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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객 2억명 시대'.. 배급사별 흥행작 뭐 있나?
2013-12-25 13:02:25 2013-12-25 13:06:19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올 한해 국내 영화관에는 관객들의 발걸음이 유독 잦았다. 이에 따라 올 한해 영화 총 누적 관객은 2억 명 이상을 동원했다.
 
지난 11월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영화 관객수는 1억1547만명에 달한다. 한국영화의 선전이 영화관객 2억명 시대를 도래하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수 많은 한국영화가 쏟아져 나왔다. 그 중 많은 수의 영화들이 흥행하면서 일상의 이야기 소재가 됐다. 올 한해 관객들을 웃기고 울린 한국영화의 흥행작을 국내 4대로 불리는 배급사별로 나눠봤다.
 
◇'7번방의 선물'-'감시자들'-'신세계'-'변호인'-'숨바꼭질' 포스터(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제공=NEW)
 
NEW
 
- '7번방의 선물' '신세계' '감시자들' '숨바꼭질' '변호인'
 
지난 2008년 투자배급사로 출발한 넥스트엔터테인먼트(이하 NEW)는 올해 상반기 1위를 기록하며 굴지의 대기업 배급사 사이에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유독 올해 NEW가 내놓는 상업영화들은 하나 같이 큰 성공을 거뒀다. "믿고 보는 'NEW' 영화"라는 말이 돌 정도다.
 
먼저 1월 23일 개봉한 '7번방의 선물'은 1281만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유일무이한 천만관객 영화가 됐다. 류승룡을 최고의 스타로 올려놨으며, 갈소원이라는 새로운 아역 배우를 발견했다. '각설탕'과 '챔프' 등으로 흥행에는 실패한 이환경 감독의 성공에 많은 사람들이 축하했다.
 
'7번방의 선물'에 이어 황정민, 이정재, 최민식의 '신세계'가 빵터졌다. 468만 관객을 기록한 '신세계'는 올해 박스오피스 순위 11위를 기록했다. 한국판 '무간도'였던 '신세계'는 작품적인 면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브라더'라는 황정민의 대사는 유행어가 됐고, 이정재와 최민식의 연기는 훌륭했다.
 
'신세계'의 흥행은 '감시자들'로 이어졌다. 정우성과 설경구, 한효주 주연의 '감시자들'은 여형사의 성장물이라는 코드로 경찰과 범죄자의 쫓고 쫓기는 치열한 두뇌싸움이 탁월했다는 평가다. 액션보다는 바둑의 수 싸움의 두뇌플레이가 돋보였다. 이 작품은 55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박스오피스 9위를 기록했다.
 
공포와 스릴러를 접목시킨 '숨바꼭질'은 올 여름 극장가에 예상치 못한 파란이었다. 손현주와 전미선, 문정희를 앞세운 '숨바꼭질'은 배우들의 호연과 함께 적재적소 무서움을 안기는 장면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560만 관객을 기록한 이 영화는 기존 스릴러 작품에서 최고 흥행작 '살인의 추억'을 뛰어넘는 쾌거를 안았다. 올 한해 박스오피스는 7위다.
 
겨울시즌 최고 흥행스코어를 보이고 있는 '변호인'의 배급사도 NEW의 작품이다. 무서운 속도로 흥행하고 있는 '변호인'은 벌써부터 1000만 관객에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송강호를 비롯한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며, 정치적 해석보다는 상식과 정의에 대한 이야기가 관객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설국열차'-'베를린'-'스파이' 포스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
 
- '설국열차' '베를린' '스파이'
 
국내 최대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에 있어 2013년은 그리 유쾌한 기억이 되진 않을 것이다. 수 많은 작품을 투자 및 배급한만큼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CJ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작품들 중에는 적지 않은 흥행을 기록한 작품이 있다. '설국열차'와 '베를린', '스파이'가 흥행작으로 꼽힌다.
 
봉준호 감독이 할리우드 배우들과 송강호, 고아성과 함께 작업한 '설국열차'는 피지배계급의 반란을 열차라는 공간만을 통해 그려냈다. 역시 '봉테일'이라 할 정도로 상징적인 장면이 다양했고, 틸다 스윈튼과 크리스 에반스 등의 연기 역시 대단했다. 934만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다.
 
'부당거래'로 성공을 거둔 류승완 감독은 한석규, 하정우, 류승범, 전지현과 함께 '베를린'으로 다시 한 번 스타감독의 입지를 굳혔다. 북한과 남한 사이에서 그려지는 첩보전으로 액션과 스토리를 함께 잡았다는 평이었다. 북한여성을 연기한 전지현의 연기력은 빛을 발했다. 716만 관객을 돌파한 '베를린'은 올해 박스오피스 5위다.
 
