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왕' 권혁, 항소심서 집행유예
2014-02-21 11:51:51 2014-02-21 11:55:59
[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수천억원을 탈세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석박왕' 권혁 시도그룹 회장(63)이 항소심에서 혐의 대부분이 무죄로 인정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합의4부(재판장 문용선)는 21일 특가법상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기소된 권 회장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권 회장과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은 시도상선의 홍콩 자회사 CCCS(CIDO Car Carrier Service)에는 무죄가 선고됐다.
 
1심이 인정한 권 회장의 조세포탈 범죄액은 2254억여원이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2억4400여만원만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권 회장이 종합소득세와 법인세를 납부할 의무를 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조세를 회피한 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주민등록지와 국내자산 보유 현황, 사회활동 등에 비춰 국내거주자에 해당하므로 납세의무를 진다"고 인정하고, "다만 조세를 포탈한 행위와 회피한 행위는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회사에서 실제로 배당을 받지 않았으나 세무적으로 배당받은 것으로 간주됐다. 이는 사기와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조세를 포탈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종합소득세 1672억여원을 포탈 혐의를 대부분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중고선박을 매매하며 올린 소득을 은닉해 세금 2억4400여만원을 포탈한 부분은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권 회장이 CCCS 등 다수의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해 과세당국의 추적을 피하는 수법으로 582억여원의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도 전부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운업계는 단계적인 출자구조를 갖추는 것이 일반적이고, SPC를 설립한 자체는 위법하지 않다"며 "CCCS는 홍콩의 법에 따라 설립해 형식적인 법인이 아니고, 피고인은 이 회사에서 실제로 급여도 수령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양형이유에서 "피고인은 국가의 세금징수 절차에 혼란을 일으켜 국가재정 손실을 유발했다"며 "이는 사회정의에 반하고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사람에게 박탈감을 안겨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권 회장에게 유죄로 인정된 금액이 1심보다 대폭 감소한 점, 미화 2000만불 상당의 종합소득세를 납부한 점, 8개월 동안 수감생활을 한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반영해 형을 정했다.
 
권 회장은 2200억여원의 세금을 포탈하고, 회삿돈 9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권 회장의 횡령 혐의는 무죄로 봤으나, 조세포탈 혐의는 대부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4년에 벌금 2340억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시켰다. 당시 CCCS도 벌금 265억원을 선고받았다.
 
권 회장은 구속기간이 만료돼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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