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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위원장 교체기, 은행권 구조조정 적기(?)
연말 국민·우리·외환銀노조 집행부 줄줄이 교체
2013-08-01 15:14:28 2013-08-01 15:17:34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은행권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국금융노동조합(금융노조)와 주요은행 노조 집행부의 교체기가 도래하면서 구조조정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의 적자 점포폐쇄와 과잉 인력 정리가 하반기 핫 이슈로 떠올랐다.
 
최근 실적악화를 이유로 은행 임원들이 줄줄이 급여를 줄이는 것은 물론 일반 직원들의 연봉체계도 조정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점포수 축소의 경우 인력 구조조정과 직결돼 있어 노조 입장에서는 굉장히 민감한 이슈다.
 
상대적으로 수익이 적게 나는 점포의 직원들을 영업인력이 더 필요한 센터점으로 통합하는 방식이더라도 어느 정도의 인력 감축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노조는 지도부 교체기를 앞두고 소극적이다. 오히려 사측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선거준비 등으로 노조의 단결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진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은행, 우리은행, 외환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들의 노조위원장들의 임기는 연말에 모두 끝난다. 오는 11월쯤에는 노조위원장, 수석위원장, 사무처장 등 새 집행부가 조합원 투표로 선출된다.
 
두 번째 연임 중인 외환은행 노조를 제외하고 은행권에서 연임한 사례가 드물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노조 집행부가 꾸려지면 업무 파악부터 조합원을 추스리는데 상당기간 힘을 쏟게 된다.
 
노조 교체기의 구조조정 전례가 없지 않다. 지난 2010년 어윤대 전 KB금융(105560)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직원 3200명을 명예퇴직시키는 등 구조조정에 나선 바 있다.
 
새로 선임된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은 임기 초기에 대손충당금을 쌓거나 인력 구조조정을 하는 방식으로 전임자 시절에 축적된 문제점을 털어내려는 것은 자주 나타나는 성향이다.
 
신임 경영진들은 대외적으로는 "원칙적으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역으로 해석하면 희망퇴직 등을 통한 자연적인 구조조정 유인책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노조의 반발에 강경 대응하는 이건호 행장 등 신임 경영진이나 당국발 감축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며 "전례를 볼 때 은행권 노조의 단결력이 약해지는 연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노조는 당장 시급한 임금 및 단체협상에 매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달 중순에 임단협 산별교섭이 있다"며 "집행부 교체와 상관없이 사용자측 입장이 나오면 그에 맞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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