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불황형 흑자' 허덕..소득없이 지출만 줄여
2014-02-17 07:51:23 2014-03-07 09:25:29
[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우리나라 가계가 불황형 흑자가 장기화되면서 소비 여력이 좀처럼 개선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기 부진에 따른 미래 소득에 대한 불안, 원금상환 부담 증가, 전월세 보증금 증가 등이 맞물려 소득보다 소비 증가세가 더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LG경제연구원이 내놓은 ‘가계 흑자 계속되지만 소비늘릴 여유는 없다’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가계흑자율은 지난해 3분기 27.5%를 기록했다.
 
이는 통계청이 전국기준 1인 가구를 포함해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1분기 이후 최고치다.
 
2010년 이후 가계의 연평균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4.5%로 1999~2008년 6.2%에 비해 둔화됐으나 소비 증가율은 같은 기간 5.6%에서 2.7%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소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밑도는 현상은 2011년 2분기 이후 지난해 2분기까지 10분기째 지속되고 있다.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의 흑자율 상승은 소득에 비해 소비 증가세가 더 빠르게 둔화되면서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 가계의 가처분소득에서 이자비용이 차지한 비중은 2007년 2.0%에서 2012년 2.8%로 소폭 늘어난 반면 원금상환액 비중은 같은 기간 18.0%에서 28.9%로 크게 높아졌다.
 
정부의 가계대출 구조 선진화 방안 등에 따라 분활 상환 대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원금 상환 대출 비중 상승세> 
 
(자료=LG경제硏)
 
은퇴가구 비중이 높은 60대 이상 고령층과 자영업자의 흑자율도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2012년 전체 흑자율이 1.9%포인트 상승한 데 반해 고령층의 흑자율은 6.0%포인트 상승했다. 은퇴가구 비중이 높은 고령층 가구가 소비보다 저축을 우선시한 영향이다.
 
김 선임연구원은 "고령층가구가 소비보다 저축을 우선하고 있다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노후 대비를 부동산에 의존해온 고령층 가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장기간 침체된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가계는 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소폭 하락에 그친 반면,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향후 금리 상승시 이자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대출 원금상환 부담 증가, 전월세 보증금 상승 , 노후 대비 저축 등 가계의 예산을 제약하는 요인이 적지 않다"며 "예산제약 요인이 지속될 경우 소비회복을 통한 경기 회복을 더디게 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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