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디자인이 실적..한샘·모뉴엘 1조 매출 원동력
2014-02-20 17:04:16 2014-02-20 17:08:29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디자인이 곧 실적.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면서 '잘' 나가는 중견기업으로 자리매김한 모뉴엘과 한샘의 공통분모다. 디자인 전문가가 회사를 진두지휘하면서 시선 또한 고정됐다.
 
설립 10년도 되지 않아 대한민국 500대 기업에 진입한 모뉴엘은 해외에서의 높은 평가를 바탕으로 국내에 상륙한 다소 이례적 사례다. 부엌가구로 출발한 한샘은 가구공룡 이케아 국내 상륙에도 자신만만한 모습이다.
 
◇모뉴엘, '여심'을 공략하라!
 
◇(왼쪽부터)모뉴엘의 아트PC, 모뉴엘온쿄라이프스타일이 최근 런칭한 '루악R7'(사진=모뉴엘)
 
모뉴엘은 지난해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사가 아니어서 따로 실적 발표는 없었다. 지난 2011년과 2012년 각각 4605억원, 8251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 출신인 원덕연 부사장이 모든 제품 제작단계부터 관여하면서 모뉴엘의 아이덴티티를 제품에 심고 있다.
 
대학 때부터 각종 공모전에서 입상하며 두각을 나타냈던 원 부사장은 기술을 기반으로 감성과 아트를 결합한 스마트 가전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이후 총 6회의 CES 혁신상을 수상한 경력에서도 알 수 있듯 모뉴엘은 기술 경쟁력 위에 생활과 밀착되는 디자인을 얹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모뉴엘의 디자인 철학은 제품군에서 엿볼 수 있다. 빌 게이츠가 언급했던 '엔터테인먼트 PC', 베이비케어 제품인 '배블', '로봇청소기' 등은 창의성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최근 국내에서 '소지섭 청소기'라 불리는 로봇청소기를 출시해 유명세를 타고 있다. 다만 로봇청소기 1위 LG전자에 비해 과도한 소음은 불만거리.
 
◇원덕연 모뉴엘 부사장(사진=모뉴엘)
모뉴엘의 남다른 디자인 정체성은 최근 출시한 '올인원 아트PC'에서도 엿볼 수 있다. 국내 유명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틀에 박히지 않으면서 자유롭고 편하게 생활에 접목되는 아트가전을 실현했다는 평가다.
 
원 부사장이 대표로 재직하는 모뉴엘온쿄라이프스타일이 지난 18일 론칭한 명품 '루악' 오디오는 '소리 나는 가구'라는 평가와 함께 정체된 국내 음향기기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모뉴엘온쿄라이프스타일은 모뉴엘과 일본 '온쿄'가 함께 만든 합작법인이다.
 
원 부사장은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감성과 아트를 결합한 스마트 가전으로 여심에 답하는 것이 앞으로 모뉴엘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샘 Style' 만들기 돌입
 
◇종로구 원서동에 위치한 한샘 DBEW디자인센터(사진=한샘)
 
한샘은 지난해 1조6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매출 1조원 클럽에 업계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평가다. 2012년에 비해 매출액은 28.5%, 영업이익은 68.1%나 늘었다. 변모하는 시장에 대비해 대형 매장을 설립하고 유통력을 강화하는 등 선제적 대응이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 1997년 인테리어 사업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2004년 종로구 원서동에 디자인센터를 세워 디자인 경영에 방아쇠를 당겼다. 디자인센터 이름을 DBEW(Design Beyond East and West) 센터로 명명하고 동양과 서양을 넘나드는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침대, 책상 등 단순가구가 아닌 침실, 서재 등 공간을 디자인하는 콘셉트로 변화를 일구면서 차별화에 성공했다.
 
◇권영걸 한샘 사장(사진=한샘)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한샘은 매출 1조원 달성 후 또 하나의 도약을 위해 '디자인 경영'으로 방향타를 잡았다. 최근에는 산재했던 디자인 경영 요소를 한 데로 묶기 위해 공공디자인의 대부로 유명한 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를 CDO(최고디자인경영자·Chief Design Officer)로 영입하고 디자인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권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브라운(Braun)과 올리베티(Olivetti), 애플(Apple) 등 세계적인 디자인 기업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인기업으로 '한샘 스타일'을 일구겠다"고 말했다. 서구 디자인 일변도의 시장에서 동서양의 융합된 가치를 펼쳐가겠다는 전략이다.
 
제품 뿐 아니라 직원들의 마인드 등 무형적인 면에서도 한샘만의 아이덴티티를 형성하고 누구든 이를 간파할 수 있도록 진두지휘해 간다는 계획이다. 한샘은 다음달 5일 한샘 플래그샵 목동점 론칭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