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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애플, 4분기 장사 잘했다..명성 되찾은 '아이폰'
1분기 매출 증가에도 수익성 둔화 우려 여전
2013-10-29 14:50:15 2013-10-29 18:27:04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애플이 기대 이상의 경영 성적을 내놓았다. 지난 9월 중순 공개된 아이폰5S가 폭발적인 판매고를 올린 덕분이다.
 
여기에 다음달 1일부터 판매되는 아이패드 에어까지 가세한다면 애플은 순조로운 연말 성수기를 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수익성 개선은 이번에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애플에 새로운 도전 과제를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애플이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현금 자산의 처리 여부 역시 투자자들에게는 중요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아이폰5S의 '힘'..순익 감소에도 기대 이상
 
◇아이폰5S(사진=뉴스토마토DB)
28일(현지시간) 애플은 4분기(7~9월) 순익이 75억달러(주당 8.26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82억달러(주당 8.67달러)에서 감소한 것으로 3분기 연속 위축세다.
 
그러나 사전 전망치였던 주당 7.92달러보다는 양호하게 나타나며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었다.
 
매출도 양호했다. 4분기 애플의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4% 증가한 375억달러로 집계됐다. 사전 전망치인 368억달러를 상회하는 결과다.
 
애플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최신 기종인 아이폰5S의 판매 호조였다.
 
이 기간 애플은 총 3380만대의 아이폰을 팔았다. 전년 동기대비 26%나 급증한 것으로 3340만대를 예측한 월가의 전망치도 크게 웃돌았다. 이는 아이폰5S와 5C의 출시 첫 주말 900만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때부터 예견된 결과였다.
 
같은 기간 신형 모델을 내놓지 않았던 아이패드도 전년보다 소폭 증가한 141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반면 맥 컴퓨터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7% 감소한 450만대, 아이팟은 35% 급감한 340만대에 그치며 하락 곡선을 그렸다.
 
이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애플의 경영 성과는 그 어느때보다 강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아이폰5C가 저가폰으로 불린 것은 결코 애플의 의도가 아니었다"며 "사실은 중간 가격대를 겨냥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가 시장 공략에는 출시된 지 2년이 지난 아이폰4S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연말 성수기 도래에 매출 전망 '맑음'..수익성 악화 '고민'
 
애플은 크리스마스 등 연말 쇼핑 시즌이 들어있는 2014회계연도 1분기(10~12월) 매출 역시 양호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폰5S와 5C의 판매국가가 연말까지 전세계 100개국으로 확대되며 판매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공개된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가 새로운 동력을 마련해 줄 것이란 설명이다.
 
애플은 이 기간의 매출 전망치를 550억~580억달러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556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매출 증가율은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리수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성 둔화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1분기 매출총이익률이 36.5~37.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의 예상치인 38.6%에 못 미치는 수치다.
 
지난 분기의 매출총이익률도 37%로 사전 전망치였던 36.9%에는 간신히 턱걸이 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40%보다는 둔화됐다. 7분기 연속 후퇴다.
 
피터 오펜하이머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총이익률의 둔화는 신제품의 높은 생산 가격과 환율 변동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매출의 회계 변경 역시 총이익율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생산 원가가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이 저가 아이폰의 비중을 늘리고 가격 인하를 단행한 점도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619달러였던 아이폰의 평균 판매가는 지난 4분기 577달러로 하락했다.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인식한 듯 오펜하이머 CFO는 "비용 절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수익성 우려를 떨쳐버리지 못했다.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애플은 1.22%의 낙폭을 기록했다. 실적 발표 직후에는 5%가 넘게 빠지기도 했다.
 
◇"막대한 현금 자산 어쩌나"..주주 이익환원 문제 대두
 
애플의 경영 성과와 함께 1000억달러가 넘는 현금 자산의 처리 문제는 주주들의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이날 애플은 4분기 말 현재 1468억달러의 현금을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3개월 동안 99억달러의 현금을 추가로 확보했고 그 중 78억달러를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의 방식으로 주주들에게 환원했다.
 
그러나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애플의 주주 이익 환원이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최근 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칼 아이칸이 쿡 CEO에게 서한을 보내 "1500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당장 매입하라"고 요구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에 쿡 CEO는 컨퍼런스콜에서 "애플의 이사회는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한 상황을 기반으로 현금 사용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해서 모색 중이며 이르면 내년 초 현행의 배당과 자사주 매입의 변화된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애플은 3년간 6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비롯, 1000억달러의 현금을 주주들에게 환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 5년간 애플이 배당과 자사주매입을 위해 사용한 금액은 총 360억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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