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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10조 돌파..새 지평 열다(종합)
'황금 포트폴리오' 회복..4분기, 성수기 진입 '기대'
2013-10-25 16:13:37 2013-10-25 16:17:03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올 3분기 사상 최초로 분기별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하며 연간 영업이익 30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게 됐다. 지난해 '30조 벽' 직전에서 좌절했던 삼성전자가 올해 드디어 일을 내게 됐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매출액 59조800억원, 영업이익 10조16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매출액 모두 사상 최대치를 또 한 번 갈아치웠다. 같은 기간 현대차를 비롯해 대다수 기업들이 실적 부진에 빠진 것과는 대조된다. 가히 삼성전자 나홀로 독주다.
 
이로써 삼성전자가 3분기까지 거둬들인 총 수익은 28조4700억원에 이른다. 증권업계에서는 오는 4분기 실적이 더해질 경우 연간 기준 영업이익이 30조원대 중반 이상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통적 효자였던 반도체 부문이 과거 위상을 되찾으면서 모바일 사업에 대한 편중성이 사실상 해소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상반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IM) 비중이 전체 영업이익의 70% 수준을 차지해 왔으나 3분기엔 65%로 하락했다.
 
특히 지난 1분기 전체 영업이익에서 IM부문이 차지했던 비중이 무려 74.15%에 이르면서 스마트폰 사업 의존도가 '위험' 수위에 달했다는 우려가 컸지만 반도체 부문이 2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황금 포트폴리오’를 회복하는 모양새다. 스마트폰이 이끌고 반도체가 뒷받침한 3분기였다.
 
◇IM·반도체 '쌍끌이'로 스마트폰 사업 의존도 해소
 
삼성전자가 3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갤럭시 시리즈를 앞세운 무선사업부의 지속적인 선전과 전통적 캐시카우인 반도체 부문의 선전 때문이다.
 
반도체 부문은 매출 9조7400억원에 영업이익 2조600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됐다. D램의 경우 20나노급 공정 전환과 D램 판매 확대가 주효했고, 낸드 또한 10나노급 공정 전환과 고부가·차별화 제품 판매가 원활하게 이뤄졌다.
 
무선사업 부문은 매출 36조5700억원과 영업이익 6조7000억원을 기록, 전 분기 대비 각각 3%, 7% 증가했다. 김현준 무선사업부 상무는 "갤럭시 시리즈의 판매 호조와 마케팅 비용의 효율적 집행 등이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뉴스토마토)
 
무엇보다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 18%를 돌파하며 스마트폰 사업의 성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 3분기 전 분기 대비 15% 가량 스마트폰 판매가 신장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디스플레이 패널(Display Panel) 부문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8조900억원과 9800억원을 기록, 전분기 대비 각각 1%, 12% 감소했다. 스마트폰 제품 중심으로 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의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의 판가 하락과 OLED 생산능력(CAPA) 증설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영향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TV 등 가전으로 편성된 소비자가전(CE) 부문도 글로벌 경기 침체로 매출 12조500억원에 영업이익 3500억원을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각각 6%, 18% 감소한 수치다.
 
TV의 경우 UHD(초고선명) TV 확산, 50인치 이상 대형 TV 판매 확대, 보급형 전략 제품 라인업 강화 등으로 다소 실적이 개선됐지만, 생활가전은 에어컨 판매 감소와 신흥시장 환율 절하로 인해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 가전이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간판임을 감안할 때 가히 유쾌한 일만은 아니다.
 
◇4분기 반도체 '맑음', 스마트폰 '흐림'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4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0조4681억원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4일 삼성전자가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을 당시 10조2604억원에 비해 2% 가량 늘었다.
 
다만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다소 수익성이 약화될 가능성도 제시됐다. 실제 김현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4분기에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한자리수 초반대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며 다수 보수적인 전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를 보이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보급형 스마트폰의 수요가 여전하다고는 하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프리미엄급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분석. 시장 1위로써 성장세를 담보해야 할 고민이 커졌다.
 
반도체 부문의 강세는 4분기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SK하이닉스 중국 우시공장 화재 이후 시황이 공급업체에게 더욱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은 커다란 호재다. 지리한 치킨게임을 끝내고 공급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된 터라 삼성전자의 영향력은 더욱 강화됐다는 평가다.
 
변한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화재 이후 D램가격이 급등했으나 3분기 전체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며 "4분기에는 D램 가격 상승분이 실적에 많이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에서는 4분기 반도체 사업부 영업이익을 2조원대 중후반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3분기에 기대 이하의 실적을 기록한 소비자가전 부문과 디스플레이 부문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확대와 생산 효율 개선 등으로 극복해 나갈 방침이다.
 
성일경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상무는 "4분기 TV시장의 수요가 3분기 대비 성장할 것"이라며 "UHD(울트라HD·초고선명) TV와 대형 TV 판매 확대를 놓고 글로벌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상승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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