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미국인들 영화에 빠지다'
2009-03-02 07:43:24 2009-03-02 07:43:24
심각한 경기침체로 가계 사정이 어려워진 미국인들이 영화에 빠져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 미국 경제의 많은 부분이 비틀거리고 있지만 할리우드 영화 산업은 근래에 전례가 없을 정도로 크게 늘어난 관객들로 인해 놀라고 있다며 모든 사람들이 영화를 보러가고 있는 듯하다고 보도했다.
 
박스오피스를 집계하는 회사인 '미디어 바이 넘버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영화 티켓 판매액은 17.5%나 늘어난 17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영화 티켓 가격이 비싸진 것도 한 이유이지만 관객 수가 거의 16% 가까이 증가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이런 추세대로 가면 올해 영화 티켓 판매는 20년만에 가장 큰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근래들어 영화 관객 수가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배트맨'이 개봉했던 1989년의 16.4%가 마지막이었다.
 
관객의 급증은 지난해 말 개봉한 제니퍼 애니스턴 주연의 '말리와 나'를 시작으로 연일 이어지고 있다.
 
미국인들이 최근 영화에 몰리는 이유는 어려운 경제사정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남캘리포니아대의 마틴 캐플란 교수는 "미국인들이 당장은 아주 어두운 곳에 숨고 싶어 하고 어려움을 잠시 잊어버리고자 한다"며 힘든 시절에 영화를 도피처로 삼고 있음을 설명했다.
 
또 주머니 사정이 얇아진 것도 비교적 돈을 덜 들이고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영화를 선호하게 하게 되는 이유이다.
 
조나스 브러더스의 공연을 영화로 만든 '조나스 브러더스 3D 콘서트'를 아이들과 함께 보러 온 에인젤 헤르난데즈씨는 놀이공원 같은 곳에서 수백달러를 쓰지 않고도 60달러 정도로 영화를 보는 것으로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영화사들도 심각한 내용보다는 별 생각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로 관객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과거를 돌아보면 경제가 어려울수록 영화산업이 좋았다는 것이 꼭 맞는 것은 아니다. 근래에 가장 관객 수가 많이 늘었던 1989년의 경우 실업률은 5.4% 정도로 무난한 수준이었다. 미국의 현재 실업률은 7.6%다.
 
그러나 실업률이 10%를 넘어섰던 1982년 경기침체기의 경우 'ET'가 최고 흥행을 하면서 관객 수는 10.1%나 증가해 경제가 어려울 때 관객이 늘어났던 사례가 되고 있다. 이에 반해 경제가 회복된 1985년의 경우 관객 수는 12%나 줄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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