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국가 간 에너지 분쟁 해결을 위해 새로운 `에너지 헌장'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1일 이타르 타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스페인 공식 방문을 앞둔 이날 스페인 언론들과 기자회견을 하고 오는 4월 2일 열리는 런던 G20 금융 정상회의에서 새 에너지 헌장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에너지 현장은 에너지 소비국을 고려한 측면이 크기 때문에 생산국과 수송을 담당하는 국가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새로운 합의가 만들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에너지 부문의 자유 시장 관계를 규정하면서 에너지 분야의 세계무역기구(WTO)로 불리는 `국제 에너지 헌장'은 1991년 채택된 이후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현재 60여 개국이 정식 회원국 또는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다.
러시아는 1994년 헌장에 서명은 했지만, 아직 비준을 하지 않고 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러시아 정부와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새로운 헌장에 들어갈 내용을 기안 중"이라면서 "이는 유럽 에너지 안보를 확고히 하는 또 하나의 장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새 에너지 헌장을 거론한 데는 에너지 헌장을 비준하지 않아 이웃 국가와 자주 분쟁이 생긴다는 일부의 지적에 따른 것으로 자국에 유리한 조항을 넣고서 이를 비준하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11~12월분 가스 채무 불이행과 올해분 가스가격 협상 결렬을 이유로 지난 1월1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했고 일주일 뒤에는 우크라이나가 유럽행 가스를 몰래 빼내갔다며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 국가로 가는 가스 공급도 차단했다.
양측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19일 모스크바에서 양국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올해부터 2019년까지 적용되는 천연가스 공급 협약에 서명했고 이튿날 우크라이나와 다른 유럽 국가들에 대한 가스 공급이 재개됐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금융위기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직면하면서 2월분 가스 값 4억 달러를 갚지 못할 처지에 놓이게 됐고 이에 러시아 국영 가스 회사 가즈프롬은 오는 7일까지 가스 대금을 내지 않으면 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경고, 또다시 가스 대란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가 제때 돈을 갚지 못하면 앞으로 돈을 받고 나중에 가스를 주는 선지급제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경제가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유럽 금융 기구들이 우크라이나의 가스 채무를 갚을 수 있도록 국제금융 단 꾸려 우크라이나를 도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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