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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의 부동산퍼즐)꺼져가던 버블세븐 다시 '버블버블'
'미분양무덤' 용인 수지구 10주 연속 오름세
2014-01-29 11:13:36 2014-01-29 11:17:36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버블세븐. 강남·서초·송파·분당·평촌·목동·용인 7곳을 부르는 말입니다. 부동산 광풍기였던 2006년 당시 정부가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말도 못하게 끼었다는 낙인을 찍고, 집중 관리에 들어갔던 지역이죠. 이때는 이 7곳이 부동산시장의 선두주자로써 전국을 호령 했던 시기입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상황은 180도 달라집니다.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나락으로 떨어질 때 제일 앞에서 하락을 이끌었습니다.
 
이들 지역은 집값이 너무 높거나, 집이 오래 됐거나 또는 너무 큽니다. 불황에 투자자 혹은 투기꾼들은 자취를 감추고 실수요자가 주요 매수세력으로 부상하면서 부동산 트랜드가 강소(强小)주택으로 바뀌자, 버블세븐은 말 그대로 거품 꺼지듯 가라앉고 말았습니다.
 
대통령이 바뀐 2008년. 8월 금융위기 발발 후 불황이 실물 경제로 파고들었던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강남3구는 3.1% 하락했습니다. 서울(-6.35%), 수도권(-7.24%) 전체 평균 하락률보다 내림세가 둔해 보이지만 충격은 생각 이상으로 큽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세대가 많고, 최고의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어 일반 아파트의 경우 호가가 생각보다 떨어지지 않았지만 재건축 예정 아파트나 대형의 경우는 상황이 달랐죠. 대표적인 투자형 상품인 재건축과 과시형 부동산에 가까운 대형은 실수요 중심 시장에서 외면을 받게 됩니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전용 52.89㎡는 2008년 초 11억7000만원 선에 호가가 형성됐습니다. 하지만 5년 후 이 아파트의 호가는 8억2000만원까지 떨어집니다. 5년 만에 3억5000만원이 사라졌습니다.
 
버블세븐의 한 축인 용인은 평균 호가가 11.5%나 떨어졌습니다. 현재 부동산시장에서 용인의 또 다른 이름은 미분양 무덤입니다.
 
그런데 다시 대통령이 바뀌고 부동산규제가 하나 둘 풀리면서 이들 지역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더샵 센트럴시티 분양 당시 현장 (사진제공=포애드원)
 
가격도 오르고, 분양은 족족 성공하고, 미분양이 소진되는 등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며 시장 부흥을 이끌 기세입니다.
 
올들어 지난 주까지 강남구는 0.26% 올랐습니다. 서초구와 송파구도 각각 0.12%, 0.15% 상승했습니다. 수도권 평균 상승률인 0.06%를 크게 상회합니다.
 
3.3㎡당 4000만원이라는 고분양가에도 서초 대림아크로리버파크는 지난해 최고 42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죠.
 
분당 역시 0.23% 상승했고, 평촌 신도시가 있는 안양 동안구는 0.18% 올랐습니다.
 
지난해 말 평촌에서는 17년 만에 분양했던 평촌 더샵 센트럴시티 1286가구 모집에 5931명이 몰리며 청약 첫날 분양을 마감했습니다. 그리고 20일 후 이 아파트는 계약을 100% 끝냅니다. 당시 분양 관계자마저 놀란 모습이었는데요. 이 관계자는 단지가 커 선호도가 떨어지는 일부 물량의 경우 분양 장기전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용인시는 0.15% 상승했는데 수지구의 경우 0.29% 올랐습니다. 수지구는 1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용인의 D중개업소 대표는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사무실에 내방객이 찾아오고 전화 벨이 끊이없이 울렸어요. 점심은 대충 먹고 저녁은 생각도 못했고, 목소리는 쉬고 업무가 끝날 때 사무실은 폭탄 맞은 분위기였습니다"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미분양이 너무 많아 각종 할인 조건을 내걸었던 건설사들은 최근 하나 둘 할인 폭을 줄이는 모습입니다. 지금 분위기라면 미분양무덤이라는 오명은 조만간 다른 곳에 넘겨야할 것 같습니다.
 
갑오년을 맞아 버블세븐은 다시 거품을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이들 지역이 과거 부동산 광풍기 때와 같이 시장 상승을 주도해 앞으로 나갈지, 아니면 얼마 가지 못하고 다시 주저앉을지 관심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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