윤제규 감독이 제작하고 설경구, 문소리, 다니엘 헤니를 앞세운 '스파이'는 화려한 영상으로 볼거리 풍성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남기며 '관상'과 함께 쌍끌이 흥행을 이끌었다. 설경구의 생활 코미디연기와 문소리의 변신은 호평을 받아 충분했고, 다니엘 헤니의 악역 역시 인상적이었다. 345만 관객을 돌파한 이 영화는 올해 박스오피스 13위에 이름을 남겼다.
 
◇'관상'-'은밀하게 위대하게'-'박수건달' 포스터 (사진제공=쇼박스 미디어플렉스)
 
쇼박스 미디어플렉스
 
- '은밀하게 위대하게' '박수건달' 관상'
 
쇼박스 미디어플렉스는 '박수건달'과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통해 상반기 기분좋게 출발했지만, 하반기 작품들의 발목을 잡히며 큰 성공을 거둔 2013년을 만들지 못했다.
 
특히 8월 개봉한 김용화 감독의 '미스터고'는 기술적인 면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스토리 면에서 관객들의 공감을 사지 못하며 참패했다. 기대를 모았던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와 '동창생'은 예상보다 적은 관객동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위에 언급된 두 작품과 '관상'은 쇼박스 미디어플렉스가 남긴 흥행작이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김수현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킨 작품이다. 북파 간첩원류환을 연기한 김수현과 리해랑 역의 박기웅, 리해진 역의 이현우는 '꽃간첩'이라는 평가로 여심의 마음을 흔들었다. 후반부 아쉬운 결말이 찝찝하다는 평가는 받았지만, 695만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박스오피스 6위를 기록했다.
 
박신양 주연의 '박수건달'은 의외의 코미디 요소로 인기를 끈 작품이다. 무당을 연기한 박신양은 신선함에서 호평을 받았으며, 엄지원과 김정태, 정혜영도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을 찾았다. 하지만 전반적인 스토리 전개에서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389만 관객을 돌파한 '박수건달'은 올해 박스오피스 12위다.
 
송강호의 힘을 보여준 '관상'은 올해 가장 화려했던 멀티캐스팅 작품이다. 송강호와 이정재, 백윤식, 조정석, 이종석에 홍일점 김혜수까지 '관상'의 캐스팅은 개봉 전부터 기대를 불러모으기 충분했다. 가상인물이자 관상가 내경이 계유정란에 휘말리면서 '거대한 운명 앞에 나약한 개인'이라는 메시지는 묵직함이 있었다. 배우들의 열연 역시 훌륭했으며, '연애의 목적', '우아한 세계'의 한재림 감독은 흥행 감독의 면모를 보였다.
 
◇'더테러라이브'-'친구2'-'소원' 포스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더 테러 라이브' '친구2' '소원'
 
CJ엔터테인먼트에 이어 대기업의 자본력을 가지고 있는 롯데엔터테인먼트는 2013년이 악몽으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투자한 작품 대부분이 참패를 거뒀다. '더 테러 라이브'가 아니었다면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흥행작이 많지 않다.
 
하정우의, 하정우에 의한, 하정우를 위한 영화로 일컬어지는 '더 테러 라이브'는 방송국 스튜디오를 배경으로 폭탄을 설치했다는 한 남자와의 치열한 싸움을 그렸다. 제한적인 배경으로 오롯이 하정우의 표정과 대사로만 2시간을 이끌었다. 새로운 방식의 영화는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설국열차'와 함께 여름 극장가를 주도했다. 557만을 기록한 '더 테러 라이브'의 올해 박스오피스 성적은 8위다.
 
2000년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끈 장본인으로 평가받는 곽경택 감독이 '친구2'를 들고 나왔다. 부산영화라고 불릴 정도로 부산 사람들에게는 애착이 큰 영화다. 17년을 복역한 유오성과 신예 김우빈이 출연한 '친구2'는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296만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올해 박스오피스는 19위다.
 
2013 청룡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이준익 감독의 '소원'은 설경구, 엄지원, 이레의 연기력이 빛난 작품이다. 아동성폭행을 다뤘지만, 불쾌감이나 거부감이 없었던 착한 영화로 평가받았다. 당초 손익분기점이나 넘길수 있겠느냐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271만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21위를 기록했다. 흥행보다 값진 완성도라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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