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중소기업,미수금 눈덩이
2009-02-02 05:50:43 2009-02-02 05:50:43
경기침체 여파로 미수채권 회수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그나마 근근이 버티고 있는 중견, 중소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건자재, 디지털도어록 등 건설 연관산업의 경우 건설사들로부터 받아 놓은 어음마저 휴지조각이 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기업들의 잇따른 워크아웃으로 협력업체들의 미수금이 증가하고 자금난에 봉착한 관련기업들이 어음할인과 대출을 위해 사채시장을 찾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눈덩이 미수금에 위기감 고조

1일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도어록 A사의 경우 미수채권 규모가 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매출의 4분의 1 규모로 창사 이래 최대치다. A사뿐 아니라 다른 경쟁업체들도 미수금 회수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대리점 매출자금을 회수하는 기간은 통상적으로 1∼3개월로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미수금이 부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건설사 등 기업간거래(B2B) 거래비중이 전체 매출의 20∼40%에 달해 미분양 증가와 건설사 부도는 곧 미수금 증가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건설사 특판 비중이 높은 건자재 업체들도 부실채권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합판마루 생산기업 B사는 건설사 구조조정으로 워크아웃 대상에 포함된 건설사와 거래하면서 납품대금을 떼일 위기에 처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미수금만 10억원에 이르고 지난해 말 어음결제를 받은 금액 3억원도 고스란히 손실로 반영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인테리어 전문기업 희훈디앤지가 지난해 12월 30일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이 회사에 공급하던 건축자재 기업들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희훈디앤지와 거래하는 기업의 관계자는 “5위권인 대형 인테리어 기업이 부도가 나면서 어느 기업이 또 쓰러질지 몰라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기 어려운 것이 더 문제”라고 말했다.

도자기 업체인 C사는 지난해부터 미수금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난해 3·4분기까지 미수채권 금액은 2007년 대비 3배에 가까운 규모다. C사 관계자는 “대리점을 통한 판매로 미수금은 올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40년 이상 유지한 관계 때문에 심하게 독촉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채시장에서도 어음은 찬밥

중소기업들은 이 같은 미수채권 증가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수채권 조기 회수에 나서려고 해도 거래업체들이 대부분 협상력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다 부도가 나기 전까지 루머만 갖고 공급을 중단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음할인과 자금융통을 위해 사채시장을 찾는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B사 관계자는 “일부 결제받은 어음이 언제 휴지조각이 될지 모르겠다”며 “어음할인을 받으려고 사채시장을 기웃거려도 받아주질 않아 당장 직원들 월급을 걱정할 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기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이 어음을 들고 은행에 가면 할인은커녕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면서 “명동 사채시장에 가더라도 할인율이 보통 30%를 웃돌지만 대부분 퇴짜놓기 일쑤”라고 전했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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