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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美주택거래, 5개월째 뒷걸음..출구전략 속도 늦추나
2013-11-26 15:35:25 2013-11-26 17:28:47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지난달 미국의 잠정주택판매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며 미 주택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가 경제상황을 파악하는 중요한 지표인만큼 주택시장 회복 지연으로 연준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이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美 주택시장 5개월째 침체 지속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지난달 매매계약이 체결된 주택을 토대로 작성한 잠정주택매매지수가 전달보다 0.6% 떨어진 102.1로 집계됐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달 잠정주택판매가 4.6% 떨어졌던 것과 비교했을 때에는 나아졌지만 시장의 예측치인 1.3% 증가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로써 미국의 잠정주택판매는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으며,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수준까지 내려왔다. 올들어 10월까지 미국의 잠정주택판매는 총 2.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잠정주택판매는 오는 11월과 12월 실제주택판매로 연결되는 만큼 올해 남은 기간동안 미 주택시장은 올 연말까지 얼어붙어 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잠정주택매매는 미 주택매매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기존주택매매를 두달정도 선생하는 지표기 때문이다.
 
미 주택시장 침체의 이유로는 10월초 보름정도 지속된 미 연방정부의 일시폐쇄사태(셧다운)와 모기지 금리 상승 등이 제시되고 있다.
 
로런스 윤 NAR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에 있었던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일부 잠재적 주택구매자들의 주택구입을 미루도록 만들었다"며 "모기지 대출을 위해 국세청으로부터 소득확인을 기다리다 거래를 미룬 사람이 17%정도 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모기지금리는 지난 5월 연준이 처음으로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언급한 뒤로 꾸준이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주 기준 30년만기 모기지금리는 4.22%로 5월 3.54%에 비해 19%(0.68%포인트) 증가했다.
 
패트릭 뉴포트 IHS글로벌인사이트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가 올라가면 사람들이 지레 겁을먹고 주택거래를 서두른다"며 "올 초반 거래가 늘어난 이후 현재는 다소 줄어든 상태"라고 설명했다.
 
◇美 주택시장, 장기적 상승국면이지만 단기적 개선은 힘들어
 
전문가들은 미국의 주택시장 상황이 장기적인 상승국면에 있는 것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대니얼 실버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9월초 모기지 신청 건수가 증가하며 주택시장과 관련한 일부 지표들이 호조를 보이기도 했다"며 "주간 모기지 신청건수는 변동성이 큰 지표긴 하지만 주택시장이 상승하거나 최소한 현상을 유지할 것이라는 신호로 보인다"고 말했다.
 
짐 오설리번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최근 노동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가 보이고 소비자 신뢰도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주택시장도 조만간 매매가 활성화되며 상승국면에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주택시장의 활성화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많다는 점이 여전히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로런스 윤 NAR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이 일정수준까지는 반등할 수 있겠지만 여전히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는 주택이 얼마 없고 주택구입을 위한 적당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점이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년초에 재발할 수 있는 연방정부의 셧다운 위험과 모기지대출자들의 상환능력 심사를 강화토록 하는 정부의 새 규제안 등도 주택시장의 정상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 양적완화 출구전략 미룰까
 
이에따라 최근 올해 안에 시작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던 연준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시기가 다소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연준이 주택시장 개선을 미 경제 활성화와 노동시장 개선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보고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이례적으로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잃었다고 평가하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연준은 미국 경제가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노동시장이 개선된 뒤에 채권매입규모를 줄이겠다고 밝혔다"며 "주택시장지표는 연준이 빠른 시일 내에 테이퍼링(양적완화 출구전략)을 실시할 것이라는 우려를 잠재우고 있다"도 보도했다.
 
연준이 테이퍼링을 실시할 경우 모기지 금리가 급등해 주택시장의 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연준의 테이퍼링 연기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연준이 처음으로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언급한 이후 급등한 모기지금리는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9월 4.7% 수준까지 올랐다. 연준의 양적완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모기지 금리가 다시 내려가는 것이 정상이지만 양적완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며 모기지금리는 여전히 4% 중반에 머물러 있다.
 
모기지금리가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가계의 주택구매여력이 개선되기 힘들어 주택시장 침체라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주택지표 부진은 고용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전이될 수 있다.
 
에이제이 라자드아크샤 바클레이즈 이코노미스트는 "유동성이 부족해지면 연말까지 경제활동 전반이 영향받을 수 있는데 연준은 이같은 결과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투자자들은 최소한 내년 1월까지는, 혹은 내년 3월까지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짐 오설리번 하이프리퀀스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도 "가장 최근의 주택관련지표(잠정주택매매지수)는 연준이 신중론을 유지할만한 이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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