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SK그룹이 총수 부재에 따른 경영 공백을 최소화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기업문화 특성상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총수 부재에 따른 신규사업 중단 등 경영 위축은 불가피해 보인다.
SK그룹은 27일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원심 확정 판결 직후 자료를 통해 "SK를 사랑하는 고객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 드리고, 그동안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소명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해 참담하고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선고 직후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긴급히 개최하였으며,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CEO들은 그룹 회장 형제의 경영공백 장기화가 본인들이 직접 진두지휘했던 대규모 신규 사업과 글로벌 사업 분야에 있어 돌이킬 수 없는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또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기업 정착 노력, 글로벌 국격 제고 활동 등 최 회장이 그동안 중점을 두어 왔던 활동들이 이번 선고로 중단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모든 CEO들은 '어떤 경우에도 흔들림 없이, 어려운 경제환경을 극복하고 고객과 이해 관계자들의 행복에 기여하는 SK가 되어야 한다'는 최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단합해서 위기를 극복하고 더욱 더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만전의 노력을 다해 나가자고 다짐했다"고 강조했다.
총수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됨에 따라 경제계 안팎에서는 SK의 '성장동력'이 멈춰서게 됐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SK네트웍스, SK증권, SK건설, SK해운 등 계열사들의 상태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현 위기 상황을 설명했다. 재계에서도 '성장동력을 잃으면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을 기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SK그룹의 성장을 담당했던 축은 글로벌 사업과 신사업·미래사업 등 두 가지였다. 그러나 최 회장과 최 부회장이 지난해 1월과 9월 각각 수감되면서 이들 활동은 전면 중단됐다. '따로 또 같이 3.0'을 통해 계열사별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했지만, 전략적 의사결정이 부재하면서 사실상 현상 유지로 방향을 고쳐 잡았다. 최 회장 형제의 장기 부재가 뼈 아플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SK는 이날 대법원 선고 결과가 나온 직후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재로 각 위원장과 계열사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회의를 열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침통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회의에서는 뾰족한 대책보다는 위축된 조직 사기 등에 대한 우려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까지 가는 사투 끝에 원심이 확정되면서 향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은 사면 밖에 없게 됐다.
최 회장은 2008년 10월 말 SK계열사의 투자금 중 수백억원을 선지급 명목으로 친분이 있던 김원홍 전 SK 고문에게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과 2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최 부회장도 1심 무죄 판결을 뒤집고 항소심에서 징역 3년6월이 선고되면서 옥중생활로 접어들었다. 재계 서열 3위의 SK그룹이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SK그룹 사옥(사진=SK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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