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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대전 한밭구장은 '또' 리모델링중
2014-01-09 18:17:20 2014-01-09 18:21:09
◇3차 리모델링을 진행 중인 대전 한밭야구장. 덕아웃을 외야 방향으로 옮기고 면적도 넓힌다. (사진=이준혁 기자)
 
[대전=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프로야구단 한화 이글스의 홈 야구장인 대전 한밭야구장. 이미 두 차례 리모델링을 거친 이 야구장은 다시 변신한다.
 
한화 이글스는 한밭야구장 소유주인 대전시와 함께 대전구장 3차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설계와 행정 절차를 마치고 이달초 시공에 들어간 이번 리모델링 공사는 다음달 말까지 마칠 예정이다. 
 
이번 리모델링 공사의 역점 분야는 고급석의 확대, 불펜 이동을 통한 실전감각 향상과 덕아웃의 확장 등이다. 지난 2012년의 1차 리모델링 공사 당시의 '팬 친화적 야구장' 기조를 이음과 동시에 선수단 편의도 생각했다.
 
◇3차 리모델링을 진행 중인 대전 한밭야구장. (사진=이준혁 기자)
 
◇백스톱 바로 뒤에서 보는 경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앙지정석을 백스톱(포수 뒷 그물) 바로 뒤로 당겼다는 점이다. 해외 선진국 경기장서 이뤄지는 생생한 경기 관람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기록·방송 목적의 공간과 소형 VIP실이 있던 공간을 상부로 옮기는 대신 일반관객들도 구매 가능한 좌석을 백스톱의 뒷편까지 배치한다.
 
이와 관련해 오성일 한화 프로젝트팀장은 "야구장 건설규정을 준수한다는 전제로 이보다 더 생생한 경기 관람이 가능한 좌석은 없을 것"이라고 기대를 아끼지 않았다.
 
이어 "관중석 350석 규모로 좌석은 소파처럼 안락한 느낌을 받을 수 있게 최고급 좌석을 설치한다. 아무래도 입장권 가격이 비싸긴 하겠지만 비싼 값을 확실히 하는 좋은 좌석이 될 것"이라면서 "기존 공간에 관중석이 생기는 만큼 홈플레이트와 백네트 사이 거리는 짧아진다"고 말했다.
 
그동안 백스톱 바로 뒤에서 경기를 접할 수 있는 야구장은 포항야구장이 유일했다. 현재 마무리 공사를 진행 중인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가 이런 좌석을 도입 중이다. 대전시와 한화는 해외 선진 사례와 국내 구장 선례를 참고하며 '경기 관람에 좋은 최선의 좌석'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3차 리모델링을 진행 중인 대전 한밭야구장. 그동안 백스톱의 뒤에 위치하던 방송·기록실과 VIP실을 관중석의 상단으로 이전한다. 두 층으로 조성될 이 공간에서 상부에 배치할 실과 하부에 배치할 실의 여부는 결정된 바가 없다. (사진=이준혁 기자)
 
◇외야에 응원단상과 불펜이 들어선다
 
좌익수 뒷편이자 외야석 하단에는 불펜이 옮겨온다.
 
그런데 이 불펜은 두 가지의 이유로 특별하다. 하나는 불펜이 공개된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원정팀 불펜과 홈팀 불펜이 붙어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보스턴 펜웨이파크와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 시애틀 세이코프필드 등지를 벤치마킹 모델로 삼고 조성한 불펜이다.
 
이와 관련해 최태식 한화 야구장관리사무소장은 "팬들에게 경기 중 불펜 투구모습 등의 각종 볼거리를 제공하고, 투수들은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훈련을 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외야 좌측에 불펜이 옮겨오는 것과 더불어 외야 우측에는 그동안 내야에 있던 응원단상 일체가 이전한다. 야구 관람에 좋은 1루측 좌석을 야구 매니아를 위한 특화된 좌석으로 조성하기 위함이다. 국내 야구장 중에서 응원단상이 외야에 위치한 곳은 한밭구장이 처음이다.
 
