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토탈, 경유까지 진출..정유업계 '부글부글'
정부 지원 업고 점유율 확대..정유4사, 경유 진출에 내심 긴장
2013-11-05 17:13:28 2013-11-05 17:17:14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삼성토탈이 알뜰주유소에 경유 판매 의사를 적극 내비치면서 정유업계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삼성토탈이 휘발유에 이어 경유 판매에 나설 경우 정유시장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은 물론 이는 기존 시장 진출자와의 형평성 문제로 비화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정유업계는 "시장이 이미 성숙됐기 때문에 삼성토탈의 공급 확대는 대세를 바꿔놓기 힘들 것"이라며 애써 표정관리를 했다. 그러나 이면에서는 시장 점유율 변화에 미칠 영향에 신경쓰는 모습이다. 특히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시장을 교란할 것으로 보는 부정적 시선도 팽배해졌다.
 
손석원 삼성토탈 사장은 지난 1일 국회 산업통산자원위원회(산업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노영민 민주당 의원의 "석유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검토 중에 있다"고 답했다. 이는 곧 진출로 비쳐졌다.
 
앞서 손 사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화학산업의날 기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본격적으로 (정유업을) 해보려 한다"고 밝히는 등 정유사업 확대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바 있다.
 
손 사장의 발언은 내년 하반기 제2 파라자일렌 공장 준공을 앞둔 시점이어서 더욱 주목을 끈다. 연산 100만톤(t) 규모의 제2공장은 경유분리 설비와 탈황 설비를 갖춰 석유화학 부산물로 휘발유, 항공유, 연료유를 비롯해 경유 생산도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삼성토탈은 지난 2010년 석유정제업 등록을 완료하고, 지난해 4월 정부로부터 알뜰주유소 휘발유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 생산량이 미미해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주를 이뤘지만 삼성이라는 막대한 자본과 브랜드는 언제든 시장구도를 뒤흔들 잠재력 있는 요소로 평가됐다. 특히 정부의 지원을 배경으로 해 당시에도 업계에서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삼성토탈은 그간 나프나를 원료로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합성수지와 파라자일렌, 부타디엔 등의 생산 공정에서 휘발유와 항공유 등 석유제품을 생산, 이를 전량 일본으로 수출해 왔다. 그러다 알뜰주유소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지난해 7월부터 국내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정부가 삼성토탈의 휘발유 공급물량을 지난해 말 7%에서 올 연말 32%까지 대폭 늘리기로 하면서 삼성토탈은 호재를 맞았다. 정부가 알뜰주유소의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 삼성토탈의 물량을 점진적으로 늘리면서 삼성토탈의 알뜰주유소 공급량은 초기 월 4만배럴에서 지난해 12월 8만6000배럴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매달 12만5000배럴을 공급하며 10만배럴 이상으로 공급물량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삼성토탈의 올 9월까지 누적 점유율은 37.1%로, 이미 정부의 연말 목표기준을 넘어섰다. 이와 함께 정부는 알뜰주유소 수를 올해 말까지 1000개에서 2015년 1300개로, 전국 주유소의 10%로 늘릴 계획이다.
 
휘발유에 이어 경유마저 공급하게 될 경우 삼성토탈의 정유 시장 영향력이 증대될 것으로 업계 안팎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이는 기존 정유 4사가 내수시장에서 차지하는 파이의 몫이 그만큼 작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정유 업계 내에서는 알뜰주유소 공급 여부에 따라 시장 점유율에서 미묘한 차이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는 2010년 각각 33.6%, 30.3%를 기록했으나 올 상반기에는 28.9%, 25.2%로 점유율 하락을 경험했다.
 
같은 기간 S-Oil과 현대오일뱅크, 삼성토탈을 비롯해 석유 수입사 등 비정유사 비중은 2010년 각각 13%, 13.7%, 9.4%에서 올 상반기 14.7%, 13.7%, 17.5%로 점유율이 증가했다.
 
최근 들어 시장 점유율에도 점진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남부권과 중부권 알뜰주유소에 각각 휘발유를 공급하는 S-Oil과 현대오일뱅크, 비정유사와 그렇지 않은 업체들 간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정제마진 감소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정유사들은 삼성토탈의 사업 확장에 내심 경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주유소 등장 이후 지난해부터 점유율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기존 정유사 입장에선 알뜰주유소의 물량을 결코 무시할 수 없게 됐다"면서 "삼성토탈이 휘발유와 경유를 공급하는 선에서 그칠지 그 이상으로 사업을 확장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정유시장은 성숙된 만큼 신규 사업자가 진입해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시장 점유율 변화에 미칠 영향과 향후 추이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 역시 "정제마진 감소로 모든 정유사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삼성토탈 역시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시장 대세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삼성토탈은 "아직 검토 단계"임을 강조하며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기존 정유 4사의 카르텔을 의식하며 가능한 신경전을 벌이지 않는다는 자세다.
 
삼성토탈 관계자는 "파라자일렌 공장의 메인(main) 생산량에 따라 휘발유와 경유 등의 생산량도 결정돼 생산 규모를 검토하는 단계"라면서 "알뜰주유소용 경유 공급에 대해서는 아직 내부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삼성토탈 대산공장 전경(사진=삼성토탈)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