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나는그린에너지)⑤원전중심 '에너지믹스', 변화 시급하다!
"'역주행'은 그만!"..전력요금 현실화 통한 선순환구조 마련해야
2013-07-31 11:14:50 2013-07-31 11:18:03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에너지 믹스의 근본적인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원자력 사고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 흐름에 대비되는 역주행을 멈추고, 에너지원의 다각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원전이 전력 공급의 32%나 차지하는 현실에서 전력수급은 원전 정책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원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수록 사고 위험과 핵폐기물 처리 비용이 덩달아 늘어난다는 점이다.
 
더욱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탈원전을 외치며 미래 에너지원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이 같은 역주행은 국가산업 지도 또한 뒤처지게 한다는 지적이 많다. 정책이 원전 지상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민간 부문의 경쟁력도 힘을 잃었다.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계기로 미국과 유럽에 이어 일본까지 원전이 결코 손쉽고 값싼 에너지원이 아니라는 것을 재확인하고,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과는 확실히 대비된다.
 
◇한국, 2030년까지 원전 비중 59% 목표..탈원전 추세에 '역주행'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원전 의존도를 낮추기는커녕 확대 기조를 계속해서 끌고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명박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전체 발전량에서 원자력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59% 늘리겠다고 제시한 계획이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기조로 자리했다.
 
이를 달성하려면 현재 건설 중인 7기의 원전 외에 10여기 이상을 추가적으로 건설해야 한다. 원전의 절대 규모와 비중이 모두 늘어난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다른 에너지원의 비중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 지원은커녕 눈총마저 받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신재생에너지로서는 결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이명박 정부는 원전 확대 정책을 내검과 동시에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11%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상식적으로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혀를 찼다. 상반된 정책 목표가 제시되면서 정부에 대한 신뢰는 추락했다.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되기 위해선 보급수치가 절대적으로 증가해야 하는 것은 물론 에너지원 구성 자체의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보자는 얘기다.
 
이상훈 세종대 기후변화센터 연구실장은 "신재생에너지 보급 비중이 10년째 내리 2%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정부가 원전에 의존한 전력수급 정책을 포기하지 않은 탓"이라면서 "수급 정책의 변화와 함께 에너지 믹스에 대대적인 손질을 가하지 않으면 신재생에너지를 아무리 늘려도 공급 비중은 티가 안 난다"고 지적했다.
 
원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전략으로 전환해야 진정한 의미의 녹색성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전력요금 현실화 통한 선순환 고리 만들어야
 
전력요금 체계 개편의 필요성도 지적 대상이다. 현재 산업용으로 사용되는 경유와 등유, 중유 등은 기본관세와 할당관세를 부담하는 동시에 교육세, 수입부과금, 품질검사수수료 등 각종 세금이 부과된다.
 
반면 전기는 전력산업기반기금 3.7%를 부과하는 것 외에 과세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때문에 다른 에너지보다 요금이 저렴할 수밖에 없다.
 
이렇다보니 가정과 산업현장에서 공통으로 유류보다 전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수밖에 없게 되고, 이는 다시 전력 수요의 급증을 불러와 급기야 원전과 화석연료 발전소의 수요를 일으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전력 수급의 왜곡된 틀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사실상 면세 혜택을 누리고 있는 전기에 세금을 부과해 전력 소비를 억제하고, 여기서 발생한 재원으로 신재생에너지를 늘리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원전 쏠림 문제도 자연스럽게 완화될 수 있다는 게 이들 주장의 골자다.
 
박근혜 정부는 올 하반기 국가에너지 정책의 근간이 되는 '제2차 국가에너지 기본계획'과 '제4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의 발표를 앞두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업계 안팎에서는 기존 정책이 현장에서 이미 계승에 들어갔다며 벌써부터 기대를 접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으로는 정부가 에너지 정책에 대해 주도적으로 나서 구체적인 목표나 방향을 제시하기 보다 뒷짐만 진 채 이해 당사자들의 합의만 기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눈치만 보는 사이 정책조정 능력은 실종됐다. 당장의 전력대란을 막기 급급해 효율성만 따지다 보니 중장기적 밑그림은 사라졌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우려가 기우이길 바란다. (끝)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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