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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SI서평)청년들이 본 노인이야기
대한민국 노인보고서 '황혼길 서러워라'
2014-01-17 10:05:00 2014-01-17 10:55:28
[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은퇴, 노후, 고령화... 반갑지만은 않은 단어들이다. 그러나 평균수명이 급속하게 길어지면서 어느새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인생 100세 시대. 노후에 대한 간접 경험이나 준비 방법을 알게 되면 노후 불안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지 않을까? 뉴스토마토 은퇴전략연구소(NRSI,Newtomato Retirement Strategy Institute)는 저출산·고령화 이슈와 은퇴설계 관련 책을 소개하는 코너 'NRSI서평'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대한민국 노인보고서? 더구나 대학원생들이 만든 노인보고서라니. 기자는 책 제목을 본 순간부터 밥그릇 뺏긴 애마냥 삐딱하게 바라봤다.
 
언제부터 내가 기성언론인 대열에 들었던가. 우리는, 나는 하지 못한 발로 뛴 노인보고서였다. 수치에 함몰돼 충분히 조명하지 못했던 노인들의 삶의 모습을 책을 통해 보았다. 책을 보는 내내 부끄러웠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온라인신문 단비뉴스에서 우리 사회의 빈곤노인 실태를 보도한 내용을 엮은 '황혼길 서러워라'는 가난한 노인, 치매노인, 고령 노동, 황혼 육아, 독거노인, 노인의 성(性) 등을 주제로 너무 익숙해져서 당연시 됐던 가난하고, 외롭고, 아픈 노인들의 삶을 속속들이 들춰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노인빈곤율 1위, 노인자살률 1위, 농촌 노인 자살률은 도시의 2배, 2025년 65세 이상 치매환자 100만명, 65세 이상 노인 3명 중 1명만 공적연금 수령...
 
평생 일했는데 노인들의 절반은 왜 가난할까? 특히 농촌 어르신들의 자살률은 도시의 2배라는데, 책을 통해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평생 남의 땅을 소작하며 4남매를 키워 출가시킨 한 어르신은 "행복할 때가 없다. 나에겐 아무것도 없다. 그저 자다가 죽는게 소원"이라고 했다.
 
치매편에서 노인요양원 '잠입 취재'를 앞두고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노인학대라는 이른바 기삿거리를 노렸지만 조용할 뿐이었다는 취재후기는 솔직했다. 생생한 취재후기가 글에 더 힘을 보탰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정물과 다름 없는 '표정 없는 노인들'을 발견해 냈다.
 
치매는 환자뿐 아니라 주보호자의 우울증도 심각했다. 최근 논란이 된 한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의 비극이 떠올랐다. 
 
독거노인, 고독사.. 노인들에 있어 빠질 수 없는 문제는 '고독'이다. 68년을 혼자 살았다는 한 어르신은 가끔 주체 못할 외로움이 밀려올 때 전철을 탄다고 했다. 이씨는 무의탁 노인들이 한데 모여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고독한 노인들은 실제로 마을공동체나 공동거주제를 원했다. 노인인구가 많은 농촌을 중심으로 공동거주제가 도입되고 있었다. 대도시 역시 마을공동체 개념이 필요한 때다. 
 
박카스 아줌마들의 성매매와 같은 비뚤어진 노인의 성문화를 그저 그런 흥미거리로 접근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배우자가 없어 박카스 아줌마를 찾기도 했지만, 배우자가 있어도 관계가 원만하지 못해 성적 불만족을 호소하는 노인들도 많았다.
 
주책없다고 말하기에 앞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줘야 했다. 
 
청년과 노인이 함께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을 모아 함께 변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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