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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팬택, 상반기 아이언2 출격
"디자인과 시크릿, 팬택을 움직이는 두 가지 축"
2014-01-16 15:37:54 2014-01-16 15:41:44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벼랑 끝에 내몰린 팬택이 아이언2를 통해 부활을 다짐한다.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과 애플, 양강 구도로 재편되면서 팬택을 비롯한 군소주자들은 설 자리를 잃었다. 부의 집중과 양극화 심화는 고성장이 담보된 스마트폰 시장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던 것.
 
끝내 지난해 말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함께 팬택을 상징하던 박병엽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자리를 비워줌으로써 부담을 던 채 새주인 찾기에 나설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정점을 잃으면서 조직의 사기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예상치 못한 선전은 '시크릿'으로부터 출발했다. 국내 최초로 지문인식 기능을 도입, 사생활 보호에 취약한 허점을 공략했다. 여기에다 음질에 초점을 맞춘 '시크릿 업'이 이어지면서 회생에 대한 기대감을 낳게 했다.
 
◇상반기, 아이언2 '출격'..디자인에 보안기능까지
 
올 한 해 농사를 좌우할 전략작은 단연 아이언2다. 지난해 팬택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야심작 아이언을 출격시켰지만, LTE-A 도입에 따른 급격한 통신시장 변화에 휘말려 힘 한 번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채 무너져 내렸다.
 
그러면서 조직의 패배감도 짙어졌다. 기대와 확신이 너무 컸던 탓에 충격으로 이어졌다.
 
팬택은 '오뚝이'라는 별명답게 올 상반기 아이언을 또 다시 들고 나온다. 지독한 승부근성이다. 현재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점검 작업에 돌입했다. 이르면 4월, 늦어도 5월에는 출시될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언2는 아이언과 시크릿의 장점을 한 데 모았다. 전작의 최대 특징인 금속테두리 디자인(엔드리스 메탈)을 계승한다. 여기에 시크릿 라인의 보안기능을 더해 후면에 지문인식 버튼을 추가했다. 차별화된 디자인을 통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한편 희소성을 겨냥했다.
 
◇팬택의 베가 아이언(사진=팬택)
   
하반기에는 시크릿 기능을 가진 두 제품을 연이어 출시할 예정이다. 지문인식 기능을 통해 사생활 보호에 대한 수요를 처음으로 공략한 만큼 관련 분야에서 핵심주자로 자리한다는 방침이다.
 
팬택 관계자는 16일 "아이언처럼 디자인을 특화한 제품과 시크릿 기능을 더 발전시킨 제품, 두 축을 가지고 움직일 것"이라며 "일단 상반기에 신제품 하나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팬택은 현재 아이언2에 대한 개발을 마친 상황이다. 동시에 시크릿 기능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킨 두 가지 제품을 개발 중에 있다. 현재 '시크릿'과 '시크릿 업'이 시장에서 선전하는 만큼 시차를 두고 새로운 라인들을 출격시키겠다느 전략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플렉시블 형태의 커브드폰을 앞다퉈 출시하며 시장의 문을 열었지만 팬택은 당장 무리하게 뒤쫓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공급 받아야 하는 만큼 시장이 개화한 상황에서 진입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가 변곡점..'적자 탈출' 특명
 
팬택은 지난해 크나큰 홍역을 치렀다. 지속되는 적자에 대한 책임을 지고 창업주가 물러났다. 동시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올해를 변곡점 삼아 흑자전환을 이뤄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내몰렸다.
  
지난 2012년 2분기까지 21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하던 팬택은 2012년 3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5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012년 3분기 179억원이던 영업손실이 2분기에는 495억원, 3분기에는 1920억원으로 급증했다.
 
◇팬택 건물(사진=팬택)
 
상황이 악화되자 팬택은 지난 9월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악화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전체 임직원 30%에 해당하는 800명이 무급 휴직에 들어갔다.
 
사업구조도 수익성 위주로 개편했다. 해외는 마케팅 비용이 적게 드는 피처폰 위주로 라인을 단순화시켰다. 또 판매될 확률이 높은 모델 위주로 전략을 수정해 낭비 요소를 없앴다.
 
이 과정에서 박병엽 부회장은 실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회사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준우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승진하며 박 부회장의 바통을 이어 받았다. 박 부회장은 매각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가 부담이 될 것이란 판단 하에 과감히 자리를 비웠다. 시장은 오뚝이의 퇴진을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새 수장에 오른 이준우 대표는 1년 안에 팬택의 새로운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신제품 베가 시크릿노트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1차 목표를 2013년 4분기 흑자 전환과 월 20만대 판매 달성으로 내세웠다.
 
지난해 12월 열린 베가 시크릿업 출시 간담회에서 이 대표는  4분기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을 전했다. 그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4분기 들어 훨씬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팬택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10%대의 점유율을 보였지만 시크릿 라인의 흥행에 힘입어 15%까지 점유율을 늘린 것으로 보고 있다.
 
팬택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면서 전반적으로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메탈과 시크릿 특성을 유니크하게 가져가면서 팬택의 색깔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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