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토마토 DB)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한때 사랑했던 연인을 대상으로 한 흉악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연인이었던 상대방으로부터 '헤어지자'는 말을 들은 이후 홧김에 폭력을 휘둘러 사망케 하거나, 연인의 나체사진을 인터넷상에 유포하는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8일 법원에 따르면 '헤어지자'는 말에 격분해 연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한 남성은 징역 15년을 선고 받았다. A씨(49)는 B씨(51·여)와 사귀던 중 B씨가 다른 남자를 만났다는 문제로 지난해 9월경 크게 싸웠다. B씨는 "헤어지자"고 요구했고, A씨는 상심이 컸다.
B씨를 죽이고 자신도 자살할 생각으로 미리 흉기를 준비한 A씨는 B씨를 불러내 처음에는 화해를 시도하려 했다. 그러나 B씨가 마음을 돌리지 않자 흉기를 휘둘러 B씨를 살해했다.
◇연인 살해 후 자살시도..구조돼 법정에
범행 직후 A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자신의 손목에 상처를 냈으나 구조돼 목숨을 건졌고 결국 법정에 섰다.
재판부는 "인간의 고귀한 목숨을 앗아가는 범행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되지 않는 중대한 범죄"라며 "살인행위에 이용할 회칼을 미리 준비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연약한 여성을 칼로 찔러 잔혹하게 살해했다"며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헤어진 연인의 집에 가스를 방출시키겠다며 협박했다가 실형을 선고 받은 남성도 있다.
지난 4월 C씨(30)는 동거 중이던 연인 D씨(37·여)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자 슈퍼에서 휴대용 부탄가스통을 구입해 가스를 방출하는 등 D씨의 가족을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상당한 양의 가스가 방출됐고, 미리 라이터로 준비하는 등 자칫 중대한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었다"면서 "범행이 계획적이었고, 그동안 D씨가 헤어질 것을 요구하면 손목을 긋는 자해행위를 해 조씨가 공포감을 느껴왔던 점, 다른 범죄로 집행유예 기간이었던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사유를 설명했다.
◇이별 통보받고 불 질러..이웃에 까지 피해 줘
동거 여성으로부터 이별통보를 받고 같이 살던 집에 불을 지른 50대 남성도 실형을 선고 받았다.
지난해 4월경 E씨(59)는 F씨(55·여)로부터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술을 마시던 중, F씨가 이삿짐을 싸서 나가려 하자 격분해 안방에 있던 침대에 라이터 연료통 안의 기름을 뿌려 라이터로 불을 붙여 화재를 일으킨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월을 선고 받았다. 이번 화재로 인해 7가구가 머물던 다가구용 단독주택 반지하방 안의 가구 등이 불에 탔다.
재판부는 "불특정 다수인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는 방화 범행은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해자와 합의했고, 이별통보를 받자 동거 직전 함께 살던 처의 자살 및 자녀들과 소원해진 관계 등으로 자신의 삶을 비관하게 돼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범행을 자백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헤어지자"는 말에 "임신 시키고 끝내겠다"
'헤어지자'는 연인의 이별통보를 받고 격분해 여성을 강간·감금한 남성도 있다.
지난해 6월 G씨(30)는 여자친구의 집에서 연인인 H씨(26·여)와 이야기를 하던 중 '다른 남자가 생겼으니 헤어지자'는 말을 듣자 마자 '임신시키고 끝내겠다'며 H씨를 강간했다.
G씨는 이틀 뒤 에는 H씨의 집에 몰래 침입해 미리 준비해온 청테이프로 H씨의 손목과 발목을 묶어 자살할 것처럼 위협하는 등 그날 저녁 경찰이 출동할때 까지 H씨를 감금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결별선언을 받고 자포자기 심정에서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저질러 피해자는 극심한 공포과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해자가 선처를 부탁하고 있고, 이번 일을 계기로 피해자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등 개선 의지가 있는 점을 감안해 이번에 한해 집행유예의 형을 정했다"고 양형사유를 설명했다.
◇인터넷 통해 상대 피해주면 죄질 더 무거워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범행도 늘고 있다.
지난해 5월 동거 중이던 I씨(29·여)가 '헤어지자'고 하자 J씨(32)는 I씨가 잠든 사이에 나체를 카메라로 촬영해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혐의로 기소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법원은 J씨에게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의 수강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저지른 범행 자체는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하면서, 다만 "피해자와 동거하던 중 헤어지자는 말에 화가 나 충동적으로 저지른 범행인 점,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해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법원 관계자는 "인터넷상에 상대방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이나 사진을 올렸을 경우, 피해 회복이 어렵다는 점에서 법원은 죄질을 더 무겁게 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