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1998년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 이후 최악의 경제난을 겪는 가운데 그 영향이 문화, 스포츠 등 사회 전반에 걸쳐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고 7일 현지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
우선 오는 5월 모스크바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6회 국제 예술전람회가 취소됐다.
전람회에는 전 세계 60여 개 유명 화랑과 18개 보석 회사가 참가할 예정이었지만 금융위기로 행사를 취소하게 된 것.
행사 관계자는 리아 노보스티 통신에 "고객들을 통해 위기가 찾아왔음을 느끼고 있다"라면서 "전람회를 열더라도 손님들은 이전 전람회에서 느꼈던 그런 기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최 측은 매년 이 행사를 통해 수백억 달러의 이익을 챙겼었다.
그런가 하면 600만 달러 상당의 러시아 축구 프리미엄리그의 방송 중계권을 사겠다는 방송사가 없어 러시아 축구팬들은 자칫 TV를 통한 축구 경기 시청이 어려울 듯 보인다고 일간 니자비스마야가 전했다.
또 루블화 가치하락으로 의약품 공급이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고 브레먀 노보스티가 보도했다.
러시아 시중에 판매되는 의약품의 75%는 외제인데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러시아 현지 의약품 도매업자들이 외국 생산자들에게 금융위기 이전보다 거의 3배 많은 돈을 더 내야 한다는 것.
현재 달러 대 루블화 가치는 지난해 8월과 비교해 40%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이와 함께 지난해 러시아 영화 관객 수가 2007년에 비해 45.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업자 대량 발생, 체불 임금 증가 등으로 도시 근로자 가정의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현재 실업자 수는 580만 명으로 불과 몇 달 사이 100만 명 이상의 실업자가 생겨났다.
또 영화 투자사들이 자금난에 허덕이면서 예정됐던 영화제작 중단사태도 잇따르고 있다.
금융위기로 모스크바 호텔 업계도 울상이긴 마찬가지다.
예전 같으면 5월까지 이어지는 각종 박람회 시즌을 맞아 예약 손님들이 넘쳐나면서 '즐거운 비명'을 질렀지만 올해는 그런 기대를 하기 어렵다는 것.
비싸기로 유명한 모스크바 시내 일부 호텔 숙박료가 내린 것도 좀처럼 보기 어려운 일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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