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싸이더스HQ)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에 대해 조곤조곤 나지막하게 말했다. 1시간여동안 적지 않은 양을 얘기했지만, 진심이 아니라고 느껴진 순간은 단 한순간도 없었다. MBC '진짜사나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장혁은 그렇게 진심이 묻어나는 배우였다.
진심을 가지고 사람을 상대하는 장혁이 영화 '감기'에서 맡은 인물은 소방 구조대원 강지구다. 지구는 남다른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으면서, 절대 요령을 부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이 해야할 역할을 소화하는 인물이다. 누군가가 보면 '오지랖'이 넓은 캐릭터일 수 있지만, 장혁이 연기해서인지 그 진정성이 캐릭터에서 묻어났다.
◇"영화 속 지구, 슈퍼 히어로 보다는 진짜 사나이"
"감독님이 저보고 지구를 장혁으로 연기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지구라는 인물에 맞추지말고 장혁을 보여주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캐릭터에 대한 고민도 정말 많이 했고, 대사도 바뀌었고 설정도 많이 변화했어요."
영화 속 지구는 인해(수애 분)의 어린 딸이자 유일하게 변종 바이러스에 백신을 가지고 있는 미르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어떻게든 위기를 모면하고 미르를 구해낸다. 하지만 슈퍼맨 같은 슈퍼히어로라기 보다는 '진짜사나이' 같은 느낌이다.
"현실적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진짜사나이'를 하면서 느낀게 많아요. 같이 힘든데 누군가는 굉장히 힘들고, 누군가는 덜 힘들고, 누군가는 포기할 정도로 힘들어하죠. 그때 좀 덜 힘든 사람이 굉장히 힘든 사람을 도와줄 수 있지 않냐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느낌을 안기려고 연기했죠."
"이 작품 하면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지구가 관객을 설득시켜야 하는 과정이 많았어요. 어떤 상황에서는 그 표현이 잘 이뤄지고 다른 상황에서는 어색했어요. 시퀀스가 끝날 때 감독님이 절 불러서 '너 장혁 같다'고 하면 연기가 잘 된거고, '너 지구 같아'라고 하면 연기가 잘 안 된 거였어요. '지구 같다'는 말에 벽을 몇 번 느꼈어요."
"지구는 시퀀스마다 성장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했을 때마다 감독님에게 '지구 같다'는 말을 들었죠. 연기 공부 열심히 하게 된 작품이 됐어요."
◇"영화 찍던 중에 팔이 부러졌다"
지난해 8월 폭염으로 내리쬐던 시기가 영화 '감기'를 찍던 때였다. 구조대원 복을 입고 방독면을 쓰고 아스팔트 위에서 뒹굴었다. 배우도 스태프도 보조출연도 누구나 힘들었다. 사투나 다름없었던 현장었다고 한다.
그런 중에 장혁은 팔이 부러진 상태였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6~7월쯤 한 공익광고 촬영 중 낙마하면서 벌어진 사고였다. 그 순간에 장혁에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감기 어떡하지?'였다고 한다.
"낙마를 하는데 그대로 떨어졌다면 아마 날카로운 것들이 박혀있는 펜스에 찔려 죽었을지도 몰라요. 펜스를 잡고 돌면서 근육이 뼈를 부러뜨린 거예요. 아마 꾸준히 운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었다면 그 상황에 살기 힘들었을거예요. 엄청난 판단력과 근력이 아니었다면..(웃음)"
"사고나는 장면은 1초도 안됐는데 정말 많은 생각이 스친 것 같았어요. 그런 순간에 '감기 큰일났다'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동료 배우들이나 감독님께도 정말 죄송했어요."
"다행스럽게도 예쁘게 부러졌어요. 그래서 다시 촬영에 임할 수 있었죠. 핸드폰을 들고 뛰는 장면을 보면 좀 어색할 수도 있어요. 팔을 정말 조금밖에 들지 못했거든요."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수애가 떠난 현장은 재난현장이었다"
이번 작품에서 장혁과 호흡을 같이 한 배우는 수애다. 각종 현장에서 스태프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배우로 알려진 수애로 주제가 넘어가자 장혁은 진지했던 표정이 풀리면서 금새 화색이 돌았다.
"진짜 다음에 로맨틱 코미디에서 만나고 싶어요.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배우간의 호흡이 제일 잘 맞아야 되거든요. 속된말로 죽이 잘 맞아야 되는데 수애나 저나 비슷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작품을 통해 연기 연습을 같이 하고 지켜보면서, 내가 수애라는 배우를 이미지로 바라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차분하면서 이지적이지만 차가운 느낌이랄까. 전혀 다른 사람이었어요."
"친근하고 잘 놀고 분위기 잘 맞추고. 모든 사람들이 수애를 편애했어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본인이 정말 사람들한테 잘하니까. 저희가 뭐 어떤 관계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는 사이는 아니잖아요. 그저 배우로서 정말 좋은 느낌이었어요. 수애가 온 현장은 천국이었고, 수애가 떠난 상황은 그야말로 재난현장이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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