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정유업계의 올 2분기 기상도는 '흐림'으로 요약된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S-Oil은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지난해 2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해가 정유업계 최악의 업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회복 속도는 더디다는 평가다. 계절적 비수기에 국제유가 하락의 직격탄마저 더해지며 실적 부진을 이어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올 2분기는 영업이익 부문에서 업계 2위인 GS칼텍스가 3위인 S-Oil에 추월을 당하며 자존심을 톡톡히 구겨야 했다. 지난 3월 중순부터 상업가동을 시작한 제4고도화 시설(중질유 분해시설)이 두달 가량 가동에 차질을 빚으면서 손실이 발생,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3955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영업이익 3603억원)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놨다. 정유 4사 가운데 맏형답게 유일하게 선전했다.
직전 분기였던 올 1분기와 비교해서는 43.2% 감소하며 수익성이 다소 악화됐지만, 정유업계 가운데 유일하게 정유, 석유화학, 윤활유 사업 부문에서 흑자를 내며 나름 선방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불과한 석유개발사업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41.3%를 차지하며 구원투수로 깜짝등판, 실적 부진을 상쇄하는데 역할을 했다.
GS칼텍스와 S-Oil 역시 영업이익이 각각 938억원, 996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당초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영업이익을 내며 시장의 실망감만 더했다는 평가다.
특히 GS칼텍스는 20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던 시장 기대치의 반토막 수준을 기록하며 S-Oil에 추월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전문가들은 GS칼텍스가 정유부문에서 영업손실을 키우며 S-Oil에 역전 당한 것으로 분석했다.
GS칼텍스는 올 2분기 정유부문에서 130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반면 S-Oil은 절반 수준인 59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지난 3월 중순 가동을 시작한 제4고도화 시설이 두달 가량 70%대의 낮은 가동률로 정유부문 실적의 복병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제4고도화 시설에 투입한 유가가 높았던 점도 악재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고도화시설의 경우 한 달 전 구매한 원유를 투입하는데, 4월보다 3월 유가가 더 높아 원료비 부담이 컸다는 것.
김승우 삼성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도화 설비는 정제마진에서 이익 민감성이 큰데, 4월에 투입한 원료 비용이 다른 달에 비해 높았다"면서 "여기에 제4고도화 시설 가동 초기 안정화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비용이 발생한 점도 영업손실을 키운 주된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두 회사의 명암은 고도화시설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에서 희비가 엇갈렸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대신 정유업계가 올 3분기 들어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계절적 성수기 효과와 함께 하반기 유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이 근거로 작용했다. 다만 정유업계 업황이 여전히 침체기여서 예전만큼 높은 영업이익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2분기보다 올라가면서 정제마진이 전 분기 평균보다 높은 상황"이라면서 "유가 상승에 따라 석유화학 부문에선 파라자일렌(PX) 생산에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어 올 3분기 실적은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승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정제마진이 2분기보다 개선되고 있는 추세"라면서 "유가가 105달러대 이상을 유지하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 DB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