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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조짐..삼성전자, 'OS 세대교체' 난항
타이젠 연합, 스프린트에 이어 텔레포니카도 탈퇴
2014-02-05 14:29:50 2014-02-05 17:00:12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에 비상이 걸렸다. ‘갤럭시’의 성장 한계를 예상하고 제2의 성장동력으로 야심차게 준비해 온 '타이젠'(Tizen)이 파트너사들의 이탈과 함께 출발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제3의 OS'로 기대를 모아온 타이젠 개발의 가장 큰 노림수는 '세대교체'였다. 모바일 시대를 풍미하고 있는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삼성 스스로도 인지해 왔다. 다만 갤럭시가 당초 예상보다 '조기종영'될 조짐을 보임과 동시에 타이젠 역시 쉽게 성공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갤럭시 위기설'은 최근 삼성전자가 수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는 점에서 명증하게 나타난다. 2년 전부터 진행했던 미국 슈퍼볼 매치에서 광고를 뺐고, 갤럭시S5 공개 역시 비용절감 차원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축제 ‘MWC 2014’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위기관리에 돌입한 배경은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 한계가 뚜렷해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4분기 무선사업부(IM)의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1조원 이상 증발했고, 영업이익률 역시 14%로 급락했다. 프리미엄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4, 갤럭시노트3가 기대만큼 팔리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초기 폭발적 수요는 사라졌다.
 
이런 상황에서 타이젠폰은 올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예정이지만 현재로서는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타이젠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애플의 iOS에 대항하는 모바일 OS라기보다는 개방형 OS로, 스마트폰과 TV, 가전제품 등에 적용되는 범용 플랫폼에 가깝다. 다만 본격적인 확산을 위해서는 스마트폰 OS로서의 검증이 필요한데 글로벌 통신사들이 타이젠폰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점도 부정적이다.
 
미국 최대 통신사 중 하나인 스프린트에 이어 스페인의 텔레포니카 등은 타이젠 연합을 탈퇴했고, 일부 파트너사들은 시장 수요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타이젠 제품 출시를 속속 포기하거나 보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타이젠 OS의 자체 완성도뿐만 아니라 수익배분 등 사업적 부분에서의 마찰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 와중에 수많은 경쟁자들은 이미 전열 재정비를 마치고 삼성전자의 텃밭을 노리고 있다. 프레너미(친구+적) 관계인 구글은 자회사인 모토로라를 매각하면서 모바일 생태계의 지배자인 안드로이드 OS의 적용 영역 확대에 나서는 한편 중국과 미국에서 레노버를 '다크호스'로 급부상시켰다.
 
타이젠 개발 목적 중 하나였던 개방형 플랫폼 구축 부문에서도 경쟁 업체들의 기세가 무섭다. 삼성전자가 타이젠과 함께 모든 모바일, 가전제품을 일원화하는 플랫폼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구글, 퀄컴, 애플 역시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의 합종연횡을 통해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타이젠과 마찬가지로 '제3의 OS' 자리를 노리는 파이어폭스, 우분투, 윈도 등의 경쟁자들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번 MWC 기간 중 다양한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타이젠 대신 파이어폭스를 택한 스페인 텔레포니카는 상반기 중 전 유럽에 파이어폭스폰을 내놓을 예정이며, MS 역시 소니 및 중국 제조사들과 연대를 맺고 윈도폰의 영역 확대에 나선 상황이다.
 
◇타이젠 OS를 탑재한 스마트폰 스크린샷.(사진=타이젠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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