 해외 언론들은 양후이옌의 재산이 투자의 귀재 조지 소로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보다도 많다고 보도했습니다.
 
이후 그의 자산은 주가 하락의 영향으로 다소 축소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72억달러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양후이옌은 지난해 10월 포브스 집계의 중국 부호 순위에서 서열 7위를 기록해 중국 최고 여성 갑부라는 타이틀을 지켰습니다.
 
내성적인 성격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2005년 비구이위안의 구매부 책임자로 회사에 입문하면서 본격적인 후계자로서의 면모를 나타내기 시작했는데요. 당시 아버지가 병 치료 차 잠시 해외로 출국한 사이 자신이 미국에서 데려온 새로운 멤버들로 경영진을 대거 물갈이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적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후 상무 자리를 거쳐 2012년 부회장 자리까지 오른 양후이옌에 대한 회사 내부적인 평가는 대체로 호의적입니다.
 
한 회사 내부 관계자는 양후이옌이 얌전한 성격과 달리 일 할 때는 유능하고 노련하면서도 행동이 민첩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비구이위안을 전통적인 가족기업에서 현대 기업으로 변화시킬 만한 능력을 갖췄다는 평까지 곁들이면서요,
 
실제로 양후이옌은 부친에게 회사에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종종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일각에서는 그의 '조용한 개혁'으로 부동산을 배추 사 듯이 쉽게 매매하던 비구이위안의 사업 모델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토지 저가매입과 대규모 개발에 크게 의존해오던 양궈창 시대의 낡은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죠.
 
이처럼 양후이옌은 지적 격영이나 조용한 혁신을 거둬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관련된 일화가 아직 많이 전해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 막 경영 일선에 참여하기 시작한 양후이옌의 베일에 쌓인 능력을 검증하기에는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지 모릅니다. 
 
다만 그가 오랫동안 조용히 후계자 수업을 받으며 전문성을 쌓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혜성처럼 등장한 양후이옌에게 거는 시장의 기대는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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