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2014세계경제)④글로벌증시, 선진국과 신흥국 '발 맞추기'
미국 · 일본증시, 완만한 추가 랠리 기대
유럽증시, 리스크 탈출로 안정세 회복
중국증시, 2011~2300선 박스권 전망
2013-12-27 14:30:00 2013-12-30 05:25:05
[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2014년 글로벌 증시는 상반기엔 선진국이 리드하고 하반기엔 신흥국이 이끄는 양상으로 흘러갈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마침내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을 시행하기로 합의하면서 신흥국의 자금이탈이 우려되고 있지만, 다행히 내년 하반기에는 신흥국도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연준의 테이퍼링 결정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환율 변동폭이 크지 않아, 달러화가 강세로 가더라도 완만한 속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에 최대 내년 상반기까지는 올해처럼 선진국 증시가 시장을 주도하겠지만, 테이퍼링이 기정 사실로 인정되고 펀더멘탈 개선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경향이 나타나면 하반기에는 시장을 주도하는 중심축이 신흥국으로 이동할 것이란 설명이다.
 
올해 전세계 증시(MSCI AC World Index)에서 선진국이 20% 상승하고, 신흥국이 7% 하락한 것을 보면 선진국과 신흥국의 한 해 수익률 괴리는 25% 이상 벌어졌다.
 
이에 상대적으로 오르지 못했던 자산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높아지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신흥국 증시로 눈을 돌리기에 충분한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美증시, 탄력 둔화에도 랠리는 지속..S&P500 2100선 돌파 기대
 
다우존스 지수가 26일(현지시간) 올 들어 50번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월가에서는 내년에도 뉴욕증시가 추가 랠리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테이퍼링 우려부터 연방정부 셧다운에 이르기까지 올해 미 증시 변동성을 키웠던 악재들이 사라지면서 내년에는 S&P500 지수가 올해보다 15% 상승할 것으로 관측했다. 
 
앞서 테이퍼링 쇼크는 지난 5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출구전략 조기 시행 가능성을 내비쳤을 당시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기 때문에 내년 1월 테이퍼링이 본격 시행되더라도 증시 변동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오히려 테이퍼링의 시행으로 자금이 미국으로 회수되는 점은 미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짐 러셀 US뱅크웰스매니지먼트 스트레지스트는 "현재 미국 증시가 거시적 트렌드에 의해 탄력받고 있다"며 "내년에도 미 증시의 견고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테이퍼링의 시행으로 전문가들은 미국의 국채수익률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있으며, 이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옮겨올 것으로 예견했다.
  
제프레이 클레인탑 LPL 파이낸셜 스트레지스트는 "국채수익률의 상승이 경제성장을 방해할만큼 오르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채권보다 주식에 베팅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는 점을 상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주요 지수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4~15배로 지난 2000년 이후 평균치에 놓여있어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도 추가 상승여력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김주형 동양증권 연구원 "내년 기업들의 이익이 증가하는 속도에 비례해서 주가도 올라갈 것"이라며 "올해 상승 속도만큼 강한 상승률이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S&P500 지수 기준으로 10~15%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향후 테이퍼링 시행 이후 현행 제로 수준의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는다 하더라도 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위축보다는 경기 회복에 따른 주식 시장의 추세적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역사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제한적 움직임을 보였던 S&P500 지수는 1994년 금리 인상 후 1년 수익률이 4.3%를 기록했다. 2004년 금리 인상 시기때도 주식 시장은 1년간 4.4% 오른 바 있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랠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과거의 경험으로 비쳐보면 미국 증시는 2014년에 더 큰 랠리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준금리와 S&P500 지수 변동 추이 (자료=크리스탈불닷컴)
  
◇유로존 붕괴위험 탈출..유럽증시 12% 상승 전망
 
유로존이 붕괴 위험으로부터 벗어나면서 내년 유럽증시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됐다. 
 
지난 2010년 이후 유럽국가들의 재정위기가 확대되면서 유로존이 붕괴할 것이라는 전망이 한동안의 비관적인 시나리오였다면, 이제는 재정위기에서 경제침체로 넘어가는 단계는 차단되면서 유럽국가들이 안정세를 회복해가고 있다.
 
올해 유로존의 강대국 독일과 위험국 그리스의 주가 상승률이 동일했다는 점만 봐도 상황은 쉽게 이해된다. 
 
