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토지리턴제 처방전..경기불황에 약발 '아직'
여의도 10배 규모 미매각 용지 해소 위해 재도입
2014-02-13 09:00:00 2014-02-13 09:00:00
[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미매각 보유 토지 처분과 이를 통한 자금난 극복을 위해 도입한 '토지리턴제' 사업에 대한 시장 반응이 여전히 차갑다. 역시 부동산 경기불황이 발목을 잡고 있다.
 
13일 LH에 따르면 지난 1월 공급된 경기도 군포 당동2, 용인 흥덕·서천·구성, 의왕 포일, 성남 도촌·판교, 화성 발안·향남 등 토지리턴제를 적용해 매각한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 56필지 중 52필지가 유찰됐다.
 
지난해 11월 토지리턴제를 도입해 입찰에 나섰지만 팔리지 않아 재입찰에 들어간 이후 두 번 째다.
 
경기 수원 호매실지구 역시 지난해 12월 토지리턴제로 공급된 70필지 중 59필지가 오는 20~21일 재입찰에 부쳐진다. 이밖에 파주운정, 양주고읍, 화성 남양뉴타운 등에서도 유찰된 토지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토지리턴제는 땅을 판매한 뒤에도 매수자가 원하면 계약금을 포함한 원금 전액을 돌려주고 땅을 회수해 가는 제도다. 매수자의 사업 리스크를 줄여 토지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2년 만에 재도입됐다. 하지만 경기 침체 장기화와 미분양 토지에 대한 사업 부담 등 요인이 건설업체와 투자자들을 복지부동하게 만들었다.
 
LH 관계자는 "경기 불황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감정평가를 재시행해 가격을 조정하는 등 판매 촉진에 힘쓰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토지리턴제가 실시된 지역 대부분은 수도권에서도 미분양과 집값 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이다.
 
특히 두 번의 유찰을 겪은 56필지 중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용인 흥덕과 서천, 구성지구는 주변 신도시나 인기 택지지구에 밀려 수요자의 관심에서 멀어진 상태다.
 
용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흥덕지구는 광교신도시, 서천지구는 영통과 동탄, 구성지구는 동백지구의 영향권"이라며 "하지만 흥덕과 서천, 구성지구가 주변 신도시와 다른 점은 신도시가 시세를 주도하는 곳이라면 이들 지역은 시세를 쫓는 곳"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그나마 경부축에 있다는 점에서 신도시 집값에 가격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차선책으로 생각해보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군포 당동2, 성남 도촌지구 역시 LH가 공급한 공공분양 주택의 미분양 물량이 수년째 남아 있고, 수원 호매실에서는 분양유치금까지 줘가며 미분양을 털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문제는 사업성이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안고 있는 토지에 몇 년씩 자금을 묵혀두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투자자들은 현재의 시장 상황에 맞는 가격인지는 꼼꼼히 따지고 있다"며"리턴권 행사 요건을 완화하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LH 보유 미분양 택지는 지난 2009년 2월 말 기준 1745만㎡(10조7795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6월 기준 3015만8000㎡(30조5839억원)로 5년 사이 3배 가까이 늘었다.
 
◇LH 미매각 토지 현황 (2009년은 통합 이전 토지공사)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