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으로 돌아간 '응답하라 1994'..더욱 살아난 웃음과 공감대
입력 : 2013-10-20 16:05:22 수정 : 2013-10-20 16:08:35
◇이일화-성동일-고아라-정우 (사진제공=tvN)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지난해 화제를 몰고온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7'에서 3년 전으로 돌아간 '응답하라 1994'가 지난 18일과 19일의 방송분을 통해 베일을 벗었다.
 
농구대잔치와 타자 연습게임, 마지막승부, 플로피 디스크 등 카메라는 당시를 상징하는 소품들을 비추며 과거의 그 감성을 떠올리게 인도했다. 그렇게 '응답하라 1994'는 다시 한 번 추억여행을 시작했다.
 
전작인 '응답하라 1997'은 경상도 청춘의 이야기를 본토에서 다뤘다. 반면 이번 '응답하라 1994'는 마산에서 올라온 '신촌 하숙'이라는 이름의 하숙집을 운영하는 성나정(고아라 분) 가족과 그 안에 모여들게 된 전국 각지의 출신 청춘들의 서울 이야기를 그린다.
 
감성은 전작과 비슷하게 흘러가지만, 이야기와 인물에서는 큰 차이가 보인다.
 
◇왈가닥부터 촌놈까지 톡톡튀는 캐릭터
 
양일간 방송분에서는 연세대학교 재학중인 농구스타 이상민을 열렬히 쫓아다니는 나정과 한 지붕에 살면서 앙숙 관계를 형상하는 오빠 쓰레기(정우 분), '응답하라1997'에서 다시 한 번 부부로 만난 나정의 부모인 성동일(성동일 분)과 이일화(이일화 분)이 소개됐다.
 
또 삼천포에서 올라와 서울역부터 신촌의 한 하숙집까지 찾아오는데 10시간이 걸린 삼천포(김성균 분), 아버지가 순천에서 크게 버스회사를 운영하는 해태(손호준 분), 서태지의 빠순이이면서 히키코모리인 조윤진(도희 분)도 그려졌다.
 
'응답하라 1997'에서 HOT 토니안의 빠순이였던 정은지의 역할을 이어받은 고아라는 기존 가지고 있던 청순한 이미지를 그대로 날려버리고, 호들갑에 소리를 꽥꽥 지르는 왈가닥 캐릭터 나정을 소화했다. 사투리 연기에서 다소 아쉬움이 느껴지지만 고아라의 코믹 연기 첫 도전은 성공적이라는 평이다.
 
더불어 나정의 친오빠처럼 옥신각신 하는 동네 오빠인 의대생 쓰레기를 맡은 정우는 속사포처럼 쏟아대는 대사를 조금의 흐트러짐 없이 완벽히 소화했다. 더불어 다소 엉뚱하고 모자라 보이는 모습은 '응답하라 1994'의 주요 웃음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신감은 넘치지만 뼛 속까지 촌놈인 삼천포 역의 김성균은 영화에서 보여준 사악한 면을 완전히 없애고, 순박하고 촌스러운 모습으로 시청자들 앞에 나섰다. 특히 삼천포가 보여준 웃기면서도 슬픈 서울 상경기는 '응답하라 1994'의 숨겨진 히든카드였다.
 
이외에도 순천출신으로 학업보다는 노는 것에 더 흥분하는 해태의 손준호와 서태지바라기로 등장하는 조윤진 역의 도희는 분량은 적었지만 존재감이 뚜렷해 앞으로 다른 캐릭터들과 어떤 조화를 이룰지 기대를 갖게 했다.
 
◇정우-유연석-바로-김성균-손준호-도희-고아라 (사진제공=tvN)
 
◇디테일하고 디테일했던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94'가 가장 인기를 모으는 측면은 세밀한 시대 재현이다. 지금은 보기 힘든 지하철의 마그네틱 승차권이나 프레시가 터지는 직사각형 사진기, 일명 떡볶이 코트, 방에 즐비한 만화책과 팩 게임기, 앞서도 언급한 타자 게임 '베네치아' 등 나열하기도 벅찬 수준이다.
 
편의점 장면은 특히 압권이다. 김건모 포스터와 컵라면 포장, 지금은 사장된 '마하 세븐' 음료수 캔을 비롯해 뒷 배경으로 나온 그 시대의 진열대까지, 제작진의 정성이 느껴지는 신이었다.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드라마를 보는 가장 큰 이유이지만 이 작품은 제작진이 마련한 추억을 찾아보는 재미도 풍성하다. 그래서 그 시대를 살았던 시청자들에게는 단순한 드라마가 아닌 하나의 추억으로 다가온다.
 
2회 말미 쓰레기, 해태, 삼천포, 빙그레(바로 분), 칠봉이(유연석 분)이 함께 있는 장면에서 "이중에 내 남편이 있다"는 성나정의 나레이션이 나온 것을 미뤄봤을 때 '응답하라 1994'는 '나정의 신랑찾기'로 그 줄거리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응답하라 1994'를 연출한 신원호 PD는 "1990년대를 살았던 이들이게 이 드라마가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일간의 방송분은 그의 바람이 그대로 느껴지는 120여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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