외야에 불펜과 응원단상이 들어서면서 좌석의 축소에 대해 걱정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전체 좌석수는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외야에는 축소되지만 백스톱 뒤에 조성될 고급석으로 좌석수는 맞춰지기 때문이다. 저렴한 외야 좌석이 줄어들긴 하지만 경기를 더욱 가깝게 관람하려는 사람은 이번 조치에 만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3차 리모델링을 진행 중인 대전 한밭야구장. 외야 좌측 하단에 홈팀과 원정팀의 불펜을 조성한다. 대한민국 야구장 펜스 중 가장 최상의 펜스로서 평가를 받는 한밭구장 펜스는 잠시 철거한 상태로서 불펜 공사를 마치면 다시 설치할 예정이다. (사진=이준혁 기자)
 
◇선수단을 위한 시설의 확충도 있어
 
지난 2012년의 1차 리모델링 이후 대전시·한화는 '팬 친화적 야구장'을 목표로 지속적 시설 개선을 진행 중이다.
 
그렇지만 선수들의 좋은 경기력이 발현되는 것도 팬 친화적 야구장을 만드는 한 좋은 방법이다. 이번 3차 리모델링에는 그런 목적도 여러모로 폭넓게 반영돼 있다.
 
경기 실전감각을 높이고 넓고 편안한 공간확보를 위한 불펜의 확장이전 외에도 덕아웃도 옮겨지고 넓어진다. 기존 위치에서 외야 쪽으로 옮기면서 그라운드 안쪽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한화에 따르면 이번 공사를 통해 덕아웃은 길이 20m, 폭 4.5m, 높이 2.6m 규모로서 넓어진다. 또한 땅을 파고 그라운드에 비해 낮게 조성해서 관람과 감독 작전 지시가 용이하게 한다.
 
포수 뒷쪽 좌석의 확장과 덕아웃 확장은 경기 진행 측면에도 유리하다. 베테랑 신경현의 은퇴로 포수의 경륜이 다른 팀보다 짧은 한화는 폭투와 패스트볼 등의 위험 부담을 덜게 됐다.
 
더불어 일부 선수들에겐 응원단상의 외야 이동이 정신 집중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야에서 들리는 응원가와 1루 내야에서 들리는 응원가의 음량은 다르다.
 
◇3차 리모델링을 진행 중인 대전 한밭야구장. 1루 방향 내야석에 있던 응원단상이 외야 하단으로 자리를 옮긴다. 펜스의 '홈샤시'라고 기재된 위치 바로 상단에 응원단상이 조성될 예정이다. (사진=이준혁 기자)
 
◇51년차 야구장, 2030년까지 사용할 기반 닦는다
 
한밭구장은 1964년 개장한 야구장이다. 올해로 51년차의 야구장인 것이다. 개장 연도만 보면 더 쓰기 어려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오랜 역사와 달리 국내의 다른 구장보다 관리가 잘 이뤄진 상황이며 최근 잇따른 리모델링으로 시설은 좋아졌다. 프로야구 구장으로 약 20년은 더 쓸 기반을 잘 닦아가는 모습이다.
 
한밭구장의 첫 리모델링은 2012년초 진행됐다. 대전시와 130억원을 부담하고 한화가 15억원을 보태서 관중석을 3층으로 증축하고 익사이팅존을 신설한 것이다.
 
이후 두 번째 리모델링은 지난해초 마무리됐다. 인조잔디를 천연잔디로 바꾸고 외야 펜스도 100㎜ 두께로 국내 최고의 펜스로서 강화했다. 푹신한 펜스로 안정성을 강화해 경기력을 높였다.
 
결국 한밭구장은 지난해 7월 방한한 메이저리그 구장 기술진에게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장 수준'이란 극찬을 받기도 했다.
 
이같은 야구장 시설 개선을 위해 대전시도 많은 노력을 하긴 했지만 한화도 47억여원을 투자하면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한밭야구장에 투자된 자금만 47억여원으로, 서산의 2군(퓨처스) 훈련장 신설 비용을 합칠 경우 한화가 들인 인프라 투자 비용은 훨씬 커진다.
 
한편 한밭구장을 대체할 대전시의 야구장은 아직도 구상단계다. 대전시는 도안신도시의 서남부인 서구 관저동과 유성구 진잠동 일대를 포괄하는 면적 36만㎡ 규모의 땅에 서남부권 체육컴플렉스를 조성하려 준비 중이다. 부지 매입비만 1500억원 이상 예상되는 큰 사업이다. 새 야구장은 이 일대에 오는 2033년 전에 조성될 예정이다.
 
최경진 대전시 문화체육국 사무관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야구장은 아직 구상단계이지만 인구 30만명일 시절에 건설한 체육시설을 바꿔야 한다는 점은 이미 시도 공감을 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설계를 시작하고 재원을 확보해야 최종 결정이 되겠지만, 지금은 좌석 3만석 이상 야구장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차 리모델링을 진행 중인 대전 한밭야구장. (사진=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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