탄탄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온 독일과 달리 그리스는 국가부도 위기 탈출 구조로 넘어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호전됐고, 이 같은 호재가 증시 상승으로 연결됐다. 이에 독일의 DAX30 지수와 그리스의 아테네 종합지수는 모두 올 한 해 21%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리스 아네테종합지수와 독일 DAX30지수 변동 추이(자료=유로인베스터)
 
게다가 유로존 위험국들이 턴어라운드 양상을 보이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남유럽 위험국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올 한 해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에 유입된 증시자금은 134억달러로 집계돼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억달러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간 스페인의 IBEX35 지수는 전년 대비 12% 상승했고, 포르투갈의 PSI20 지수와 이탈리아의 FTSE MIB 지수도 각각 10%와 8%씩 올랐다.
 
하지만 위험국들의 위기 탈출 호재는 향후 수년에 걸친 구조조정을 암시하기도 한다. 아직 유로존 성장에 대한 기대치가 낮고, 디레버리징 과정이 지속돼야 하기 때문에 자생력을 갖고 성장을 이어가는 강대국과 아직 재정위기 치유 과정에 놓여있는 위기국 사이의 수익률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수년동안 이어진 유로존의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점에서는 공포심을 가질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독일과 올해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간 영국 증시는 내년에도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부진한 성장세를 보였던 프랑스는 버블의 위험이나 정치적 안정성에 있어 독일보다 뒤쳐진 것이 사실이나, 구조적 문제에 의한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여기에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장기간 소외받았던 남유럽 증시가 유로존 회복세의 수혜를 받게 되면 전반적인 유럽증시의 움직임은 양호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 외신이 18명의 증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내년 유럽 증시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범유럽지수인 유로스톡스 600지수는 평균 12%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안 스캇 바클레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증시는 2011년 이후 49%나 올랐지만,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내년 유로스톡스 600지수는 25%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폴 잭슨 소시에떼제네랄 스트레지스트는 "2011년 당시 유럽 경제는 바닥을 쳤고, 주가도 매우 저평가 됐지만 유럽 증시에 강세장이 도래할 것이란 믿음이 부족했다"며 "내년에는 유럽증시가 15%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테이퍼링 영향력 제한적..中은 박스권 · 日은 완만한 상승 
 
일본과 중국이 포함돼 있는 아시아증시는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신흥국이 선진국 회복의 수혜를 예전만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국 증시는 상반기 테이퍼링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테이퍼링의 영향력이 지난 5월 시장에 선반영됐고, 최근 달러대비 신흥국 통화의 환율이 큰 변동을 보이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는 신흥국 증시도 올해보다 나은 상승세를 실현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대표적 신흥국인 중국 증시는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2100~2300선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부터 재개되는 기업공개(IPO)로 인한 물량부담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수급요인으로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는 있지만, 추세적인 하락을 이끌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중국 정부의 정책불확실성에 대한 리스크가 감소하면서 주가 변동성은 줄어들겠지만, 개혁이 내년 한 해 안에 성공을 거두기는 어렵기 때문에 큰 기대 또는 큰 실망도 없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경환 현대증권 연구원은 "추가 하락은 없겠지만, 중국 증시를 크게 끌어올릴만한 섹터가 보이지 않는다"며 "내년 중국의 금리자유화가 시행되면 그동안 중국증시를 이끌어왔던 금융섹터의 이익 기여도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내 시가총액이 큰 업종의 이익전망이 여전히 낮아 기업들의 수익이 이끄는 지수 상승세도 약할 것"이라며 "2100~2300선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변동 추이(자료=야후파이낸스)
 
올 한해 30%가량 급등세를 펼쳤던 일본증시는 아베노믹스의 후광효과에 힘입어 내년에도 승승장구 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무라 증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닛케이225지수는 올해보다 16%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무엇보다도 아베노믹스의 성공 여부에 따라 증시 상승폭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마크 부르게스 트레드니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일본 경제가 명확하고 믿을만한 길로 가고 있고, 또 아베노믹스가 성공적이었다고 판단된다면 일본증시는 내년에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건전화를 위해 시행되는 소비세 인상이 증시의 상승세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일본은행(BOJ)은 증세가 소비충격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추가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예견된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일본증시가 올해만큼 급격한 상승세를 재현하지는 않겠지만, 내년 말 기준 달러·엔 환율이 110엔까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닛케이255지수는 상승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